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도가 싫다
나는 인도가 싫다
  • 김용삼 미래한국 편집장
  • 승인 2015.05.29 09:2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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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길]

인도 총리의 방한(訪韓)으로 온 나라가 인도 이야기로 들끓었다. 12억이 넘는 인구가 가진 폭발력 차원에서 본다면 인도는 이미 주목받기 충분한 나라였다.

다만 그 시기가 문제였을 뿐이다. 인도를 필두로 한 신흥경제 4국을 일컫는 브릭스(BRICs)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이 2003년, 중국(China)과 인도(India)를 버무려 작명한 ‘친디아(CHINDIA)’란 용어가 등장한 게 2005년이다.

인도와 한국은 비슷한 시기에 건국(인도는 1947년, 한국은 1948년)되었고, 통일국가를 이루지 못하고 분열(분단)되었으며, 분열된 세력들이 무력 갈등(전쟁)을 벌였다.

1950년 1인당 국민소득 50달러로 두 나라가 비슷했다. 그런데 발전 과정에서 두 나라는 정반대 노선을 걸었다.

한국은 선(先) 경제발전-후(後) 민주화 모델, 개방과 통상을 중시하는 자유시장경제와 수출주도형 공업화 전략을 택했다.

인도는 우리와 반대로 선 민주화-후 경제발전 모델, 그리고 1990년대에 개혁 개방을 하기 전까지 사회주의적 자급자족 전략을 택했다. 

거대한 영토와 인구, 간디의 존재 등으로 인해 2차 세계대전 후 탄생한 신생국가 중에서 가장 주목받은 나라는 인도였다.

인도는 영국으로부터 전수받은 민주주의를 건실하게 유지했고, 민주주의를 위해 산업화를 희생시키기도 했다.

반면에 한국은 이승만-박정희로 이어지는 권위주의 체제 하에서 독재와 시민혁명, 군사쿠데타를 경험했다.

중화학공업을 국가 총동원 형태로 성공시키기 위해 국민의 기본권 일부를 제한하는 등 산업화를 위해 민주주의를 희생시켰다.

두 나라가 채택한 서로 다른 발전 모델의 결과는? 지난해 유엔인간개발지수(HDI)를 보면 한국은 15위, 인도는 136위다.

한국은 2012년에 선진국 클럽이라고 불리는 20-50클럽에 세계 7번째로 가입한 반면, 인도는 핵무기와 우주 관련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면에서 개발도상국이다.

경제발전과 정치발전(민주화) 가운데 어느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가를 두고 많은 논란이 벌어졌지만, 한국과 인도의 사례를 보면 결론은 명쾌하다.

인도의 정치 상황은 우리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너무나 많다. 인도는 1947년 독립 이후 자와할랄 네루 가문이 정치적 주도권을 움켜쥐고 네루가 17년, 그의 딸 인디라 간디가 15년, 인디라 간디의 장남인 라지브 간디가 5년 간 총리를 지냈다. 1947년 독립 이후 37년을 네루 가문이 통치해 온 셈이다.

뿐만이 아니다. 라지브 간디의 미망인인 소냐 간디가 1년 전까지만 해도 연립정권의 핵심인 국민회의당 대표를 지냈다.

소냐 간디는 집권당 당수였기 때문에 사실상 총리가 될 수 있었으나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국적(國籍) 문제 때문에 총선에서 승리하고도 만모한 싱 전(前) 재무장관을 총리로 내세웠다.

소냐 간디의 아들 라훌 간디도 정치에 입문했으니 조만간 총리 자리를 노리게 될 것이다. 한국 같았으면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한 가문의 정치적 독식을 구경만 하고 있었을까?

인도는 직업과 사회적 지위가 태어나면서 결정되는 엄격한 카스트 사회다. 선거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출신 가문이 가장 중요하다.

언론이나 학자들은 “12억 명이 연출하는 세계 최대이자 인류 역사상 최대의 민주주의”라고 입에 발린 소리들을 하지만, 인도는 ‘선거 민주주의’란 형식만 갖췄을 뿐, 실제로는 특정 소수 가문이 대대손손 권력을 틀어쥐고 있다.

오늘날 인도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치지만, 포스코가 오리사 주(州)에 건설키로 계약까지 맺은 일관제철소 프로젝트가 몇 년 째 표류하는 모습을 보면 인도는 민주주의라는 외피를 뒤집어 쓴 엽기적인 관료독재의 표본국가다.

소수의 양반들을 위해 다수 하층민들의 희생 봉사 충성해야만 유지되는 사회 구조, 그런 구조적 모순에도 불구하고 계급 해방의 불길이 번지지 않는 이유는 ‘종교’라는 마약 때문이다.

인도의 종교는 하층민들에게 “너희는 전생에 큰 업보를 지은 죄로 현세에 나쁜 계급으로 태어났다.

현세에서 양반들에게 희생 봉사 충성하면 내세에는 양반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암묵적으로 가르친다.

이런 상징 조작을 위해 윤회설, 내세설, 현세 부정의 사고방식이 조직적으로 유포되고 있으며, 계급 해방의 기세를 명상과 해탈, 고행이라는 종교적 장치를 통해 억누른다.

그래도 도저히 분을 삭이지 못하면 섹스로 현실의 고통을 잊으라고 권한다. 힌두교 성전의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낯 뜨거운 섹스 체위들, 링가와 요니로 상징되는 남근(男根)과 여근(女根)의 결합 장면 등은 현세의 고통을 섹스의 쾌락으로 잊으라는 은근한 최면이다.

인도는 이런 나라다. 그런데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다. 과거에는 종교와 명상으로 인도에 대해 최면을 걸더니, 이제는 ‘경제와 시장’으로 최면을 건다. 그래서 나는 인도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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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는 싫어요. 2016-04-30 23:01:03
저기요 ㅋㅋㅋㅋ 기사님이 한국 1948년에 '건국' 되셨다고, 하는데, 한국은 3.1 대한독립 때 건국된 국가입니다. 3.1 운동때 독립파(유관순 주도)가 외친 '독립선언문' 못 들으셨나요? 이분 친박이나 진박일세.

박경수 2015-09-02 14:16:08
인도라는 나라에 대하여 과연 어느 정도의 이해가 되신 분의 글인지 의문이 갑니다. 과연 "나는 인도가 싫다"라고 과감한 제목을 다실 정도로 인도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가져보왔던 과정은 있었던 것인지. . . 이런 정도 수준의 기사를 버젓이 올리는 곳도 문제네요.

황갑수 2015-08-13 17:06:23
상식이하의 기사입니다. 글쓰기 전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