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민주주의보다 ‘자유’가 먼저다
가짜 민주주의보다 ‘자유’가 먼저다
  • 정재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5.05.2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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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자유, 민주, 보수의 길(박근 著, 기파랑)

자유민주주의적 보수주의의 대표 이론가이며 행동가인 박근 전(前) 유엔 대사가 신간 ‘자유, 민주, 보수의 길’을 냈다. 올해 우리 나이 89세인 저자는 이 책에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평생의 사유와 성찰을 고스란히 담았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 대사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일생을 마르크스주의와 공산주의를 극복하는 새 사상을 찾는 데 바치겠다고 마음먹었다.

저자가 자유민주 보수주의자에게 바치는 수필이라고 칭하는 이 책은 역사의 주인공으로서 자유로운 개인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개인과 자유민주주의의 이념적 가치를 철학적으로 설명하고,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공동체주의, ‘가짜 민주주의’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박 대사에 따르면 ‘인류 역사는 개인의 자유와 이성의 발달사(史)’이고,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계급에 의한 소위 ‘인민민주주의나 민중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닌 사기술에 불과’하다. 선거나 다수결 원칙보다 더 중요한 목표가 사유재산 같은 개인의 자유, 기본 권리라는 것이다.

정의도 마찬가지로 개인이 중요하다. 사회나 체제가 먼저가 아니라, 그것이 개인을 위해 옳고 공정해야만 정의라는 의미다. 개인 위에 공동체라는 개념을 내세워 어떤 정책이 공동체에 옳은지를 따져야 한다고 했던 미국 하버드대 샌델 교수의 ‘정의론’에 대한 반박이다. 개인 위에 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개인을 억압할 수 있는 모든 독재체제에 정의라는 이름으로 초청장을 발부하는 행위와 같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저자에게 ‘무엇이 공정하고 어떤 것이 불의인가를 가늠하게 해 주는 최선의 심판장은 ’자유’다. 자유 없는 곳에서 정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기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이런 개인의 자유, 자유민주주의 발전의 맥락에서 역대 대통령을 평가했다. 권력은 작을수록 좋고 작은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의 중심에 있는 철학적 신념이지만, 현대화와 산업화에 성공한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은 공산주의를 ‘시대정신’이라고 믿고 있던 1950~60년대에 전 세계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이념으로 나라를 세운 유일한 건국 지도자였고, 한미동맹을 체결하여 이를 수호했다고 밝혔다.

“기적을 낳은 박정희 대통령의 영도력은 권력이 크고 강한 데서 온 것이 아니다. 그가 일으킨 ‘신바람’은 권력의 자식이 아니다. 오히려 권력을 자제하고 누구보다 강한 소신, 목표의식, 애국심에 있다 할 것이다”(p.144)

1955년 펜실베이니아대학 대학원에 입학하여 한 세미나에서 러셀 커크의 ‘보수주의 정신’(The Conservative Mind)을 읽고 보수주의에 심취해 연구해 왔다는 박 대사.

그는 이번 신간의 머리말을 통해 “보수주의는 한두 사람의 머리에서 꾸며낸 탁상공론을 멸시한다. 마르크시즘이니 공산주의니 하는 유토피아 이론도 불신한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머리 좋은 인간도 우주의 진리를 다 아는 체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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