프랑스 ‘샤를리 엡도’ 테러
프랑스 ‘샤를리 엡도’ 테러
  • 미래한국
  • 승인 2015.01.22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이슈] 반이슬람 시위에 나선 성난 시민들

지난 1월 7일 오전 11시30분 무렵(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11구역에 있는 한 잡지사에 검은 전투복에 검은 복면을 한 괴한들이 들이닥쳤다.

잡지사로 뛰어든 괴한들은 AK자동소총과 펌프식 산탄총, RPG 로켓 등으로 중무장하고 있었다. 이들은 미리 살해할 대상을 고른 듯 사람들의 이름을 불렀다. 기자와 만평가, 편집장 등이었다. 괴한들은 ‘처형’식으로 사람들을 죽였다. 그들은 사람을 죽이면서 자신들을 ‘알 카에다 예멘 지부’ 소속이라고 했다.

곧바로 경찰과 국가헌병대 소속 대테러 부대가 출동했지만 괴한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잡지사 직원 10명을 포함 모두 12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프랑스 파리의 만평전문지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의 전말이다. 이들은 ‘샤를리 엡도’가 이슬람 교조(敎祖) 마호메드를 풍자했다는 이유로 테러를 가했다. 하지만 테러는 계속 이어졌다.

 

10대인 하미드 무라드는 TV방송을 통해 자신의 얼굴이 지명수배된 것을 안 뒤 7일 오후 11시경 자수했다. 다른 테러범 사이드 쿠아치와 셰리프 쿠아치는 파리 북부 지역을 드나들며 다른 범죄를 저지를 준비를 한다.

쿠아치 형제는 8일 계속 도주하다 9일 오전, 파리 근교 담마르탱 인쇄공장을 습격해 인질극을 벌이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각 이들의 공범인 다른 테러범은 파리 동쪽 포르트 드 뱅센에 있는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였다.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인 아메디 쿨리발리는 8일 파리 남부 몽루즈에서 길 가던 경찰과 행인을 향해 자동소총을 난사, 여경찰을 죽였다.

경찰 대테러 부대는 9일 오후 5시 무렵 담마르탱 인쇄공장을 급습, 쿠아치 형제를 사살하고 인질 1명을 구출했다. 국가헌병대 대테러 부대는 같은 시각 유대인 식료품점을 급습해 테러범 1명을 사살했다. 이 과정에서 인질 4명이 숨지고 경찰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들 테러범은 모두 프랑스에서 태어난 이민자 2세들이다. 종교는 모두 이슬람으로, 그 가운데서도 수니파다. 그들은 “세상은 무슬림이 샤리아로 지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살라피스트들이다.


2011년에도 ‘샤를리 엡도’ 방화 테러

이들이 “이슬람을 신성모독했다”며 ‘샤를리 엡도’ 기자와 편집장, 만평가 등을 살해했지만 사실 ‘샤를리 엡도’의 풍자만평은 대상을 가리지 않았다. 예수, 부처 등 종교 교조는 물론 교황, 각국 정상들, 김정은까지도 만평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가운데 유독 ‘신성모독’을 내세워 테러를 저지르겠다고 협박한 것이 무슬림들이다.

‘샤를리 엡도’가 처음으로 마호메드와 이슬람에 대해 풍자를 시작한 것은 2006년 초부터다. 이때 ‘무함마드는 근본주의 세력에 압도당했다’는 제목으로 “미친 X들에게 사랑받는 건 힘들어”라며 눈물을 흘리는 만평을 게재했다. ‘샤를리 엡도’가 이 만평을 그린 것은 2005년 9월 덴마크 일간지 ‘윌란스 포스텐’에 실렸던 12컷 짜리 만평 때문으로 보인다.

2005년 9월 덴마크 일간지 ‘윌란스 포스텐’이 ‘마호메드’가 폭탄을 터번 대신 머리에 두르고 있고, 자살폭탄 테러범에게 “천국에 니들을 위한 여자가 없다”고 말하는 모습 등이 실려 있다.

이를 본 전 세계 무슬림들이 덴마크 정부와 ‘윌란스 포스텐’을 협박하자 프랑스의 ‘프랑스 수아르’, 독일 ‘디 벨트’, 이탈리아 ‘라 스탐파’ 등 유럽 7개 언론사가 협박에 반발하며 이 만평을 실었다. ‘샤를리 엡도’는 이듬해 ‘윌란스 포스텐’의 만평과 함께 다른 ‘마호메드 풍자 만평’을 실었다.

▲ 지난 1월 7일 발생한 파리의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 현장이다

이에 무슬림들이 협박을 가하기 시작하자 ‘샤를리 엡도’는 “이슬람 세력이 ‘종교적 전체주의’로 나치즘이나 파시즘처럼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12명의 만평가 선언문을 실은 뒤 오히려 더 많은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싣기 시작했다.

‘샤를리 엡도’는 2011년 11월에는 ‘재스민 혁명’ 뒤 북아프리카 곳곳에서 내전을 벌인 무슬림들을 비판하기 위해 ‘샤리아 엡도’라는 특별판을 발행하기도 했다. 이를 본 무슬림들은 ‘샤를리 엡도’ 사무실로 쳐들어가 사무실에 불을 지르고 홈페이지를 해킹했다.

‘샤를리 엡도’는 이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들이 당한 협박과 테러를 소재로 2012년 9월 이후에는 ‘건드릴 수 없는’과 ‘이슬람 세계를 흥분하게 만든 영화’라는 제목으로 또 다시 ‘마호메드’를 풍자하는 만평을 게재했다.

‘샤를리 엡도’의 만평이 나가자 무슬림 국가에 있는 프랑스 외교 공관은 비상경계에 들어갔으며 해외에 있는 20여 개의 프랑스 학교들은 휴교령을 내렸다.


이미 예견된 테러

‘샤를리 엡도’에 대한 테러는 사실 10년 전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2000년을 넘긴 뒤부터 서유럽에서는 이민자와 불법체류자가 대부분인 무슬림이 정치적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프랑스, 독일 좌파들이 내세우는 ‘똘레랑스(관용)’ 정책을 내세워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정식 법률로 채택하고, 이에 따라 형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샤리아’를 법률로 할 경우 다른 모든 종교는 ‘불법’이 되기에 당국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에 ‘샤를리 엡도’가 처음으로 마호메드와 이슬람에 대해 풍자를 시작한 것은 2006년 초부터다. 이때 ‘무함마드는 근본주의 세력에 압도당했다’는 제목으로 “미친 X들에게 사랑받는 건 힘들어”라며 눈물을 흘리는 만평을 게재했다.

이런 ‘자칭 을’ 무슬림 세력들이 기존 사회 구성원을 핍박하고 전횡을 저지르자 예술인들이 반발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테러’와 ‘협박’, 그리고 ‘살인’이었다.

2004년 네덜란드에서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손자인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가 살해당했다. ‘피트나(Fitna, 투쟁)’라는 영화가 “무함마드와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에서다.

▲ 샤를리 엡도 테러에 대해 전세계에서 테러 규탄과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이 영화의 원작을 쓴 소말리아 출신 네덜란드 국회의원 아얀 히르시 알리, 영화 제작자 게르트 빌더스 등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무슬림들의 테러와 암살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듬해인 2005년 11월 프랑스 전역에서 일어난 ‘이슬람 폭동’은 서유럽 무슬림들의 ‘속내’를 그대로 보여줬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이슬람 폭동’이 유럽 전역으로 번진 뒤 현장에서 나온 요구는 “자유민주주의와 공화제 폐지, 인권, 자유, 평등 사상을 폐기하고 이슬람 율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프랑스,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은 조심스럽게 ‘똘레랑스를 기반으로 한 다문화 정책’을 폐기하려 했지만, 여전히 서유럽에서 ‘문화권력’을 쥐고 있는 좌파 지식인과 언론 탓에 어쩌지를 못하고 있다.


‘이슬람 반대’에 시민들이 나서

‘샤를리 엡도’ 테러와 파리 인근에서 일어난 인질극 소식이 알려지자 EU 전역에서는 무슬림에 대한 반발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독일이다.

독일에서는 최근 ‘페기다(PEGIDA)’라는 단체가 ‘반(反) 무슬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럽 복지국가의 단물만 빼먹으면서 현지 사회의 법률과 도덕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다른 사회 구성원들을 차별하고 협박하는 무슬림들이 주인 행세를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샤를리 엡도’ 테러가 일어나기 이틀 전 올해 들어 첫 ‘페기다’ 모임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있었다. 여기에는 무려 1만8000여 명의 일반 시민이 참여했다. 이튿날 ‘페기다’ 시위에 반대하는 ‘똘레랑스 지지 시위’에 2만여 명 이상이 운집했으나 7일 프랑스 파리에서 테러가 일어나자 ‘페기다’를 지지하는 여론이 급격히 증가했다.

최근 독일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샤를리 엡도’ 테러 이후 ‘페기다’의 무슬림 추방 및 이민법 강화를 지지하는 독일 국민의 비율이 12.5%까지 높아졌다고 한다.

이 같은 여론은 특히 복지정책이 잘 돼 있는 북유럽과 서유럽 중소국가들에서 더 심해지고 있다. ‘복지사회의 무임 승차자에게는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중시해서다.

최근 한국에서도 ‘불법체류자 자녀 무상복지’와 관련된 법률이 통과되는 등 ‘서유럽식 다문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 좌파 진영이 불법체류자, 그 가운데서도 무슬림과 중국인에 대해 적잖은 복지 혜택을 주겠다고 나서고 있다.

반면 한국인들에 대한 복지의 범위와 혜택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남성과 노년층에 대한 복지정책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 같은 한국 상황에 대해 ‘샤를리 엡도’ 테러와 독일의 ‘페기다’ 운동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전경웅 객원기자 enoch2051@hanmail.net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