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전성시대 26년 만에 3만 개로 늘어
편의점 전성시대 26년 만에 3만 개로 늘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5.06.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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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편의점 상륙 26년의 발자취

현대인들의 모든 요구 채워주는 ‘만능 공간’으로 진화 중

대한민국은 편의점 전성시대다. 1989년 국내에 처음 상륙한 편의점은 불과 26년 만에 유통업계에서 독보적인 호황을 누리는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편의점은 1997년까지 2000개의 점포가 생겼고, 2007년에 1만 개를 돌파한 후 폭풍 성장을 거듭, 현재 무려 3만 개 점포에 육박하고 있다.

인구 비율로도 단연 독보적이다. 주요 국가들의 편의점 1개 점포당 인구 비중을 살펴보면 ‘편의점 왕국’ 일본은 2300여명, 편의점 원조 국가인 미국은 2100여 명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1680명이다. 인구 대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편의점 왕국과 원조국을 뛰어넘어 압도적인 대세 시장을 이루고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인 것이다.

편의점에 대한 초기 인식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단지 동네 슈퍼마켓에 비해 가격이 비싼 체인점 슈퍼(당시에는 프랜차이즈의 개념조차 생소했다) 정도로 인식되었다.

다만 24시간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슈퍼마켓이 문을 열지 않는 시간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하게 차별화된 장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편의점을 ‘슈퍼마켓의 대체재’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슈퍼마켓이 편의점의 무서운 성장에 밀려 삽시간에 자취를 감췄다.

편의점은 슈퍼마켓처럼 식료품과 스낵을 주로 판매하던 것을 넘어 소비자들의 모든 필요를 채워주는 만물상으로 발전했고, 매일 약 900만 명이 편의점을 찾고 있다. 


음식, 택배, 알뜰폰 영역까지 진화 

편의점의 발전에는 ‘편의점 음식’이 큰 기여를 했다. 편의점은 초기에 냉동 가공식품을 주로 팔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삼각 김밥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향상되기 시작했다.

삼각 김밥은 다양한 종류의 김밥과 저가(低價) 도시락 상품으로 발전했고, 현재는 도시락의 고급화 전략을 통해 3000~4000원이면 훌륭한 한 끼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매장에서 떡볶이, 어묵 등의 분식류를 직접 요리해 판매하기도 하고, 빵이나 피자를 오븐에 직접 구워 판매하는 등 편의점의 음식 영역은 일반 분식집과 베이커리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2001년 시작된 ‘편의점 택배’도 편의점을 성장시킨 핵심 서비스다. 편의점 택배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큰 인기를 얻었다.

굳이 우체국이나 택배 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가까운 편의점에서 물건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요소였다.

기존의 택배 서비스와 달리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더 큰 장점이었다.

또 1인 가구의 증가로 하루 종일 집을 비우는 직장인들은 택배 수령지를 자택 근처 편의점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메리트였다.

택배로 출발한 편의점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는 이른바 ‘알뜰폰’의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하며 영역을 확장했다.

알뜰폰은 기존 통신사 요금제에 비해 반값 정도에 불과하다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지난 4월 기준으로 가입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

▲ 국내 상륙 26년 만에 유통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은 편의점. 편의점은 단순한 슈퍼마켓의 기능을 넘어 택배, 알뜰폰, 공과금 수납 서비스 등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핵심 3사는 현재 알뜰폰 유통 사업을 강화하며 주력 사업화 시키고 있다. 편의점은 이제 통신사의 역할까지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은 공과금, 통신요금 납부 기능까지 담당하고 있다. 유빌링 서비스로 대표되는 시스템을 통해 전국 대부분의 편의점에서 4대 사회보험료를 포함한 국세, 지방세, 일반 공과금까지 납부할 수 있다.

유빌링 서비스는 지로 상에 인쇄되어 있는 QR코드를 이용해 요금을 납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서비스는 편의점에서 365일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은행에 갈 시간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은 비싸다는 인식에서도 탈피했다. 편의점 업계의 1~4위 업체들은 모두 통신사 제휴를 맺고 있다.

국내 편의점이 CU, 세븐일레븐, GS25 3사가 전체 편의점의 92%를 차지하고 있는 과점시장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편의점이 통신사 제휴를 맺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통신사 제휴카드를 통해 제품 구매가격에서 약 10~15% 가량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특정 제품에 대한 파격할인 행사와 1+1, 2+1 패키지 할인 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어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오히려 동네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만능 공간으로 변신 중 

최근 편의점 업계가 주력하고 있는 것은 PB 제품(독자 개발 브랜드 상품)의 개발이다. 기존에 출시된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편의점들이 독자적으로 상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편의점 업계마다 자사(自社)의 차별화된 제품을 독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 단가와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또 PB 제품은 자사 브랜드화의 핵심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PB 제품은 전년 대비 평균 10%대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고, 각 편의점들은 일부 PB 제품이 편의점 고유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 최근 편의점들의 PB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세븐일레븐의 PB제품

이제 편의점은 더 이상 ‘24시간 운영하는 잡화점’ 개념이 아니다. 편의점은 바쁜 현대인들의 대부분의 요구를 채워주는 ‘만능 공간’으로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1인 가구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현대인들이 바쁜 생활 패턴 속에서 점점 편리한 서비스를 찾게 되는 만큼 편의점의 발전과 성장 속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시장은 지난 26년간 지속적으로 한계를 뛰어넘는 성장을 거듭해 왔다. 재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편의점 업계는 흐름을 선도했다.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의점 업계가 향후 어떠한 방향의 새로운 시장 진입을 모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성은 미래한국 기자 nomadworker@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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