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락방의 베토벤
[책소개] 다락방의 베토벤
  • 미래한국
  • 승인 2003.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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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신익 著, 김영사 刊, 2003외로움으로 볼 때 나의 삶은 아직도 고독의 연속이다. 슬픔의 눈으로 볼 때 지난날들은 처절한 투쟁의 연속이었다. 감사의 눈으로 볼 때 지난날은 기적의 연속이었다. 사랑의 눈으로 볼 때 나는 남들 못지 않게 행복한 사람이다. -서문 중에서-한국 최초의 예일대 음대 교수이자 이색적인 연주회 기획자로 유명한 함신익 씨(46·대전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자전적 에세이 ‘다락방의 베토벤’이 출간됐다. 가난한 개척교회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미국을 이끌 차세대 지휘자 5인방에 선정되기까지 그의 고난과 열정, 신념이 담겨 있다. 1983년 건국대 음대를 졸업, 단돈 200달러를 들고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간 함 씨는 강의실에서 새우잠을 자고 다른 학교에까지 가서 청강을 하면서 음악의 명문인 이스트만 음대 박사학위를 수료한다. 88년 재학 당시 유능한 연주자를 모아 ‘깁스 오케스트라’를 창단하는데 이는 지금도 이스트만 음대의 전설로 남아 있다. 단원들에게 돈 한푼 줄 수 없는 형편이었던 그는 연주 장소도 없이 1년 동안 길거리 연주를 한 끝에 ‘깁스 오케스트라’를 70명 규모의 프로연주단으로 키워냈다. 이때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아내(위니)로 어려운 살림에 잡채 불고기 등 한국 음식을 준비해 성의껏 대접하며 단원들을 도왔다. 당시 깁스 오케스트라의 성공을 보도한 지역 신문의 제목은 ‘만찬을 위한 연주(Playing for their Supper)’였다.맡는 오케스트라마다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는 ‘오케스트라 부흥사’ 함신익 씨. 미국 텍사스 주 애벌린 시는 애벌린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로 지역문화 활성화에 앞장선 이 동양인 지휘자를 기려 ‘함신익의 날’을 선포하기도 했다.지난 2001년 대전시향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함 씨는 축구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지휘봉을 든 파격적 연주회와 댄싱파티, 광고 출연 등 ‘튀는’ 활동으로 국내 클래식계에서도 신선한 화제를 모았다.이 책에서 볼 수 있는 저자의 지휘자론은 특히 흥미롭다. 그는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의 얼굴인 동시에 ‘관광 가이드’ 역할까지를 해내야 한다고 말한다. 오케스트라의 마케팅을 위해 직접 홍보 전선에도 나서야 하고 친절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해 최대한의 관객만족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원들에게 지휘자는 음악행위의 리더일 뿐만 아니라 조직관리의 CEO와도 같은 존재라고 강조한다. 관(官)이 떠받치는 상태에서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자생력 약한 한국의 지역오케스트라에 대해서는 “한 시간 이내 거리에 떨어져 있는 지방 영세 오케스트라들이 서로 힘을 모아 우량 오케스트라 하나로 거듭나는 건 어떨까.”라는 조언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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