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알면 막을 수 있다
메르스, 알면 막을 수 있다
  • 미래한국
  • 승인 2015.06.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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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메르스 大亂
▲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미래한국 편집위원

메르스는 장기전 가능성. 경계가 느슨해질 즈음 또 다시 창궐 가능성 있어

6월 16일 오전 현재 메르스 총 감염자수는 154명이 되었다. 메르스 감염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으로써 보건 당국이 기존에 규정했던 메르스의 공식에 대해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메르스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과 관심 사항, 전망을 정리했다.

 

잠복기, 늘어난 것인가?

14번 환자에 의해 삼성서울병원에서 집중적인 감염이 일어난 것은 5월 27일부터 30일인데, 그로부터 약 20여일이 지난 6월 중순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에게 감염된 환자들이 속출했다.

그러자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의 잠복기 최대 14일 공식이 깨졌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실제로 146번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 노출 후 17일 만에 증세가 생겼다고 한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2~14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도 최장 잠복기를 14일로 기준하여 작성되어 있다.

이는 2013년 권위 있는 의학잡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en>에 발표된 논문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23명의 비교적 적은 숫자의 환자를 연구한 후 발표된 이 논문은 잠복기를 95% 신뢰구간에서 1.9일~14.7일이라고 봤다.

즉, 메르스 감염환자의 잠복기가 1.9일에서 14.7일 사이에 놓일 확률이 95%라는 뜻이며, 전체 환자의 95%가 이 구간에 놓여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니 예외적인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 마가렛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메르스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잠복기는 바이러스 감염 시부터 증세가 나타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한다는 점이다. 현재 장비와 인력 부족으로 증세가 발현된 후 즉시 검사하여 확진이 발표되는 것이 아니라, 감염의 확진 시까지 며칠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세계보건기구(WHO)와 CDC의 기준을 따른 것은 원칙을 준수한 것으로 보인다.
 

공기 전파 : 메르스 바이러스 정말 60m 날아가나?

6월 16일자 <동아일보>에는 ‘기침 속 미세 침방울 60m 이상 퍼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리디아 부루이바 교수팀이 초고속 카메라로 재채기를 통해 뿜어져 나온 비말과 연무질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수학적 모델 분석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연무질이 60m 이상 전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 기사가 나가자 많은 사람들이 “공기 전파는 없다더니 어떻게 된 거냐”라고 묻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1. 병원 내 공기 전파 :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래서 ‘공기 전파가 가능하다’는 전제 아래 방역계획을 세워야 한다.

2. 실외 공기 전파 : 가능하지 않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다만 공기전파는 침이 튀어나가는 2m보다 좀 더 전달된다는 뜻이지, 위 실험처럼 수 십 미터 떨어진 환자에게 전염된다는 뜻은 아니다. 향수를 뿌리면 그 입자는 수 십 미터를 이동할 수 있지만, 먼 곳에서는 냄새를 맡기 어렵다.

마찬가지 이유로 바이러스가 병원 내 환경에서 멀리 이동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감염자 연령의 연소화와 기저 질환 없는 환자의 사망

WHO와 CDC는 메르스 감염자의 평균 연령이 각각 53세와 50세라고 밝히고 있다. 메르스 감염에 대한 역학 보고는 대략 평균 연령을 49~53세로 보고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재 확진자의 평균 연령은 55.28세로 이보다 높다.

그리고 최근 감염자의 연령이 낮아진 것은 나이가 젊은 의료진들이 다수 감염된 것에 따른 현상이다.

또 최근 사망 환자 중 기저 질환이 없는 분들이 계셔서 이 역시 공식이 깨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기저 질환이 없는 환자가 감염 위험과 사망률이 적다는 것이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특이한 상황은 아니다.

 

청정지역 아니면 오염지역인가?

대구 지역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자 ‘대구가 뚫렸다, 청정지역인 대구에서 메르스가 발생했다’고 호들갑이다. 조그만 나라에서 청정지역이란 없다. 그 지역에서 병이 발생한 것도 아니다. 서울에서 감염된 환자가 기차를 타고 이동했을 뿐이다. 메르스를 막기 위해 도시를 폐쇄한 것이 아니었으니 뚫린 것도 아니다.

속초로 이동하면 속초가 뚫리고 광주로 이동하면 광주가 뚫리는 것인가? 청정지역이라는 것이 없듯이 오염지역도 없다. 대한민국 모든 곳이 청정지역이다. 평택의 도심거리를 하루가 아니라 1년 내내 돌아다녀도 메르스 감염 위험은 없다.


[향후 전망 관련 나쁜 뉴스]

1. 삼성서울병원의 방역 구멍 :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후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환자들 중 통제범위 밖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 지역사회 감염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있다.

2. 4차 감염자의 다수 발생 : 구멍이 너무 크게 뚫렸다. 관리 대상이 너무 많다.

3. 환자정보조회 시스템 가동 이전에 여러 병원을 전전한 환자들로 인한 위험의 상존.

 

[향후 전망 관련 좋은 뉴스]

1. 비록 병원 내 공기 전파의 가능성이 있지만, 병원 밖에서는 공기 전파 가능성이 없다. 직간접 접촉에 의한 감염의 속성으로 인해 감염 전파속도가 낮다.

2. 병원이 모두 공개되고 의료진들의 환자조회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염 환자가 수 일간 방치됨으로써 대규모 감염을 일으키는 삼성서울병원 사례의 재발 가능성이 낮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메르스는 산발적으로 발생할 것이며,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확진자 발생숫자는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얼마간 유지되다가 경계가 느슨해질 즈음 또 다시 창궐할 가능성이 있다.


[시급한 문제]

1. 고위험군의 적극적 홍보가 필요하다

공무원인 154번 환자는 자신이 ‘고위험군’ 즉, 5월 27일부터 30일 사이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메르스 감염의 고위험군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정부는 TV광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고위험군 리스트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2. 위험도에 대한 안내가 없다.

지금 메르스는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이다. 이 때문에 매일 다른 상황을 맞고 있고, 국민은 그날그날 바뀐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 국민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정확한 정보를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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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큐브 2015-06-18 22:48:10
유용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