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론마저 등돌린 SDJ, 소송에 올인?
일본 여론마저 등돌린 SDJ, 소송에 올인?
  • 김태일 기자
  • 승인 2015.11.27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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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경영권 분쟁] 일본 여론 동요 위한 과감한 행보 단행했으나 오히려 반감만 확산

지난 7월에 촉발된 롯데의 경영권 분쟁이 4개월을 넘어가고 있다. 형제의 지리멸렬한 경영권 공방은 이제 여간 자극적인 이슈를 꺼내들지 않는 이상 국내 여론의 주목을 받기 힘든 상황까지 왔다.

이런 상황을 간파한 듯 신동주 전 부회장은 본인의 무대를 일본으로 옮겼다. 시내 면세점 재승인 결과 발표라는 롯데에게 중차대한 일이 있었지만 그는 이틀 전 일본에서 대대적인 기자 회견과 주요 매체를 통한 단독 보도를 단행했다.

연이어 한국 내 추가적인 소송까지 진행하며 광폭 행보를 보였지만,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을 반복하며, 기업에 끼칠 영향은 괘념 치 않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의 모습에 양국 내 평가는 냉혹했다.

면세점 재뿌리기에 동어 반복만… 일본에서도 반감 확산

일본 여론을 움직이기 위한 신동주 전 부회장의 행보는 과감했다. 지난 12일 면세점 결과 발표를 이틀 앞두고 일본 및 한국 언론에 기자회견 진행을 통보했다. 일본에서 30년 가까이 사업을 하며, 모국어도 일본어인 신전부회장은 자신감 있게 단상에 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국내에선 면세점 사업 재승인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골적인 의도를 드러내며 기자회견을 연 신전부회장 측에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외부 사람들이 봐도 울화통이 터지는데, 실제 면세점 직원들의 기분은 더 심했을 것”이라며 “기업이 어떻게 되든 저렇게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것을 보고 주변에서도 비판이 많았다.” 고 언급했다.

일본 쪽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일본의 유력 시사 주간지인 ‘주간 아사히’는 ‘해임된 장남의 소심한 반격’이라는 기사를 통해 신전부회장의 기자회견을 신랄히 비판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기자회견에서 신전부회장이 “7월 이후로 동생이 아버지와 나에게 얼굴을 비추고 있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하자 기자가 “10 월에 아버지의 병실에 면회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신전부회장이 "병실에서는 만났습니다"라고 횡설수설을 했다는 것. 마치 신총괄회장 건강검진 거짓 논란, 전 비서실장 변호사 사칭 논란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또한, 주간 아사히는 기자회견 당일 기자들이 추가적인 정보를 요청하자 신전부회장이 의뭉스러운 답변만 했다며 “’나의 복귀가 회사에 중요하다’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보고 있으면 불안한 정도의 소심한 반격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여론전 한계점 봉착, 소송 위해 총력 펼치나?

한편 일본 소송 이후 곧바로 총괄회장 법률 대리 담당 법무법인 두우에서 발표한 국내 롯데그룹 7개 계열사 대표 이사 형사 고소가 이어졌다. 일본과 한국 양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소송전을 통해 신동빈 회장을 압박하고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24일,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이라는 일본어 웹사이트를 개설하며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을 실었다.

롯데家 형제간 분쟁이 양국을 넘나들며 전개되자, 이 사태를 바라보는 각국 대중의 피로감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일본 여론을 움직이기 위한 신동주 전 부회장의 활동은 양국 내 반감을 더욱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부끄럽게도 앞서 언급한 주간 아사히는 이번 일을 두고 ‘한류 드라마와 같은 (재미있는) 볼거리’라고 평했다.

형제의 경영권 분쟁 결과와는 별개로, 현재와 같은 여론전과 소송전이 장기화될 수록 한국과 일본 내의 ‘롯데’의 입지는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한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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