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미래, 피살(被殺) 아니면 대남(對南) 도발”
“김정은의 미래, 피살(被殺) 아니면 대남(對南) 도발”
  • 미래한국
  • 승인 2015.06.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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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정은의 행로


현영철 처형 목격한 북한 군부, 쿠데타 가능성 점점 높아져
 

강명도 경민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북한 인민무력부 보위대학
보위전문 연구실장(1994년 탈북)
강성산 前 북한 총리의 사위

북한 군부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지난 4월 30일 평양의 한 사격장에서 수백 명의 군 간부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총(대공 기관총)으로 총살됐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5월 13일 국회 정보위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현영철은 공개석상에 마지막으로 나타난 모란봉악단 공연(4월 27~28일) 이후 체포돼 재판도 받지 않은 채 사흘 만에 전격 처형됐다.

국정원은 현영철이 처형된 이유로 김정은에 대한 불만 표출과 수차례의 지시 불이행 등의 ‘불충’을 꼽고 있다. 특히 4월 24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김정은 주재 조선인민군 훈련일꾼 대회에서 조는 모습을 보인 게 비극의 결정적 원인이었다. 국정원 설명대로라면 김정은이 주관하는 회의에서 조는 장면이 발각된 후 5~6일 만에 즉결 처형된 셈이다.

▲ 현영철의 처형은 북한 군부쿠데타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군 고위 지휘관들이 언제 처형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판사판 식으로 들고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아진 것이다. 사진은 김정은 주재 회의에서 졸고 있는 현영철의 모습(左)

현영철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2010년 9월 노동당 대표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에 임명되면서 권력 전면에 부상하기 시작했다. 군부 내에서 김정은의 세습 기반을 닦는 권력의 핵심 역할이었다. 이후 승승가도를 달려 김정은이 정권을 잡은 이후에는 2012년 7월 당시 군부 1인자로 통하던 이영호의 후임으로 총참모장(차수)에 올랐다.

2013년 5월 전방 5군단장(상장)으로 잠시 좌천됐지만, 지난해 인민무력부장(대장)과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복귀해 최근까지 김정은의 군부 핵심 측근으로 활동했다.

이런 군부의 최측근을 재판도 거치지 않고 속전속결로, 그것도 잔인무도한 방식으로 처형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비행기를 쏘아 맞추는 기관포의 일종인 총신 4개의 14.5㎜ 구경 고사총을 사람에게 대고 쏘면 시신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게 조각조각 부서진다고 한다.

다수의 북한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자신의 후견인 격인 장성택을 처단(2014년 2월)한 것은 정권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지만, 이번 현영철의 처형은 김정은의 권력 장악력에 심각한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이미 내부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군부 內 불만 분위기 만연

북한 내부 소식통과 최근 탈북한 북한 간부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현영철 처형 이전에 김정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북한 권력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한마디로 “김정은은 미쳤다”는 것이다.

예컨대 60~70세의 연로한 군 장성들을 물에 뛰어들게 한 후에 30대 초반의 김정은이 팔짱을 끼고 낄낄 대며 웃는 장면을 북한 TV로 접한 주요 간부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증언이다.

실제로 현영철이 처형되기 이전에 변인선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 등도 김정은에 대한 불만 불평을 하다가 숙청됐다. 특히 한광상은 김정은이 직접 뽑아 자금 관리를 맡겼던 핵심 중의 핵심이다.

그를 숙청했다는 것은 북한 권력 대다수가 그에게 심정적으로 등을 돌렸다는 의미다. 현영철도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에서 의심을 받다 결국 죽음을 맞았다. 김정은 집권 후 4년간 처형된 고위급 간부만 70여 명에 달한다.

당과 군부를 가리지 않는 내부 불만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잔혹한 방식의 처형, 즉 공포 통치다. 하지만 이런 공포는 불만 세력의 입을 잠시 동안 막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들의 행동을 영원히 억제할 수는 없다. 북한 군부의 쿠데타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의미다.

군 서열 2위 현영철에 대한 잔인한 처형이 오히려 군부의 심각한 동요를 초래하고 있다. 현영철은 만경대 혁명학원, 육군강건종합군관학교,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졸업하고 야전 사단장, 군단장, 인민무력부장을 거친 그야말로 군부의 정통 엘리트 출신이다.

그의 이력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교류하며 쌓은 군부 인맥들이 반(反)김정은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군대 특유의 전우애 때문만이 아니라, 가만히 있으면 본인들도 처형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군부 쿠데타 가능성 높아져

전우의 처형을 옆에서 지켜본 수백 명의 군 간부들 심정이 어떠했겠는가.  가족을 데리고 갈 수 있는 상황이면 북한을 탈출하면 그만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남은 방법은 ‘김정은을 쏴 죽이는 것’ 하나뿐이다.

군부 최고위급의 숙청과 처형은 군대의 무력 반발을 초래할 수 있는 대단히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영역이기 때문에 과거에는 조용히 진행했다. 아무도 모르게 진행한 이영호 총참모장의 숙청(2012년 2월) 및 처형이 대표적인 예다.

이때는 장성택이 후견인 역할을 할 때였다. 장성택 사후(死後) 아무런 통제 없이 1인 권력자가 된 김정은이 자기 운명을 스스로 재촉한 형국이다.

문제는 현재 김정은 주변에는 그를 적극 지켜줄 세력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예컨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의 권력 내부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됐던 노동당 조직지도부도 이미 유명무실화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숙청·처형 통치’의 기획자로 평가받던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사임설이 떠돌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탈북한 북한 고위 간부 출신들에 따르면 사실상 현재의 공포 통치는 김정은 1인의 기획·연출·실행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정은이 숙청과 처형을 지시하면 당 조직지도부나 국가안전보위부가 대상자에 대한 파일을 정리해서 올리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최용해 노동당 비서와 황병서 총정치국장도 숙청과 관련해선 아무 실권이 없을 뿐 아니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도 언제 숙청될지 모르는 처지이기 때문에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기대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실제로 다음 처형 대상은 김원홍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처형 방식도 나날이 더 잔인하고 흉포화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단 공포 통치로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현영철이 수백 명의 고위 군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총으로 총살된 평양의 강건종합군관학교 사격장은 지난 4월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가 “북 당국이 지난해 10월, 15명을 고사총으로 처형했다”면서 인공위성 사진 증거를 제시했던 곳이다.  또 다른 북한 간부들이 현영철과 똑같이 잔인한 방식으로 처형됐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 내부에선 “다음 총살 땐 미사일이 나오겠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유행한다고도 한다. 게다가 가족을 포함한 참관인들은 고개를 숙이지도 말고 눈물을 보이지도 말라는 북한 당국의 지시에 따라 총살 장면을 지켜봐야 한다. 공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김정은은 배려·동정 등 배울 기회 없었던 ‘사이코패스’

김정은의 사이코패스(psychopath: 反사회적 인격 장애증을 앓는 사람)적인 성향도 공포 통치의 무자비함을 더하고 있다. 김정은은 성장 과정 자체가 일반인과 다를 뿐 아니라, 아버지인 김정일과도 차이가 난다. 정규 교육을 전혀 받지 않다시피 했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사회화 과정을 통한 감성·배려·동정 같은 인성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김정은은 어렸을 때 가정교사로부터 초등교육을 받다가 10대 초반에 5년 정도를 스위스에 유학한 게 학력의 전부다. 이후 김일성종합대학 같은 정규학교를 다녔으면 선후배도 있고 선전영화에라도 활용할 텐데 그런 게 전혀 없다.

어려서부터 줄곧 혼자 있었다는 의미다. 그러니 북한 언론에서 그를 우상화한다고 선전하는 내용이 고작 ‘세 살 때 벤츠 승용차를 몰고, 네 살 때 요트를 몰았다’는 정도다. 게다가 최근 북한 TV에서 그에 대해 우상화·신격화에 나서는 데다 만나는 북한 주민들마다 만세를 부르면서 눈물을 흘리는 상황이니, 본인이 마치 신(神)이라도 된 듯한 기분일 수도 있다. 한마디로 김정은은 반쯤 미쳐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현영철 사후(死後) 북한 정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결론은 앞으로 1년, 길면 2년이 김정은과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갈림길이다. 일단 군 간부들이 보는 앞에서 인민무력부장을 잔인하게 처형한 김정은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북한 권력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을 종합하면 “몇 년 안에 우린 다 죽는다”라는 위기 의식이 쿠데타라는 행동을 야기할 소지가 많다. 그 주인공은 북한 내 정보를 총괄하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될 수도 있고, 자기 지역에 현지 지도를 내려온 김정은을 사살하는 북한군의 사단장, 군단장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김정은은 당분간 황해도 등 지방 군부대 시찰은 자제하고 평양 내 호위부대, 방어사령부에 의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남북관계는 경색될 수밖에 없다. 군부의 불만을 잠재우는 방법은 전쟁 분위기 조성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0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訪北)을 불허한 것도 남북 화해 분위기가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체제 안정 위해 1년 內 對南 도발 가능성

중요한 것은 김정은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1년 안에 대형 군사도발을 할 수 있다는 정황이다. “명령만 떨어지면 내일이라도 통일하겠다”고 떠벌리는 김영철 북한 인민군 정찰총국장의 말을 믿고, 당장 내일이라도 전쟁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인물이 김정은이다.

반(半) 미치광이 김정은은 대화 상대가 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한다면 그의 우상화와 현재의 위기 극복에 이용당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한미동맹이다. 김정은이 핵무기를 갖고 전쟁을 하겠다는데, 중국 눈치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조속히 배치하고,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에도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올해 연말까지 김정은이 죽든지, 아니면 그가 대한민국에 군사도발을 하든지 둘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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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탁 2015-06-06 12:11:41
이것은 이론에 불과한 말일 수 있습니다.
당연한 말이고 옳은 말씀이지만,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것인가? 말대로 구테타는 혼자는 힘든일인데, 자신의 죽음을 각오하고 많은 사람을 살리겠다고 누가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이글을 쓰신분도 이제 현상을 많이 잊었으니 이런 생각이 들겠지...

임용탁 2015-06-06 12:10:58
이것은 이론에 불과한 말일 수 있습니다.
당연한 말이고 옳은 말씀이지만,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것인가? 말대로 구테타는 혼자는 힘든일인데, 자신의 죽음을 각오하고 많은 사람을 살리겠다고 누가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이글을 쓰신분도 이제 현상을 많이 잊었으니 이런 생각이 들겠지...

ㅇㅇㅇ 2015-06-02 10:59:15
김정일이 2001년 자기 생일 전날인 2월15일에 최측근 경호원인 박경호원 이라는 사람에게 집무실에서 총격을 받아서 부상을 당했다는데 조만간 정은이도 피격 당해서 한반도가 통일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