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사람의 마음을 치유한다
사진으로 사람의 마음을 치유한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5.02.06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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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작가

모든 영역이 급변하는 시대다. 새로운 사회적 가치 유입과 문화 변동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직업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은퇴 시기는 빨라지고,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에 따라 빨라지는 정년퇴직, 높은 실업률과 취업난은 국가적인 과제가 됐다. 반면 직업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직업군 형성과 업무 형태 변화의 움직임도 벌어지고 있다.

화이트컬러의 전문성과 블루컬러의 노동력을 결합한 새로운 직업군 브라운컬러,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노마드워커(nomad-worker) 등이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태동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2~3년 사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 바로 ‘퍼스널 브랜드’다. 퍼스널 브랜드는 개인의 직업과 업무를 바탕으로 본인만의 강점을 차별화해 개인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직업 영역이 급변하는 시대에 소속 회사와 직함이 개인을 대표하는 것을 넘어서 개인이 하나의 브랜드를 지닌 존재가치가 돼야 하는 필요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퍼스널 브랜드의 개념이 대두되기 훨씬 이전인 10여 년 전부터 개인 브랜드를 설정하고 자신의 탄탄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

   
▲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작가

그는 바로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작가다. 올해 사진 인생 25년차를 맞이한 그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고 확신한 백승휴 작가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백승휴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그의 검은 피부와 뽀글거리는 파마머리는 마치 학습만화에 등장할 법한 괴짜박사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범상치 않은 아우라를 가진 그에게 먼저 포토테라피스트의 의미를 물었다.

“포토테라피스트는 사진을 매개체로 사람의 내면에 감춰진 상처를 끄집어내고 자신감 있는 자아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아름다움이 표출된 사진은 사진의 의미를 넘어 사람을 치유하고 개인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당신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

그는 ‘사진가’의 역할을 고객이 만족스러워하는 사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진을 통해 자아를 치유할 수 있는 매개체를 제공하는 차원으로 승화시켰다. 하지만 그가 사진을 통해 사람을 치유하는 포토테라피를 시작하게 된 것은 우연한 발견에서 출발했다.

“사진 일을 시작하고 중년 여성들을 많이 찍게 되었어요. 그런데 촬영을 하고 사진을 건네준 후 몇 개월 뒤에 그 분들을 마주하게 되면 더 예뻐져 있는 겁니다. 이러한 사례들을 몇 차례 발견하게 되자 ”어 이건 뭔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것을 체험하고 인물 사진이 개인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포토테라피스트’라는 퍼스널 브랜드는 언제부터 사용하게 된 것인지 궁금했다.

“15년 전쯤에 퍼스널 브랜드의 전신인 ‘아이(I) 브랜드’에 관한 강의를 듣게 되었어요. ‘여러분 삼성의 브랜드 가치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당신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입니까?’로 시작하는 강의였는데, 듣는 순간 ‘아!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후로 개인의 브랜드를 갈고 닦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퍼스널 브랜드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달은 그는 ‘포토테라피스트’라는 자신의 개인 브랜드를 설정하고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다방면에 걸친 포토테라피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그는 최근 포토테라피의 관심 대상을 확장해 다각적인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노인문제’다.

   
 

“노인들은 나이가 들면서 자신감이 결여되고 우울한 증세를 보이는 분들이 많아요. 본인이 늙어가는 모습을 보며 위축되고, 자신을 감추고 싶어 합니다. 한 번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가르치고 작품을 모아 전시회를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1년 후에 그들의 삶을 살펴보니 삶이 바뀐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백 작가의 포토테라피 영역은 중년 여성의 자존감 회복, 노인들의 우울증 극복, 아이들의 창의력 증진, 다이어트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는 최근 포토테라피스트의 포토테라피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포토테라피는 경험을 통해 단서를 찾아내는 방법으로 진행해왔습니다. 포토테라피 대상자가 찍은 사진들의 사진 패턴, 대상자에게 포즈를 취하게 했을 때 나오는 리액션, 내면을 이끌어내는 대화 등을 통해 단서를 발견하고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죠. 이것은 오랜 경험을 통해 생성된 개인적인 직관이 크게 좌우하는데, 포토테라피스트가 되고자 하는 다른 사람들도 적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통해 사람을 치유하는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작가. 그의 포토테라피는 삭막함 속에 우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현대사회에 새로운 자아 회복 방법의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성은 기자 nomadworker@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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