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신 재판과 언론의 기이한 침묵
박주신 재판과 언론의 기이한 침묵
  • 미래한국
  • 승인 2016.01.18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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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환의 법과 세상] 박주신 재판의 쟁점

한국 사회는 진실을 추구할 용기가 있는가?

차기환 변호사∙미래한국 편집위원

작년 1월부터 시작한 양승오 박사 등에 대한 공직선거법 재판도 어느덧 결심공판이 다가오고 있다. 사안의 핵심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가 2011년 12월 27일 현역에서 보충역으로 변경처분을 받을 때 사용한 2011년 12월 9일자 자생병원이 촬영한 MRI 및 엑스레이의 피사체가 박주신이 맞는가 하는 점이다.

양승오 박사 등 피고인들은 자생병원의 위 MRI와 2012년 2월 22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촬영하였다고 하는 MRI의 피사체가 동일 인물인 것은 인정하나 그 피사체가 박주신이 아니라고 다투고 있다.

검찰은 박주신이 2012년 2월 22일 세브란스병원에서 MRI를 촬영하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과 현장에 있었던 의사나 방사선사, 기자들의 증언을 제시하고 있다.

피고인들은 자생병원 MRI를 찍을 때 촬영한 엑스레이와 박주신 씨가 2011년 8월 30일 공군 입소 시 찍은 엑스레이 및 2014년 7월 31일 영국 비자 발급을 위해 찍은 엑스레이에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다는 점, 자생병원 엑스레이상의 치아와 박주신을 치료했다는 문준식 치과의사가 제시한 치근단 엑스레이가 서로 다르고, 문준식 치과의사가 박주신을 치료했다는 진료차트가 명백히 허위라는 점을 제시하면서 자생병원 엑스레이 피사체는 결코 박주신이 아니라고 다투고 있다.

문준식 치과의사가 박주신을 진료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병원에 있는 ‘두번에’ 프로그램(진료 및 보험급여 청구용 프로그램)에 입력하였다는 박주신의 보험증번호(11자리 숫자)가 당해 진료 당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박주신의 것으로 등록된 것도 아니고, ‘두번에’ 프로그램의 기능상 박주신의 것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결국 문준식은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박원순의 보험증 번호 또는 수년 후 취득할 지역의료보험증 번호를 수동으로 입력하여 11자리 숫자를 다 맞췄다는 것인데, 이는 사후 조작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다(11자리 숫자를 입력하여 맞을 확률은 1천억분의 1이다).

문준식 치과의사는 2011년 12월 9일자 자생병원 엑스레이에 이미 왼쪽 아래 사랑니와 그 앞의 어금니가 상실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2014년 2월 왼쪽 아래 사랑니를 발치했다고 차트에 기록하는 등 도저히 실제 진료했다고 볼 수 없다.

이제 엑스레이의 차이점을 보자. ① 자생병원 엑스레이, ② 공군 액스레이와 영국 비자용 엑스레이를 비교할 때 쉽게 눈에 띄는 차이점을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 표 : 위 차이점 이외에도 중요한 것이 더 있고 그것은 감정절차에서 드러날 것으로 예상한다.
▲ [그림 1]
▲ [그림 2]

박주신의 제1흉추의 극상돌기(Spinous Process)는 위 그림2와 같이 오른쪽(의사들이 오른쪽, 왼쪽 할 때에는 환자 기준이므로 글을 보는 사람의 기준과 반대임을 유의해야 한다)으로 휘어졌고 자생병원 엑스레이 피사체의 제1흉추 극상돌기는 그림 1과 같이 정방향이다.

이에 대하여 대한영상의학회장을 지낸 서울대 영상의학과 강흥식 교수는 그러한 차이는 촬영 자세, 촬영각도의 차이일 뿐이므로[자생병원 엑스레이는 척추를 촬영하기 위한 것(AP)이고 공군은 흉부(특히 폐)를 촬영하기 위한 것(PA)이다]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다시 영상의 박성훈은 단순히 제1흉추의 극상돌기만 차이가 있다면 그런 해명이 있을 수 있으나, 제7경추의 극상돌기 모양도 달라 촬영자세나 촬영각도로 해명이 불가능한 차이점이 있다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이제 그것을 살펴 보자.

▲ [그림 3]

자생병원 피사체의 제1흉추 극상돌기는 정방향이고 끝이 아래를 향하고 있고, 제7경추의 극상돌기는 오른쪽으로 휘어져 있다.

▲ [그림 4]

박주신의 공군 엑스레이상 제1흉추 극상돌기는 오른쪽으로 휘어져 있고 제7경추의 극상돌기는 정방향 위쪽을 향하고 있다.

이제 강흥식 교수의 주장대로 공군 엑스레이 피사체에 대한 촬영각도를 조절하여 또는 촬영하는 피사체의 몸을 움직여서 제1흉추의 극상돌기의 방향이 정방향이 되도록 조절하여 보자. 당연히 제7경추의 극상돌기는 왼쪽(독자의 오른쪽)으로 돌아가야 정상이다. 자생병원의 피사체의 경우 제1흉추의 극상돌기가 정방향일 때 제7경추의 극상돌기의 방향은 오른쪽(독자의 왼쪽)이다.

사람이 로봇이나 레고 장난감처럼 그 뼈마디 마디를 자유자재로 돌릴 수 없는 이상 공군 엑스레이의 피사체의 촬영각도나 촬영하는 몸의 방향을 바꿔 자생병원의 엑스레이 피사체의 제1흉추, 제7경추의 극상돌기 모양이 나올 수 없다. 이것은 의학의 문제가 아니라 물리법칙의 문제일 뿐이다.

위 문제는 한국의 전문직업인들이 자신이 속한 학회나 사회적 친분 등에 관계없이 의학적 과학적 진실을 추구할 양심과 용기가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이다. 필자는 검찰이 추천한 감정위원들이 위 문제에 대하여 무엇이라고 의견을 낼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또, 위 문제는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극상돌기에 대한 약간의 지식만 습득하면 기자들도 물리법칙과 상식에 따라 충분히 추적하여 보도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한국 언론들 대다수는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진영 논리에 빠진 것인지, 유력 대선 후보인 서울시장의 눈치를 보는 것인지 또는 언론 종사자들의 나태나 선입견 때문인지, 또는 진실을 추적할 때 밝혀질지도 모르는 결과를 애써 외면하려는 것인지 또는 다른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필자는 알 수가 없지만, 대부분의 언론이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감정인들의 감정 결과가 나올 것이다. 진실을 향한 전문가, 언론인, 시민들의 목소리와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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