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오바마의 中東정책이 근원
실패한 오바마의 中東정책이 근원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5.10.12 07:2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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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시리아인들의 유럽 난민 사태

오바마 대통령, 아사드 정권에 우유부단하게 대응하다 ‘자유 수호국’으로서의 리더십 상실 

미국이 2013년 8월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약속한 대로 공습했다면…. 

시리아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유럽으로 넘어가는 최근의 난민 사태를 보며 미국에서 나오는 가정의 질문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으로 지금까지 25만 명의 시리아인들이 사망했고, 400만 명의 시리아인들이 집을 떠나 주변국인 터키, 레바논, 요르단 난민촌에 모여 살고 있다. 

이들은 내전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기대를 갖고 나왔지만 내전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난민촌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자 유럽으로, 독일로 떠나기 시작했다. 지금 유럽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난민 유입 사태를 맞고 있다. 

미국은 내년까지 1만 명의 시리아 난민들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오바마 행정부가 그동안 시리아 내전을 무시하고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아 내전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 난민 사태의 원인이라며 이제라도 입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3월 이른바 ‘아랍의 봄’ 연장선으로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시작되었다. 부자(父子) 세습으로 40년 넘게 시리아를 통치해온 아사드 정권은 시위대를 군대를 동원해 유혈 진압했고, 이를 계기로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려는 반군과 정부군 사이의 내전이 발생했다. 

▲ 2011년 3월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후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아 장기화된 것이 지금의 난민 사태의 원인이라며 이제라도 미국이 입장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해 관계국들의 대리전으로 변질된 시리아 내전 

내전이 전개되면서 러시아, 이란, 헤즈볼라는 아사드 정권을 지원했고 반군 세력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지원을 받으며 내전은 이해 관계국들의 대리전 성격을 띠게 되었다.

이 때 미국의 입장은 냉담한 중립이었다. 무고한 민간인들까지 죽이는 아사드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시리아 반군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컸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 

2012년 8월에 가서야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 반군 지원으로 방향을 잡고 통신시설, 인도적 물품 등 비군사적 지원을 결정했다. 그리고 당시 반군을 향해 화학무기를 쓰고 있다는 아사드 정권을 향해 “화학무기를 사용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화학무기 사용을 ‘금지선’(red line)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아사드 정권은 1년 뒤인 2013년 8월 21일, 화학무기인 사린 독가스를 사용해 어린이 400여 명을 포함해 1400여 명의 시리아인들을 죽였다. 아사드 정권이 미국이 분명히 정한 금지선을 어기고 무고한 어린이까지 화학무기로 살해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그 책임을 물어 제한적인 군사공격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사드 정권에 대한 군사공격은 미국의 국익 못지 않게 도덕적 이익 때문에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독재자가 수백 명의 아이들을 죽였는데도 아무런 벌을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하겠는가? 미국은 다마스커스에서 일어난 것에 눈을 감을 수 없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지만 그 어떤 나라보다 이 책임을 지려고 한다.” 

야당인 공화당과 주요 언론들도 시리아 정부의 만행을 처벌하는 차원의 군사 공격을 지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 경찰국 역할 방기한 미국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 공격 결정권을 의회에 넘기는 의외의 조치를 내렸다.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제재가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로 무산되고, 영국 의회에서 시리아 정권에 대한 영국 군사력 사용이 거부당하고 국내 여론도 반대하는 분위기가 크자 흔들린 것이다. 

의회는 엉겁결에 받은 시리아 공습안을 두고 의논을 시작하다가 시리아가 모든 화학무기를 폐기하도록 하면 어떻겠느냐는 러시아의 중재를 오바마 행정부가 받아들이면서 아사드 정권에 대한 처벌적 군사 공격은 없었던 일이 되어 버렸다. 이 일로 이른바 세계 경찰국이라는 미국의 이미지는 실추되었다. 

오바마 대통령 밑에서 국방장관을 했던 리언 패네타는 “그것은 미국에 대한 신뢰도에 큰 타격이었다”면서 “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한계선을 그었으면 그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고 세계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냈다”고 회고록에서 밝혔다. 

패네타 전 장관은 시리아 내전과 관련,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앙정보국 국장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리아의 중도적 반군 세력을 지원하자고 제안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후에야 시리아 반군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승인했지만, 최근 발표에 따르면 그 효과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이처럼 세계 경찰국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며 생긴 빈 공간에 지금은 러시아가 들어와 시리아 정권은 러시아가 제공한 전투기를 사용해 반군 세력과 민간인들을 폭격하고 있고, 시리아인들의 난민 행렬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은 미국은 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쳐 ‘자유의 수호국’으로 세계적 리더십을 발휘해 왔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라크를 버렸고, 아프가니스탄을 버리려 하고 있으며, 시리아는 바라만 보고 있는데, 그렇게 생긴 빈 공간을 적들이 차지하며 난민 사태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제라도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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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gy911 2015-10-13 10:01:03
부족국가 수준인 그들을 보호해주어야 하는가?
가만 내버려두는 것이 답이다

hgy911 2015-10-13 09:51:00
중동은 민주화를 이룩하기에는 미개하고 종교적 광신도가 들끓는 부족국가 수준임을 인지하고
독재를 하던말던 내버려두는 것이 그 지역민들이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최상의 선택이다
서방에서 강제적으로 독재정권을 제거하면 광신도 무장집단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반미 반서방 풍조가 더 거세어질 것이다 후세인이 제거된 이라크를 보아도 알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인들이 피를 흘려가며 언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