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교과서에 나타난 건국과 토지개혁
남북한 교과서에 나타난 건국과 토지개혁
  • 미래한국
  • 승인 2015.11.0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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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란의 평양별곡]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미래한국 편집위원

‘미제는 뻔뻔스럽게도 선거 결과를 거짓으로 꾸며 제놈들의 앞잡이인 리승만 놈을 우두머리로 하는 괴뢰정권을 만들어내’(북한 고등중학교 5학년 교과서)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지 70년, 남북한에 자유민주주의체제와 사회주의체제가 들어서면서 시작된 분단의 역사 또한 70년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이 땅에 세운 건국 1세대로부터 기적적인 경제 발전을 이뤄낸 산업화세대와 민주화세대를 거쳐, 세계가 부러워하는 자유롭고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어낸 대한민국은 현재 역사 문제를 놓고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산업화 시대 이후에 태어나 경제적인 풍요와 자유를 만끽하며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국에 살고 있는 한류(韓流) 세대가 대한민국에서 가르치는 자학적인 역사 교과서를 통해 너무나 어둡고 왜곡된 대한민국의 그늘만을 배우면서 잠재적인 반(反)자유민주주의 세력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조선력사라는 과목을 통해 조선시대까지의 역사를 알려주는 정도로 끝내고, 1900년대 이후의 근현대사는 김일성 일가(一家)의 역사로 왜곡 날조하여 교육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일부 세력이 추종하는 주체사상의 핵심은 바로 김일성 일가의 혁명력사이고, 김일성의 생각과 활동이 바로 주체사상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역사학자들이 만들었다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북한은 매우 긍정적으로,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대단히 부정적으로 서술되어 있어, 북한의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의 혁명 활동”이나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의 혁명력사”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측면이 많다는 것이 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북한에서 주체사상 교육이라는 것은 바로 “김일성의 혁명력사”교육이고 김일성의 혁명력사라는 것은 곧 북한의 사회주의 역사다. 

현행 역사 교과서의 특징 

대한민국에서 만든 7종의 역사 교과서들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전반적인 구도에 있어 대한민국의 역사를 좌우 대립의 역사로 기술했다. 모든 역사책에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8·15 해방 이후 건국 준비단계에서부터 좌우 갈등으로 시작되어, 끊임없이 대립해온 과정에 대한 기술인데, 여기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립세력은 우익이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 저항하는 세력은 좌익이다. 그런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세우고 만들어 온 세력에 대해서는 독재세력으로 폄훼되어 대단히 부정적으로 평가되어 있고, 자유민주주의체제에 반대하는 세력은 민주화 세력으로 상당히 긍정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2.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옹호하고 발전시켜온 세력은 반(反)통일세력이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부정하며 저항하는 세력은 통일세력으로 둔갑되어 있다. 이러한 통일세력의 친(親)북한 활동은 민간 통일운동으로 미화되고, 현존 체제하에서 적국(敵國)인 북한에 밀입국하고, 반(反)대한민국적이며 친(親)북한적 활동에 대한 통제와 단속을 반통일, 인권 탄압으로 왜곡하고 있다. 

3. 북한에 대한 기술에서 약간의 비판적 시각을 보였지만 전체적인 맥락으로는 대한민국에 비해 우월해 보이는 서술로 일관되어 있거나 양비론적인 서술이 많았다. 특히 김일성과 주체사상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하고, 북한의 사회주의적 정책도 긍정적인 측면을 보다 많이 소개하고 있다. 이런 기술은 실제로 북한 체제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에게 북한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북한에서 교육하는 김일성의 혁명 활동과 혁명력사 교과서에 대해 알아보자.  1990년 북한 교육출판사에서 만든 고등중학교 5학년 교과서인 <김일성 대원수님 혁명력사>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제7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공화국 창건을 위한 투쟁, 전제 조선인민의 투쟁에 의하여 미제의 단독선거 놀음은 완전히 파탄되었다. 그러나 교활한 미제는 뻔뻔스럽게도 선거 결과를 거짓으로 꾸며 제놈들의 앞잡이인 리승만 놈을 우두머리로 하는 괴뢰정권을 만들어냈다. 미제가 남조선에 괴뢰정권을 꾸며냄으로써 우리 민족은 영원히 둘로 갈라질 위험이 더 한층 커졌다.’( 62p~63p) 

2001년 북한 교육도서 출판사가 출판한 고등중학교 2학년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 혁명 활동>43p~46p “제13과 남북 련석회의의 나날에 안겨주신 사랑”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제는 남조선에서 앞잡이들로 괴뢰정권을 꾸며내어 남조선을 제놈들의 식민지로 만들려고 하였습니다.…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습니다. ‘조국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망국적 단독선거를 단호히 거부하여야 합니다. 이 거족적 투쟁에서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우려하는 모든 사람들은 당파와 종교의 소속, 정치적 견해를 가리지 말고 반드시 단결하여야 하겠습니다.’…

경애하는 대원수님께서는 회의에서 남조선에서의 단독선거를 저지시키고 북남 총선거를 실시하여 통일적인 중앙정부를 세우며 조선 사람의 힘으로 통일을 실현할 데 대하여 교시하시였습니다. 전체 조선인민은 경애하는 대원수님의 교시를 높이 받들고 미제와 그 앞잡이 놈들의 책동을 짓부시고 통일적 중앙정부를 세우기 위하여 억세게 싸워나갔습니다.”

제14과 “공화국을 창건하시던 나날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께서는 1948년 6월 북과 남의 정당, 사회단체들의 지도자협의회를 여시고 지체없이 전 조선정부를 세울 데 대한 방침을 내놓으시였습니다.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습니다. ‘…우리는 단독정부를 세울 것이 아니라 남북조선 정당, 사회단체대포들로써 전 조선정부를 세워야 하겠습니다.’…

북과 남의 전체 인민들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 한사람같이 떨쳐나섰습니다. 북반부에서는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선거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남반부에서는 미제와 그 앞잡이 놈들의 탄압과 파괴책동으로 하여 비밀리에 먼저 인민대표들을 선출하였습니다. 선출된 대표들은 북반부에 넘어 와 남조선 인민대표자회의를 열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선거하였습니다. 경애하는 대원수님께서는 북남총선거의 성과에 기초하여 1948년 9월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차 회의를 여시였습니다.”

그러면 7종의 한국사 교과서들은 어떻게 서술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비상교육(351~353p)에서는 대한민국 건국과 북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 비상교육(351p~353P)

보이는 것처럼 비상교육 교과서는 대한민국 건국에 대해서는 별도의 표시 없이 기술했고, 북한에 대해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부각시켜 기술하고 있고 대한민국 건국과정에서 이루어진 개혁은 단지 농지개혁만 소개하고 북한의 개혁에 대해서는 친일파 축출, 토지개혁, 중요산업 및 각종 자원의 국유화 등을 소개하여 북한의 개혁이 훨씬 더 잘 이루어진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 

▲ 금성출판사(370p~371p)
▲ 천재교육 교과서(308p)
▲ 천재교육 교과서(301p)
▲ 천재교육 교과서(311p)
▲ 리베르출판사(339p)
▲ 리베르출판사(367p)
▲ 동아출판사(272p)
▲ 동아출판사(273p)

위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6종의 한국사 교과서에 서술된 대한민국의 건국과 농지개혁, 북한의 건국과 토지개혁은 다양성이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순서의 차이와 용어 선택의 차이가 조금 있을 뿐, 표절했거나, 한사람이 썼다고 보일 만큼 대동소이 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남북이 분단되어 가장 이질화 된 것이 있다면 역사분야이고, 특히 근현대사는 왜곡을 넘어 김일성 일가의 가족 스토리로 날조되었다. 북한은 이러한 역사관을 주체사관으로 명명하고 남북한의 근현대사를 김일성과 그 일가족의 혁명역사로 명명하여 새롭게 재창조하였으며, 국제적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왜곡하여 서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역사학자들이 북한의 서적들을 베껴 쓴 것처럼 보이는 내용을 교과서에 실어서 왜곡된 내용들을 사실인양 전달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남북한은 아직도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와 수령왕조 세습 사회주의 체제로 대결 상태에 놓여 있고 북한의 정치, 경제, 문화 권력을 장악한 수령왕조 세습 세력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파괴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그런데 가장 감수성이 풍부하고 세계관과 가치관이 정립되어 가는 시기의 청소년들이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과 역사적 진실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왜곡된 사실들을 배움으로써 우리 스스로 반(反)체제, 반(反)자유주의, 반(反)시장주의 세력들을 양산한다면 대한민국은 얼마 가지 못해 스스로 무너지게 될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자신의 역사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못하는 국민이 어떻게 자기 민족의 정통성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며, 그러한 국가와 체제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켜지겠는가? 

경제적으로 부유하다고 좋은 나라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의 정당성에 기초해서 올바른 역사를 창조해 온 선대 세대에 대한 자부심과 정통성을 지키려는 의지를 가진 나라가 강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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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2015-11-21 11:23:12
언론이 주장한 삿진에 대한민국은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이 있고
전혀 북한 찬양내용 없는데 어디서 거짓말을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