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기지에서 피폭당한 북한 수재들의 운명
핵기지에서 피폭당한 북한 수재들의 운명
  • 미래한국
  • 승인 2016.01.25 12:4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애란의 평양별곡]

100명의 북한 최고의 엘리트들, 핵기지로 끌려가 방사능 피폭 당해 90명은 사망, 10명은 신체 불구자로 전락.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멀쩡한 여성과 강제결혼 시켜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미래한국 편집위원

북한은 2016년 새해 첫출발을 수소폭탄 시험발사라고 명명한 4차 핵실험으로 시작했다. 북한은 36년 만에 열리는 조선노동당 7차 대회에서 아마 핵 강국을 선포할 것 같다.

수백만 주민이 굶어죽고, 전체 인구의 35%에 해당하는 주민이 심한 영양실조에 걸려 있으며, 일상적인 생명 연장을 위해 필요한 식수와 식량, 생필품과 의약품조차 부족한 상태에 버려진 채, 시한부적인 삶을 살아가는 수백만의 주민들의 생존권을 뒤로 한 채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왕조는 핵개발과 핵실험에 몰두해 왔다. 

북한에서는 핵개발을 위한 원자력연구소와 원자력대학(물리대학)들에 최고 인재들을 우선적으로 배치했고, 많은 수재들이 원자력연구소에서 방사능에 오염되어 비참하게 죽어갔다. 

필자의 동창생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꽃미남 배우인 이민호에 버금가는 외모와 뛰어난 수학 실력을 자랑하는 친구가 있었다. 북한에서는 대학 입시 계절이 오면 일반 대학보다 국방대학이나 물리대학 같은 군사 및 핵관련 대학들이 먼저 학생 선발을 한다. 

그 친구는 뛰어난 수학 실력과 화학·물리 실력으로 당시 내가 있던 도시의 전체 중학교 중에서도 뛰어난 수재였다. 졸업을 앞두고 그는 자강도 강계시에 위치한 국방대학에 추천되어 합격했다. 

국방대학에 합격한 후 그 친구는 장래에 대한 고민으로 한 달 동안 식음을 전폐할 정도였다. 

▲ 평안북도 영변의 원자로 같은 핵시설에 선 북한의 최고 엘리트들이 근무하다 방사능에 피폭돼 소리 없이 죽어가고 있다. 사진은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

핵기지로 끌려한 수재들 

국방대학은 군사무기와 핵무기 개발 기술자와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세운 대학으로, 이 대학을 졸업하고 엘리트로 인정받아 외국 유학을 다녀오면 대부분 군수공장이나 원자력연구소, 또는 원자력발전소 등에 배치되어 핵개발이나 군사무기 개발에 종사하게 된다. 

한국은 개인 의사에 따라 전공이 선택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 개인의 장래 희망에 대해 묻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가가 요구하는 곳에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것이 마음에 들든 마음에 들지 않든, 상관없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 

그렇게 국방대학이나 물리대학(사실은 원자력대학)에 끌려간 수재들은 졸업 후 원자력 연구소에 종사하면서 방사능에 피폭되어 육체가 완전히 망가지고 40세도 넘기지 못하거나 40을 갓 넘긴 상태에서 일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런 물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국방대학이나 물리대학에 추천받는 것을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통지서를 받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했다. 

평안북도 영변 분강 지구에는 세상에 널리 알려진 원자력발전소가 있고 분강물리대학(그곳 주민들은 원자력물리대학으로 부름)이 있다. 세계를 핵위협의 공포 속에 몰아넣는 북한의 핵개발 전초기지인 평북 영변의 원자력발전소에 대해서는 누구나 알고 있고 누구나 말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일하며 혹사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야기한 적도, 알려진 바도 없다. 

그동안 세계는 북한의 비참한 인권 상황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해왔고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에서 자행되는 비인간적인 인권 침해 사례들은 많이 알려졌지만, 원자력발전소라고 불리는 북한의 핵개발 기관에서 근무하다 방사능에 피폭되어 소리 없이 죽어가고 있는 북한 수재들의 비참한 실상에 대해서는 아직도 알려진 적도, 알려고 한 적도 없다. 

전 세계와 대한민국의 국민들과 정치인들은 핵개발에 동원되어 젊음을 잃어버리고 영혼을 잃어버리고, 만신창이 되어 살아가는 북한의 청년들과 수재들의 비참한 실상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이 남한과 전 세계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도 문제지만 북한 주민들의 생명을 얼마나 우롱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피폭자와 강제결혼한 여성들 

몇 년 전 평안북도 영변 군당위원회는 얼굴이 예쁘고 심성이 착한 여성들을 뽑아 국가의 핵개발사업에 참여했다가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신체적 장애를 입은 10여 명의 청년들을 장가보내는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영변군당의 알선으로 진행된 소개팅에 나온 청년들은 5년 전 분강물리대학을 졸업하고 행방불명 되었던 사람들인데, 5년 전에는 100여 명의 청년들이 집단적으로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나중에 나타난 사람은 10여 명 뿐이었다고 한다. 

영변군 당위원회는 선발되어 온 여성들에게 당의 명령으로 그 청년들과의 결혼을 강요했고, 여성들은 당의 요구에 의해 자신의 선택과는 전혀 상관없는 결혼을 강요당했다. 군당의 엄격한 심사로 선발된 여성들은 나라에서 권장하는 일이고, 당에서 직접 나서서 하는 일이니 국가의 혜택도 있을 것 같아서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당에서 추천하는 남성들과 배려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강제결혼의 결과는 너무나 혹독했다. 

영변군당에 의해 선발된 젊은 여성들은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당에서 강요하는 남성들과 강제 결혼을 하게 되었다. 영변군당 책임비서는 여성들에게 “지금 진행되는 일(강제결혼)에 대해서는 절대비밀이며 외부에 누설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다짐과 서약을 받았고, 여성들은 모두 그렇게 하겠노라고 맹세하고 결혼했다. 

하지만 그 여성들의 결혼생활은 지독한 고문이었고, 특히 밤이 되면 남편들이 사람 같지 않고 거대한 괴물같이 느껴졌다고 한다. 강제결혼 당했던 한 여성의 증언이다. 

“그냥 고자도 아니고 차라리 제 몸에 손이라도 대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흐르고 어떤 행동을 해도 남자의 성기는 반응도 없었어요. 그러면서 날이 밝을 때까지 잠을 재우지도 않고 이상한 장난질만 하니까 고통스러워서 미칠 지경이었어요.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밤 그런 일이 되풀이되다보니 저는 정말 말라 죽을 것 같았어요.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차라리 감옥에 가더라도 이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저와 함께 강제결혼 당한 모든 여성들이 모두 저처럼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어요.” 

▲ 김정은이 북한 4차 핵실험에 기여한 핵과학자· 기술자·근로자들에게 표창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방사능에 피폭돼 희생당하는 이들의 현실에는 관심이 없다.

이혼도 못하게 막아

영변 원자력발전소에서 일하면서 방사능에 의해 신체가 엉망이 된 남성들은 어제 있었던 일도 기억하지 못했고, 사흘이 지나면 거의 모든 것을 잊어버리곤 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일들, 특히 핵 기지에서 근무할 당시의 이야기들만 반복하면서 “그때는 내가 나라를 위해 큰일을 했고 먹는 것도 잘 먹었는데, 지금은 너(강제결혼 당한 여성)를 만나 잘 먹지도 못한다”고 불평을 늘어놓곤 했다고 한다. 

북한의 보위부 요원들은 수시로 여성들을 찾아와 남편이 하는 말을 절대 누설해서는 안 되며 비밀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협박하곤 했단다. 이런 사실들이 외부에 알려질 것이 두려워 이 여성들에게 이혼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이혼을 하겠다고 하면 노동단련대(교도소)에 보냈다는 것이다. 

문제의 여성은 감옥에 끌려가 어떤 고통을 당하더라도 남편한테 당하는 고통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 6개월간의 지옥 같은 노동단련대의 길을 택했다. 20대의 나이에 남부럽지 않은 미모를 자랑하던, 전도양양한 여성이 북한 당국의 강요에 의해 폐인으로 전락한 방사능 피폭자들에게 강제로 결혼하여 혹사를 당하고, 나중에는 범죄자로 취급되어 6개월간의 노동단련대 생활까지 하게 되니 정신적, 신체적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영변 분강지구 원자력발전소는 핵 기지이기 때문에 무조건 하루 3시간만 노동을 하며, 돌처럼 생긴 무엇인가를 가공하고 완성하는 작업을 하는데, 온 몸을 가리는 흰 옷에 방독면을 무조건 착용하고, 외부와는 무조건 단절하며, 외국인들이 자주 나타나고 그 때마다 더 감시를 받는다고 한다. 

방사능 피폭으로 사망, 정신박약, 질병 발생

처음 분강원자력대학(원자력물리대학)을 졸업한 건장한 청년 100여 명이 함께 그곳에 배치되었다. 3년이 지나서부터 죽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어느 날 10여 명만 남았지만 모두 이상한 병에 걸리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정신박약아가 돼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곳에서는 절대 5년 이상 근무를 할 수 없고, 1~2년이 지나서부터 신체에 알 수 없는(의학적 판단을 할 수 없음) 병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10명의 생존자들 중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걷지도 못하고 엉덩이(항문) 주변에 작은 산 같기도 하고 뿔 같기도 한 거의 1㎏ 정도 되는 납작한 혹이 돋아 있어서 변을 볼 때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도 있고, 나이가 30세도 안 되었는데 이빨이 다 빠져서 하나도 없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들 10여 명은 모두 지능이 떨어지는 저능아가 되어 바깥 출입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북한 핵은 북한 주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개발되었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침해되어 얻어진 결과물이다. 국제사회와 대한민국은 이제라도 북한 핵문제를 북한 주민에 대한 인권 침해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하루빨리 북한의 잔혹한 인권 침해 현장인 북한 핵개발 발전소와 연구소들을 당장 폐쇄하고 핵개발을 중단하도록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귤채 2016-02-13 15:59:00
불구자라는 표현은 비하용어 입니다. 불구자이라는 단어 대신 다른 단어로 사용하시기를 권장합니다. -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댓글봉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