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 합의 성공을 비는 미국
위안부 문제 합의 성공을 비는 미국
  • 미래한국
  • 승인 2016.01.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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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 한일 위안부 문제와 미국

‘소녀상’ 동상이 일본 대사관 밖에 있는 것은 외교 규범과 예의에 어긋나는 것 

도널드 커크  전 뉴욕타임스 특파원·미래한국 편집위원

한국과 일본 외무장관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들의 성(性) 노예가 되었던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 방안에 합의한 것보다 미 국무부를 기쁘게 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미 외교관들은 마침내 한일 양국의 협상가들이 미국의 중요한 두 동맹인 한일 간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었던 문제를 제거했다고 믿고 있다. 

이 합의에 대한 기쁨은 미 국방부까지 퍼져 있다. 국방부 관리들은 군사적인 면에서 한일 간의 협력이 늘어나기를 간절히 기대해 왔다. 이들은 한미일 3자 동맹과 같은 것을 생각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적어도 한미일 3국의 군대가 훈련을 같이 하고 정보와 전문지식을 교환하는 등의 긴밀한 공조는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일 관계의 해빙을 반대하는 데 목숨을 건 세력들의 대응에 불편해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을 상상해보라. 태평양전쟁이 발발하기 오래 전부터 일본의 식민통치 하에서 한국인들이 겪었던 착취의 아픔으로 한일 양국은 관계 개선을 위해 넘어야 하는 차이들을 절대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이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서울에 소재한 일본 대사관 정문으로 이어지는 좁은 거리에 세워진 ‘소녀상’이다. 미국의 시각으로는 이 동상이 왜 그곳에 있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과 다른 문제들의 상징인 이 동상이 일본 대사관 밖에 있는 것은 외교 규범과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서울이나 다른 나라의 수도에 있는 외국 대사관에서 이처럼 가까운 곳에 그런 동상을 세운다는 것을 누가 상상할 수 있겠는가? 

미 관리들은 이 동상을 둘러싼 논란으로 한일 양국의 합의가 깨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이 동상의 제거를 강력히 요구하며 일본 대사관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이 동상 문제로 위안부들에게 약 800만 달러의 보상금을 주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일본이 이 동상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존재를 인정하면서 이보다 더 중요한 한일 양국의 상호협력이 필요한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나갈 가능성은 있는가? 

민감한 현안이 된 ‘소녀상’ 동상 

유감스럽게도 미국에 거주하는 일부 한인들도 한일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방해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들은 북한에 동조하고 한미동맹을 반대하는 좌파 세력들과 연대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과거의 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과 상관없이 한국과 일본의 관계 회복은 북한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한일 양국이 영원한 원수로 남아 있기를 바라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다른 영향력이 있는 목소리들은 한일 양국의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 방안 합의를 극찬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미국인들은 이를 모르고 있다. 이 합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위안부 문제의 비극을 기억하는 기념패와 기념비를 뉴저지, 미시간, 캘리포니아에 세워왔다.

일본 외교관들은 이에 대해 불평하지만 한인계 미국인 유권자들과 기부자들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이를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일부 한인들은 위안부들이 겪은 아픔이 미국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 실리기를 바라고 있다. 

▲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문제 합의로 양국 관계가 개선돼 한미일 3국의 군사, 정보 등 협력이 늘어나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희망세상뉴욕 모임’ 소속이라고 밝힌 시민 10여 명이 한일 정부간 위안부 협상의 무효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조심스럽게 기다리는 미국 

고통 받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강조하는 것은 모든 곳에서 동정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한국 내 반대 세력들처럼 일부 한인계 미국인들은 이 이슈를 자신들의 좁은 목적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

그들은 북한의 3대 원수인 한국, 미국, 일본을 적대시하는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면서 한미일 3국이 과거의 잘못들은 역사에 맡기고 과거를 넘어 앞으로 전진해나가는 것을 막는 쉬운 방법으로 이 이슈를 보고 있다. 

미국에서 한국 사정을 면밀히 관찰하는 미국인들은 많지 않다. 정부나 싱크 탱크 혹은 좌파 성향의 교수들이 대다수인 대학에서 한국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이번 한일 양국의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 방안 합의에 희망을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약속문인 이번 합의가 발표되자마자 발작적으로 이 합의를 비난하는 것을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미국 관리들은 자신들이 이 이슈에 대해 말을 많이 하면 미국의 ‘개입’ 혹은 지나친 영향력 운운하며 사람들에게 비판할 구실을 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일본이 위안부 동상의 제거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이번 합의가 무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다.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모두 이번 합의에 대한 분위기는 ‘조심스럽게 기다리는 것’이다. 

Washington Prays for Deal's Success Despite Protests from Pro-North Foes

WASHINGTON=The State Department could not have been happier about the agreement reached between the foreign ministers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Japan on the comfort women who served Japanese soldiers during World War II.

At long last, U.S. diplomats believed, negotiators had removed the bitterest of major impediments to smooth relations between these crucial allies of the United States.

Euphoria over the agreement extended to the Pentagon, where Defense Department officials eagerly looked forward to increased cooperation between Korea and Japan on military issues. It would be premature, they realized, to think of anything like a trilateral alliance, but at least they believed that Korean, Japanese and U.S. military officers could cooperate closely on exercises, intelligence and exchange of information and expertise.

Imagine, then, the growing disillusionment over the response by forces dedicated to opposing warm relations between Korea and Japan.  By now the fear is that perhaps the two sides will never manage to overcome the differences that have prevented relations between them to improve after years of recriminations among Koreans over Japanese colonial rule and exploitation of Koreans, both men and women, in Japan and overseas dating from well before the outbreak of war in the Pacific. 

Probably the most physically visible sign of the difficulties is the statue of an innocent young Korean girl across a narrow street from the entrance to the Japanese embassy in Seoul. It is difficult, from the vantage of Washington, to see why the statue has to remain there.

A symbol of the suffering of the comfort women and so many other long-running issues, the presence of the statue outside the Japanese embassy gates violates diplomatic norms and courtesies. Who can imagine such statues in close proximity to other embassies in Seoul or other national capitals?

U.S. officials would hope, however, that the controversy over the statue would not be a deal-breaker. Much as the Japanese object to the statue, should its existence within constant view of the embassy keep Japan from carrying out its side of the bargain that calls for the Japanese government to set up a fund of one billion yen, more than $8 million, for the benefit of the comfort women?

Is there any chance the Japanese can learn to live with the statue, to accept its presence as unavoidable while moving on to much more important issues of mutual cooperation on current issues?

Sadly, inside the U.S., outspoken Korean residents also seem anxious to undermine all signs of Korean-Japanese rapprochement. Some of them have allied with leftist forces sympathetic with North Korea and opposed to the U.S. alliance with South Korea.

To them, regardless of the arguments for overcoming past differences, reconciliation between South Korea and Japan poses dangers for North Korea, which clearly would like to see the South and Japan at perpetual odds with one another.

The New York Times and other influential voices have been full of praise for the agreement, but most Americans are not aware of it. Foes of the deal have been strong enough to make certain that memorial plaques and monuments to the tragedy of the comfort women have been erected in New Jersey, Michigan and California.

Japanese diplomats have complained about them but can do nothing to withstand the influence of powerful blocs of Korean-American voters and donors. Some Koreans in California want the wrongs inflicted on comfort women to become part of high school history courses.

The image of the suffering comfort women inspires sympathy everywhere, but the sense is that some Korean-Americans, like members of opposition pressure groups inside Korea, are exploiting the issue for their own narrow purposes. They perceive an easy way to pursue an agenda that supports North Korean aims against the North's three leading foes, the U.S., Japan and South Korea, and find no advantage in moving on, in overcoming the past and relegating past wrongs to history.

They would like the issue to go on forever, or at least until the North accomplishes the greater goal of negotiating a peace treaty, getting all U.S. troops to leave and installing a sympathetic regime in Seoul.

Here in the U.S., not many Americans follow Korea closely. Those who do, in the government or at think tanks or even at universities where leftists dominate faculties, entertain hopes for the agreement's success. It is difficult to understand hysterical denunciations of a deal that seemed full of promise when first announced.

U.S. officials are aware, however, if they speak out too strongly they will only provide ammunition for those eager to seize upon any pretext for claiming American "interference" or excessive influence. As for the comfort woman statue, it's hard for anyone to believe the deal could break down over Japanese demands for its removal, but who knows?

At the White House, the State Department and the Pentagon, the mood is that of "watchful waiting." 

번역 이상민 미래한국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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