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연봉 킹’은 누구?
대한민국 ‘연봉 킹’은 누구?
  • 미래한국
  • 승인 2015.05.1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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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자생한방병원 S씨 연봉 204억, ‘김&장’ 대표 김영무 변호사는 600억 원 소문

전경웅 미래한국 객원기자 enoch2051@hanmail.net

지난 4월 3일 취업 포털 사이트 ‘잡코리아’는 국내 주요 상장기업과 코스닥 기업 등 대기업 146개사(社), 중소기업 197개사, 공기업 20개사, 외국계 기업 41개사 등 404개사의 대졸 신입사원 평균연봉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400여 개 대기업의 4년제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3773만 원, 공기업은 3125만 원, 외국계 기업은 3110만 원이었다.

업종별로는 금융 분야 신입사원 연봉이 4082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동차 3988만 원, 제조업 3840만 원, 조선 및 중공업 3840만 원이었다.

반면 식음료 업계는 3570만 원, 기계 철강은 3558만 원, 제약 2968만 원이었다. 국내 대졸자의 90%가 취업하는 중소기업 신입사원의 연봉은 2490만 원이었다.


대기업 CEO 연봉 1~3위 삼성전자가 싹쓸이

그렇다면 신입사원 100명 중에 1명이 임원에 오르고, 임원 100명 중 1명이 오른다는 대기업 CEO 연봉은 얼마나 될까.

대기업 CEO 연봉은 올해부터 5억 원 이상 연봉을 받는 등기임원들의 보수총액을 공개하도록 한 제도 때문에 각 대기업들은 3월 31일 주요 임원들의 연봉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CEO 가운데 최고 연봉 수령자는 신종균 삼성전자 ‘IM(정보기술-모바일)’ 부문 사장으로, 그는 지난해 145억72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월 급여로 환산하면 12억1433만 원, 월 22일 근무하는 것으로 계산하면 하루 일당이 5519만 원이다. 

CEO 최고 연봉 2위는 삼성전자 DS(부품) 부문장인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93억9000만 원, 3위는 삼성전자 CE(소비자 가전) 부문장인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으로 54억9500만 원이었다.

4위는 유성티엔에스의 이봉관 이사로, 그가 받은 연봉은 퇴직금 47억 원을 포함, 52억4000만 원이었다. 이 이사는 서희건설이 소속되어 있는 서희그룹의 최대 주주 겸 회장이다.

서희건설은 신도 1만 명 이상의 국내 대형교회 건설을 도맡아 하다시피 하는 유명 건설회사다. 유성티엔에스는 서희그룹의 지주회사다. 이 이사는 서희건설에서도 연봉 9억 원을 받아 실제로는 국내 CEO 가운데 연봉 3위다.
 
제로투세븐이라는 회사의 조성철 사장은 2014년에 50억8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름조차 생소한 회사에서 대체 어떻게 이 정도 연봉을 받을 수 있나 의아하겠지만, 매일유업과 묶어 보면 그 비밀을 엿볼 수 있다.

제로투세븐은 수유 전문 브랜드 ‘토미티피’를 독점 수입 유통하는 매일유업의 자회사로,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동생인 김정민 씨가 회장이다.

▲ 다음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

조성철 사장은 스톡옵션(주식매수 선택권)으로 48억500만 원을 받았다. 이를 제외하면 실제 연봉은 2억7800만 원이었다.

그 다음 순서는 이석우 다음 카카오 공동대표로 42억5000만 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실제 급여 1억8000만 원, 상여금 6500만 원을 제외한 40억 원이 스톡옵션 행사 이익이었다.

그 뒷순서는 삼성그룹 전문 경영인들이 차지했다. 이상훈 삼성전자 CFO가 38억6400만 원, 박상진 삼성 SDI 전(前) 사장 34억4000만 원, 김 신 삼성물산 대표 24억4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연봉이 거의 로또 1등 당첨 수준이다. 


대기업 오너 연봉 랭킹

코스닥 기업 CEO들도 삼성전자 부럽지 않은 고액 연봉을 받은 이들이 많다. 다음 카카오의 이석우 공동대표에 이은 고액 연봉자는 이희상 엔씨소프트 부사장. 그는 스톡옵션 행사 이익을 포함, 2014년에 32억8600만 원을 받았다.

호텔과 카지노 사업으로 유명한 파라다이스 그룹의 전필립 회장은 급여 9억6000만 원과 자녀 해외유학 학자금 등 상여금 24억 원 등 총 33억65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파라다이스 그룹은 2014년 3명의 등기이사에게 44억4300만 원을 지급했다. 이밖에 다른 기업 CEO 중 지난해 고액 연봉자는 다음과 같다.

▲이순규 대한유화 회장 20억6600만 원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 20억3700만 원 ▲최양하 한샘 회장 17억6600만 원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17억4000만 원 ▲황동진 메디포스트 사장 11억1521만 원 ▲오원일 메디포스트 부사장 11억7185만 원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11억850만 원 ▲강석희 CJ E&M 대표 9억2200만 원 ▲허태수 GS홈쇼핑 대표 15억5600만 원 ▲변동식 CJ오쇼핑 대표 8억2100만 원.

▲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그렇다면 국내 대기업 오너들의 연봉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국내 기업 가운데 공식적으로 최고 연봉을 받은 사람은 현대자동차 그룹 오너인 정몽구 회장이다.

2014년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건설로부터 받은 연봉은 107억5000만 원, 현대제철에서 9년 동안 사내이사를 맡았다가 떠나면서 받은 퇴직금이 94억여 원이다. 총액은 215억7000만 원으로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두 번째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으로 2014년 178억9700만 원을 받았다. 그 다음으로 눈에 띄는 오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었다. 조양호 회장은 2014년 61억 원을 받았다.

그의 큰 딸인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은 2014년 연봉으로 14억8000만 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6억8000만 원이 대한항공 등기이사를 그만두면서 받은 퇴직금이었다고 한다.

▲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보다 돈이 더 많다고 평가받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2014년 연봉은 44억35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33% 인상됐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세, 최근 회사 주가가 300만 원을 돌파하는 ‘황제주’에 오르는 등 실적이 양호한 덕분이다. 이밖에 다른 대기업 오너들의 2014년 연봉은 다음과 같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44억2300만 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43억5000만 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40억 원 ▲구자엽 LS전선 회장 79억 원(LS전선, 가온전선의 연봉과 가온전선 퇴직금 34억8800만 원 포함) ▲구자열 LS그룹 회장 37억2800만 원 ▲구자용 E1 회장 28억5500만 원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겸 LS미래원 회장 22억500만 원 ▲구자균 LS산전 회장 19억9700만 원 ▲구자철 예스코 회장 10억 900만 원.


무시무시한 연봉 받는 전문직 CEO들

▲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한편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그룹 부사장 등은 등기이사가 아닌 탓에 연봉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삼성 전 계열사로부터 연봉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대기업 오너와 전문 경영인들의 연봉을 초라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전문직 기업 오너들이 그 주인공이다.

2013년 10월 21일 국내 언론은 국회 국정감사 당시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건강보험관리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역산하여 공개한 ‘국내 고액연봉자 20인 명단’을 보도했다.

여기서 국내 최고의 고액 연봉자는 대기업 오너나 전문경영인 출신이 아니라 자생한방병원에 근무하는 S씨였다.

그의 월 급여는 17억 원, 연봉으로 환산하면 204억 원이었다. 세간에서는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인 신준식 병원장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난무했다.

두 번째는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대목산업개발의 J씨. 그는 월 급여 14억4300만 원, 연봉으로 환산하면 173억1600만 원이었다.

당시 언론들은 대목산업개발이 건설회사인 줄 알고 대한건설협회와 전문건설협회 회원 명부를 찾았지만, 어디에도 이런 업체는 없었다. 뒤를 이은 고액 연봉자들은 다음과 같다.
 
▲한국정밀의 L씨 161억5200만 원 ▲영신공업사의 Y씨 126억 원 ▲라파 메디앙스 정형외과의 K씨 111억1200만 원 ▲신선식품의 O씨 109억2000만 원 ▲밝은성모안과의원의 K씨 107억400만 원 ▲비아이씨(주)의 K씨 101억400만 원 ▲보람장의개발의 C씨 93억9600만 원.

김현숙 의원이 언론에 공개한 최고액 연봉자 20명 가운데 전문직 종사자 또는 개인사업자가 60%(12명)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대목산업개발, 한국정밀과 같은 기업은 실체 파악조차 어려운 개인사업자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당시 ‘초고액 연봉 급여자’로 지목된 사람들 가운데 의사들은 “실제 연봉이 높은 게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현행법상 병원은 영리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때문에 사실상의 영리 활동인 진료로 벌어들인 돈을 병원법인의 매출이 아니라 개인 소득으로 신고할 수밖에 없어 생기는 착시(錯視)라는 설명이었다.

의료법인을 둘러싼 현행법의 문제점은 또 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개인병원이 수익이 생겨 연구개발에 자금을 투입하려 해도 고유 목적 외에는 투자가 제한되는 법 때문에 이를 병원장 개인 급여로 지급하는 것처럼 형식을 갖춘 다음 연구개발에 투입할 수밖에 없다. 의료 관계자들은 때문에 자생한방병원에 근무하는 S씨의 경우 병원 전체 매출이 마치 그의 ‘월 급여’처럼 국세청에 소득신고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연봉 600억 원의 주인공은? 

자생한방병원의 S씨 등 소위 잘 나가는 ‘의사’들과 비교가 안 되는 고액 연봉자가 한 명 있다.

임종인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은 국회 발언을 통해 “2005년에 김앤장 대표변호사인 김영무 변호사가 570억 원을 소득으로 신고해서 삼성의 이건희 회장을 제치고 우리나라 개인 소득 신고 1등을 했다. 2006년에는 600억 원의 소득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국내 1위 로펌인 김앤장의 설립자 김영무 변호사는 9년 전에 연봉이 600억 원이었다.

월 급여로 환산하면 50억 원이다. 김 앤 장은 2013년 80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변호사 550명, 국제 변호사 120명 등 총 직원은 2000여 명이다.

현재 서울 내자동에 있는 센터포인트 빌딩과 노스게이트 빌딩, 적선 현대빌딩, 한누리빌딩, 세양빌딩 등 5곳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김앤장은 일반적인 로펌처럼 ‘법무법인’이 아니라 파트너 변호사 개인들이 연합한 ‘합동법률사무소’ 형태로, 매출액이나 변호사 1인당 수임료 등이 베일에 싸여 있다.

전직 장차관, 전직 대법관 등을 상임고문으로 두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좌파 진영으로부터 늘 공격 목표가 되고 있다.

김앤장에는 건강보험료 부과기준으로 월 7810만 원 이상을 받는 봉급생활자가 140명이 넘는다.

물론 100여 명의 파트너 변호사가 회사가 지출하는 비용을 함께 부담하기 때문에 연봉 속에 허수가 많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들의 연봉이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현재 5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사람들은 2306개 회사 등기임원 662명이다. 연봉 5억 원 안에는 급여 외에도 상여금, 퇴직금, 위로금, 스톡옵션이 모두 포함돼 있다고 하나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미생’ 신입사원들에게는 꿈 같은 이야기다.

중소기업이라도 취업한 젊은이들은 그나마 행복한 편이다. 지난 5년 새 대졸자(大卒者) 절반 이상이 제대로 된 직장에 취직하지 못하고 있다.

취업자 통계에 포함된 젊은이들도 1~3년을 버티지 못하고 이리저리 일터를 옮기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젊은이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창업에서부터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꿈’ 대신 안정적인 삶을 위해 공무원과 공기업에 도전하고 있다.

언론들은 CEO와 신입사원 간의 연봉 격차를 지적하지만, 실제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문제는 연봉이 아니라, ‘꿈’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끊어져 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의 희망이었던 ‘꿈’을 향해 올라가는 신분 상승의 사다리는 복원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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