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6·25전쟁 지휘 이렇게 했다
이승만, 6·25전쟁 지휘 이렇게 했다
  • 정재욱 기자
  • 승인 2015.12.1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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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6·25전쟁 시 대한민국 정부의 전쟁지도>, 남정옥 著,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우리 정부는 현재 국가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국가안보실을 두고 있다. 전쟁과 같은 급박한 상황에 대처해 정부와 군(軍) 조직을 효과적으로 통합 지휘·관리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로, 지난 8월 북한의 지뢰 도발로 인한 남북 대치처럼 국가안보 위기가 발생할 경우 청와대 지하벙커에 구축된 위기관리센터에서 상황을 지휘한다.

지금부터 65년 전인 지난 1950년에 발발한 6·25전쟁 시기에는 이렇다 할 국가 컨트롤 타워가 없었다. 국가가 성립된 지 고작 2년이 지나 국방 체제도 이제 막 정립해가던 때였기 때문에 정부와 군 수뇌부가 북한의 갑작스러운 남침에 당황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6·25전쟁 초기 비겁하게 행동했다는 오해가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6·25전쟁 전반에 걸친 이승만 대통령이 영도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전쟁 지휘 사항을 포괄적으로 점검한 최초의 보고서로, 당시 정부가 ‘전쟁 지도(指導)’를 어떻게 수행했는지를 조사한 국방부의 정식 자료다.

국내외 사료의 철저한 고증을 통해 전쟁 이전 건국 초기부터 전쟁의 발발과 수행, 휴전에 이르는 전 과정의 세세한 상황이 기록됐기 때문에 향후 또 다른 위기 상황에서의 참고 자료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근현대를 다룬 역사서 역할도 가능하다. 저자는 남정옥 군사편찬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6·25전쟁사 1~11권>를 집필한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의 6·25전쟁 전문가이다.

기습 남침을 당한 후 이승만 대통령과 대한민국 정부가 수행한 외교·군사·경제·사회 분야를 망라한 전쟁 수행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무엇보다 인민군의 남침 초기 사흘간의 이승만 대통령의 일정을 시간대별로 세밀하게 추적하여 이 대통령이 전쟁이 나자 비겁하게 국민을 팽개치고 도주했다는 식의 좌익들의 공격이 얼마나 거짓이고 허위였는지를 적나라하게 밝혀낸 역작이다.

또 전쟁지도본부와 군사지휘본부를 형성했던 정치 및 군사지도자들의 인사문제도 다뤄졌다.

전쟁 초기 우리 정부의 대응은 이승만 대통령의 전시(戰時) 외교와 국방부 및 군 수뇌부의 군사상의 작전 지도로 분담돼 진행됐다. 물론 국가 원수 및 군 통수권자였던 이승만 대통령이 대내적으로도 국무회의와 군사경력자 회의를 소집하며 총괄했지만, 주로 무초 주한 미국대사, 맥아더 미 극동군사령관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며 미국을 한국 전선으로 끌어오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주미대사관을 통해서는 트루먼 미국 대통령을 압박하여 미국의 참전을 이끌어냈다.

이 책은 이승만 대통령의 전쟁지도의 핵심은 북진 통일, 전쟁수행 방식은 총력전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서울 수복 후 38도선 돌파명령, 압록강 및 두만강으로의 진격, 국군 단독 북진 등이 이 전쟁 목표에서 나온 정책들이었고, 소년지원병·학도의용군, 국군 및 유엔군 통제하의 유격대, 대한청년단, 지게부대인 노무자 등이 총력전의 사례들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쟁 발발 14일 만인 7월 8일 전라남북도를 제외한 전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 정일권 육해공군 총사령관이 계엄사령관을 맡도록 했고, 국회는 국회의장, 부의장, 국회의원 7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 각 분야에 걸친 긴급조치를 추진, 국군의 전쟁 수행을 지원했다.

이 책은 이 외에도 군단의 창설, 사단 및 연대의 재편성 등 당시 전시 상황에서 전력 강화를 위해 긴급하게 행해졌던 군 편성과 인사 과정, 그리고 휴전을 앞두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낸 이승만 대통령의 ‘벼랑끝 외교’의 과정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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