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위한 相生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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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5.09.2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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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발언대] 우리도 일하고 싶다

청년 세대는 막무가내 식으로 우리 일자리를 내놓으라고 떼쓰는 것이 아니다. 임금피크제라도 도입하여 일자리를 나누자는 것이다

▲ 신보라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국민 여론에 밀려 한국노총이 지난달 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저(低)성과자 해고요건 완화, 임금피크제 등의 문제에 대한 입장이 첨예하게 달라 현재까진 전망이 밝지 않아 보인다. 

이와 함께 노사정(勞使政)위원회의 회의에 청년 일자리 문제의 당사자들이 배제되어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응답일까? 최근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주제로 하는 각종 토론에 청년의 목소리를 들려달라는 요청이 부쩍 많아졌다. 

일자리를 위한 청년의 목소리들 

청년 NGO 대표인 필자는 올해 상반기 몇몇 청년 단체들과 함께 ‘임금피크제 청년운동본부’를 결성해 활동을 하면서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4일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제정의·노동민주화 특별위원회(이하 노동민주화 특위)에서 마련한 청년 단체 간담회에 참석했다.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청년 단체 소속 20여 명이 모여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저마다의 의견을 제시했다. 

“청년들은 이제 좋은 대학을 나와도 좋은 직업은 갖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많은 준비와 투자를 해야 하는 만큼,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구직수당이나 주거비 등을 안정화시키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지금 정치권에서 정규직 수를 늘리는 데에만 힘을 쏟고 있는데, 청년들이 들어가는 일자리는 현실적으로 비정규직, 계약직들입니다. 청년 고용을 위해서 비정규직 급여와 고용 보호를 확대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청년들의 어려움에 대한 정치권의 공감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이 될 것으로 보이나요? 저성장 시대에 들어섰고, 지금의 수준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10%의 양질의 일자리만 가지고 얘기할 게 아니라, 90%의 주변 일자리 안정화에 대해서도 고민해주세요.”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지원이 줄어들 것을 두려워해 성장하려고 하지 않는데,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들어내는 것이잖습니까. 기업을 키우기 위한 구조개혁을 해주세요.” 

청년들이 임금피크제로 현혹되고 있다는 야당 

청년들은 상당히 현실적으로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만큼 요구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었다. 날카로운 돌직구 발언도 이어졌다.  

“새민련에서는 새누리당이 임금피크제를 주장해 노노(勞勞) 갈등과 세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하시는데, 그래도 새누리당은 해결 방안을 하나 제시한 겁니다. 새민련에서는 청년일자리 문제 대책으로 무엇을 주장하고 있습니까.” 

청년고용만민공동회를 꿈꾸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나왔다는 추미애 노동민주화 특위 위원장은 청년들의 발언을 들은 후 이야기를 꺼냈지만, 청년들의 생각과는 온도차가 컸다.

추 위원장의 발언의 요지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의 본질은 재벌개혁에서부터다, 임금피크제는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등으로 새민련의 기존 입장을 반복할 뿐이었다. 

▲ 지난 7월 ‘임금피크제 청년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의 모습. 청년 일자리 부족의 당사자인 청년들이 일자리 확대를 위한 운동개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임금피크제는 청년 일자리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안으로, 청년들이 현혹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부분에서는 마치 장벽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임금피크제 실시가 청년 일자리 확대의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하지만 가장 임금을 많이 받는 퇴직자들이 정년을 연장하게 되면, 기업은 재정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고 청년 고용을 기피할 것이 분명하다. 정년 연장은 이미 약속된 상황에서 임금피크제로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청년 고용에 나서도록 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임금피크제는 또 고령화 시대 정년 연장이 가져올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우리나라는 10년 후면 청년 3명이 노년 1명을 부양하는 시대가 된다. 노년이 스스로 일할 수 있고, 일자리도 변변치 않은 청년들이 짊어져야 할 짐 하나를 내려놓을 수 있다면 세대 갈등이 아니라, 오히려 미래를 위한 세대 상생이 될 수 있다. 

임금피크제가 완벽하진 않지만 숨통은 틀 것 

장기적인 취업난으로 구직을 못한 청년들이 지금 노동 시장에 적체된 상태다. 대부분 졸업을 유예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갈 길을 모색하고 있고, 대학원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 군대 역시 지원자가 많아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구직을 위해 어딘가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지금의 청년들의 숨통을 트일 수 있는 정책이 있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아무런 대안 없이 임금피크제로 청년들이 현혹되고 있다는 추 위원장의 주장은 비겁한 변명처럼 느껴질 뿐이다. 

청년들의 고민은 상당히 진지한 단계에 와 있다. 몇 사람을 탓하고, 몇 마디 구호를 외친다고 바뀌지 않는 현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막무가내 식으로 우리의 일자리를 내놓으라고 떼쓰지 않고, 오히려 미래를 위해 상생할 길을 찾고 있다. 우리가 들어갈 계약직과 비정규직의 고용 보호를 확대해달라는 청년들의 요구는 어쩌면 너무도 현실적이고 솔직한 것이다. 

늦게나마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 반가운 일이지만, 이러한 부름들이 기성세대의 구색 맞추기에 쓰이지 않고,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결책 마련에 진지하게 반영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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