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는 크게 다른 미국의 청소년 교육
우리와는 크게 다른 미국의 청소년 교육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5.07.13 17: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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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소년·소녀들의 주(州)’(Boys·Girls State) 프로그램

스캇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2016년 미국 대선(大選)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위스콘신 주(州) 역사상 64년 만에 처음으로 대학 졸업장 없이 주지사가 된 그는 자신을 내쫓으려는 주민소환 선거에서 승리한 미국 역사상 유일한 주지사이기도 하다. 

2010년 주지사에 당선된 후 그는 36억 달러에 달하는 주 예산 적자를 줄이기 위해 경찰, 소방관을 제외한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연금 비용의 절반, 건강보험 비용의 12%를 부담하도록 하면서 임금을 제외한 어떤 것도 협상을 하지 못하도록 공무원들의 단체교섭권을 제거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에 수 만 명의 주 공무원들이 의사당으로 몰려와 항의했고, 민주당 주 하원의원들은 공화당이 다수인 의회에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도록 일리노이로 도망가기도 했다. 이들은 스캇 워커 주지사를 쫓아내기 위해 2012년 주민소환 선거를 실시했는데, 결과는 워커 주지사의 승리였다. 이후 그는 주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용기 있게 싸운 주지사라는 평가를 받으며 스타로 부상했다. 

이 워커 주지사가 홍보하고 다니는 청소년 시민리더십 프로그램이 있다. Boys State. 해석하자면 ‘소년들의 주(州)’로 풀이되는 이 프로그램은 고등학교 11학년(한국의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중 1주일 동안 이뤄지는 시민교육 과정이다.

미국에서 1935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현재 49개 주(하와이 제외)에서 매년 실시되고 있는데, 평균 2만여 명의 11학년 학생들이 참석해 미국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임, 의무를 실제적인 경험을 통해 배우고 있다. 

▲ 워싱턴에서 열린 ‘소녀들의 국가’ 행사에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했다. 각 주 대표로 두 명씩 선발된 청소년들이 워싱턴에 모여 모의 선거를 통해 대통령, 부통령 등을 선출하면서 국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배운다.

미국 유명 인사들, ‘소년들의 州’ 행사 참여 

1985년 당시 고등학교 11학년이었던 워커 주지사는 위스콘신 주에서 열린 ‘소년들의 주’ 행사에 참석해 모의 선거에서 주지사로 선출돼 위스콘신 주를 대표하여 워싱턴 DC에서 열린 ‘소년들의 국가’(Boys Nation) 행사에 참석했다. 

워커 주지사는 “아버지는 시골 교회 목사님이셨는데 나를 워싱턴 DC에 보낼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 행사를 통해 나는 워싱턴 DC에 가서 연방 정부와 의회 등을 참관할 수 있었고 공직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25년 후 그는 위스콘신 주지사가 되었다. 

그동안 ‘소년들의 주’ 행사를 거쳐 간 사람들 중에는 워커 주지사를 비롯, 빌 클린턴 전(前) 대통령, 해리 리드 연방상원 민주당 대표, 사무엘 엘리토 연방대법관, 러시 림보 미국의 유력한 보수 라디오방송 진행자 등 유명 인사들이 많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대다수 사람들은 공직에 있지 않더라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市), 주, 연방 정부들이 시민들의 결의와 참여로 유지 발전된다는 것을 깨달으며 지역사회, 주, 국가에 대한 책임을 지는 시민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해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통 그 주의 한 대학에서 하는 ‘소년들의 주’ 프로그램의 기본 내용은 이렇다. 참가자들은 국가당(Nationalist Party)과 연방당(Federalist Party) 등 가상의 두 정당에 소속되어 가상의 미국의 51번째 주를 운영할 입법, 행정, 사법부 구성원들을 선출한다. 이 두 개의 정당은 어떤 정강이나 철학 없이 주어지는데, 참가자들이 당의 정강과 철학을 세워간다. 

참가한 학생들은 선거를 통해 주지사, 부주지사, 법무 장관 등 행정부 관리를 선출하고 주지사와 부주지사는 농무부 장관, 교육부 장관, 국토안보부 장관 등을 임명한다. 참가자들은 또 상하원 의장, 의회 목사 등 입법부 사람들, 대법관 등 사법부 판사들, 7~8개의 시의 시장 등을 선거로 선출한다. 

학생들은 선거 과정을 통해 출마, 선거토론, 직접 투표 등을 하며 정부를 민주적으로 구성해 가는 경험을 체험한다. 입법, 사법, 행정부 구성원이 정해지면 각 기관별로 모의 의회, 모의 재판, 모의 국정회의 등을 진행한다. 프로그램 이름대로 남자 청소년들(Boys)이 주(State)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프로그램 중간에는 실제로 그 주의 주지사나 법무 장관 등이 방문해 참가 학생들에게 특별강연을 통해 주지사의 역할에 등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과정을 통해 모의 주지사나 부주지사로 선출된 학생은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소년들의 국가’ 행사에 참석할 기회가 주어진다. 

‘소년들의 국가’는 49개 주에서 그 해 여름 ‘소년들의 주’ 행사를 마친 학생들 가운데 각각 두 명을 선발해 워싱턴 DC로 보내 이뤄지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워싱턴 DC에서 백악관, 연방상원 의사당, 대법원, 전쟁기념관 등을 방문하고 모의 선거를 통해 대통령, 부통령, 연방대법관, 연방상하원 의원 등을 선출한다. 이번에는 주가 아니라 나라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재향군인회가 운영 

션 파우츠는 2013년 조지아 노스뷰 고등학교 11학년생이었다. 그는 학교 교장선생님의 추천과 미 재향군인회 조지아지부 담당자의 인터뷰를 거친 후 조지아의 한 대학에서 열린 ‘소년들의 주’ 행사에 참석했다.

조지아의 다른 학교에서 온 학생들과 금방 친해진 션 파우츠는 국가당에 소속되어 선거를 펼쳤고 교육부 장관에 선출되었다. 그는 이 행사가 “정부가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했다. 

▲ ‘소녀들의 주’ 행사에 참가한 미국 청소년들. 이 행사는 미국 재향군인회가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흥미로운 것은 ‘소년들의 주’ 행사를 미국 재향군인회(American Legion)가 운영한다는 점이다. 1935년 미 재향군인회 회원인 헤이즈 케네디와 해롤드 카드는 당시 미국에서 퍼지고 있던 청소년 캠프인 ‘젊은 개척자 프로그램’(Young Pioneer Program)을 우려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내 나치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민주적 정부는 구식이라며 파시스트 형태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청소년들에게 주입시키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 움직임에 대항해 청소년들에게 민주 정부가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 것인지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뜻을 일리노이 재향군인회에 밝혔고, 일리노이 재향군인회는 이를 전폭 지지했다. 

일리노이 재향군인회는 일리노이 주의 모든 고등학교 교장들에게 “미국 헌법과 일리노이 주 정부에 대해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니 학생들을 참여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235명의 남자 학생들이 참석했고, 이 프로그램을 ‘소년들의 주’라고 명명했다. 첫 번째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이 프로그램은 각 주 재향군인회 주도로 전국에 확산되었다. 3년 후인 1938년에는 ‘소녀들의 주’(Girls State) 행사도 만들어졌다. 

대학 진학시 가산점 부여

‘소년들의 주’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은 대학이나 사관학교 입학 과정에서 가산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보니 이 행사에 참가하려는 학생들의 경쟁률이 높다. 보통 각 고등학교 11학년 가운데 학교장 추천을 받은 두 명의 학생들이 그 주 재향군인회 담당자의 인터뷰를 통해 참가가 결정된다. 

1주일에 걸친 ‘소년·소녀들의 주’(Boys·Girls State) 프로그램 경비는 재향군인회가 지역인사 및 지역 기업 등의 후원을 받아 충당된다. 미 재향군인회는 1996년 삼성으로부터 500만 달러의 장학금을 기부 받아 ‘소년들의 주’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 중 일부를 선정하여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2014년 9명이 2만 달러, 89명이 1100달러의 장학금을 받았는데, 삼성은 한국전 당시 한국에 와서 공산주의 세력과 싸운 미국 재향군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이 장학금을 기부했다고 한다. 

미국이 시행 중인 ‘소년의 주’나 ‘소년들의 국가’ 행사의 내용이나 목표, 그리고 가치 지향점을 보면 자국의 역사에 대한 긍정과 무한한 자부심, 그리고 사회공동체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가르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한국 사회의 청소년 교육은 미국의 청소년 교육과는 그 내용이 확연히 구분된다. 

좌편향 된 고교 근대사 교과서는 아예 대한민국의 건국을 부정하고, 마치 국가의 정통성이 북한에 있는 것처럼 묘사한다. 또 건국은 의미조차 없고, 분단정권의 출범이라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전교조 교사들은 문제만 생겼다 하면 정부를 물고 늘어지고,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성공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부정과 비리가 판을 친 시대라고 자학하고 멸시하도록 가르친다. 이러한 국가를 부정하는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과연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이 생겨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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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아가치 2015-09-10 00:03:03
저희 나라에도 이런 것을 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