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신 병역 의혹에 침묵하는 언론
박주신 병역 의혹에 침묵하는 언론
  • 미래한국
  • 승인 2015.08.2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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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부터 시작된 양승오 박사, 김우현 원장 등에 대한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이 서서히 달아오르면서 여러 가지 물증과 증거들이 법정에서 쏟아지고 있다.

▲ 차기환 미래한국 편집위원 변호사

그동안 법정에 제출된 증거만으로도 박주신 씨의 대리 신검 비리는 단순히 의혹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주류 신문이나 방송은 한결 같이 재판 과정에서 새로 밝혀진 중요한 사실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어떤 증거들이 나왔는지 보자. 

박주신 씨가 현역에서 보충역으로 병역처분변경을 받을 당시 이용한 것은 2011년 12월 9일 촬영한 자생병원의 MRI와 엑스레이다. 검찰과 법원이 모두 박주신 씨를 촬영한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공군 입영 시 촬영한 엑스레이(2011년 8월 30일 촬영) 및 박주신이 영국에 유학을 가기 위해 비자 발급용으로 촬영한 엑스레이(2014년 7월 31일 촬영)와 자생병원의 것을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이밖에도 박주신 씨의 병역 의혹을 보여주는 정황 증거는 수도 없이 많고,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박주신 씨 측은 확실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부분들도 허다하다. 제출한 X레이에 의하면 박주신 씨는 20세 때 사랑니가 신경치료가 필요할 만큼 썩었는데(20세 때 잘 나지도 않는 사랑니가 그렇게 심하게 썩는 것은 너무나 예외적인 현상이다) 신경치료를 하면서 신경을 들어내고 그 위에 크라운(어금니를 금이나 비귀금속으로 씌우는 것)을 씌우지 않고 9년을 방치했다는 것, 반대편 어금니를 발치한 후 3년간 임플란트 시술을 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것이 진실이어야 한다.

박원순 시장이나 박 시장의 부인 강난희 여사가 아들의 치아를 그렇게 방치했을 리가 없다.  찢어지게 가난한 부모라도 자식의 치아를 그렇게 방치하지 않거늘, 하물며 2005년 당시 사회적으로 저명하고 여러 회사나 단체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박원순 변호사라면 더더욱 방치했을 리가 없다. 그것이 상식이다. 

이외에도 박주신 씨를 치료했다고 주장한 치과의사는 유령보험증 번호를 이용하여 박주신을 진료하고 보험급여를 청구했다고 차트 등을 제출했다가 모해증거위조로 고발당한 상태다. 이와 같은 재판 진행 과정을 지켜 본 네티즌 등 일반 시민들 1000여 명이 박주신의 병역 비리 의혹을 재수사하여 달라고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다.

언론들은 위 재판이 이와 같이 박주신 씨의 병역 비리 의혹이 실체를 드러내고 있으나 여전히 침묵 중이다. 그러한 침묵이 기묘하다 못해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박원순 시장과 같은 저명한 시민운동가가 그럴 리가 없다’, ‘세브란스병원과 같은 유명 대학병원에서 재촬영했는데 바꿔치기가 가능할 리 없다’ 등 권위의 오류, 2012년 강용석 의원의 말을 믿고 보도했다가 낭패를 본 트라우마, 박원순 시장의 영향력과 대선 후보 가능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언론의 침묵은 정상이 아니다. 

이런 선입견을 모두 내려놓고 합리적 사고를 가지고 제출된 증거를 따라가 보면 박주신의 병역 비리 의혹이 실체가 있다는 것, 투명하고 공개적인 재검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언론이 보도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에서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 언론의 지적(知的) 정직성(intellectual integrity)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사안이다. 진영 논리에 빠져 언제까지 이를 외면할 수는 없다.

우익, 좌익에 관계없이 이 재판을 제대로 보도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할 만큼 건강한가, 자기 정화 능력이 있는가를 테스트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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