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과 귀족노조와의 전쟁
청년들과 귀족노조와의 전쟁
  • 미래한국
  • 승인 2016.01.2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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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발언대] 민주노총과 1년 전쟁의 성과

힘들었지만 그래도 상대는 약해졌다. 올해엔 반드시 우리의 목표를 이룰 것 

2013년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다 그만두고 사회운동에 뛰어들어 나와 비슷한 또래의 청년 운동가들과 교류하게 됐다. 각 분야의 저명한 리더, 지식인들을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 김동근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 대표

이런 과정에서 머지않아 다가올 통일과 초고령화 사회를 준비하려면 시간이 촉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음 같아선 이 모든 문제들을 마법처럼 한꺼번에 해결하고 싶지만, 역량이 한정되어 있으니 현재 가장 중요하며 청년·대학생의 힘으로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정해 힘을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많은 동지들과 함께 대한민국청년대학생연합을 창립해 자유평화통일과 대한민국의 번영을 궁극적 목표로 정하고, 당면과제로서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전력투구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이번 기회에 노동개혁을 이루지 못하면 미래 세대가 감당해야 할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에 청년이 나서서 노동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노동개혁과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자신 있게 선포했으나 그 안에서도 세부적인 전문 분야가 수없이 많았고,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연구해도 모자란 방대한 규모의 주제였다. 그래서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들이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고 가장 어울리는 일을 찾아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결심했다. 

미래 세대 위해 청년이 노동문제 해결에 나서 

청년 일자리 문제의 원인은 크게 산업구조적 요인, 교육구조적 원인, 규제 요인, 노동시장 구조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개혁을 집 짓는 일에 비유할 때 나머지 3가지 요인은 집 자체를 수리하고, 지붕을 교체하는 등의 일이라면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집수리를 원천적으로 하지 못하도록 내 팔다리를 잡는 세력과 싸우는 일이다. 

아무리 많은 청년들이 모여도 평생 일자리 문제를 연구한 교수 한 명의 지식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그러나 청년 일자리 창출을 방해하는 요인과의 싸움에서는 대한민국의 그 어떤 강자보다도 피해 당사자인 청년들의 목소리가 절실하고 효과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귀족 노조, 거대 노조와의 투쟁을 결심했다.

이들은 앞으로는 인권·민주·평화의 가면을 쓰고 있지만 실상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온갖 악행을 서슴없이 행하며, 같은 노동자 간에도 계급을 나누고 있다. 그리고 이미 실패한 구(舊)시대 이념으로 무장해 국가와 기업뿐 아니라 청년과 노동자의 미래까지 어둡게 하고 있다. 

청년 대학생들은 강성 노동운동계가 초래한 피해를 미래에 가장 많이 감당해야 하는 세대로서 이들을 반대할 명분을 갖고 있다. 특히 노동운동계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약자나 피해자를 이용한 ‘간판 세우기’가 통하지 않는 대상이기 때문에 이들을 개혁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 1년간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 앞에서 매달 기자회견을 벌이며 투쟁을 전개했고, 그 과정에서 함께 청년 일자리 문제를 위해 싸우는 수많은 청년단체들을 알게 됐다. 

항상 어떤 사안이 있으면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끼리 뭉쳐야 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외친다. 그러나 이것만큼 어려운 일도 드물다. 뭉치는 것도 어렵지만 시작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렵고, 그것이 지속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 지난 1월 20일 오전 한국노총 앞에서 노동시장개혁촉구운동본부 관계자들이 한국노총의 9·15 노사정 대타협파기 선언을 규탄하고 있다.

대화 제의에 1년 동안 묵묵부답인 민노총 

하지만 2015년 새 시대의 청년들은 이 어려운 일을 해 냈다. 지난 1년간 열 팀이 넘는 청년단체들이 때로는 뭉쳐서, 때로는 각자의 위치에서 활동했고, 청년들의 이런 활동은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많은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줬다. 지난 1년간 여론을 바꾸고 노동시장 문제에서 기존 문제 해결의 당사자를 자처했던 노사정을 넘어 청년이라는 새로운 당사자가 떠오르게 하는 데에 많은 역할을 했다. 

필자의 경우 민주노총과의 투쟁에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집중하며 릴레이 1인 시위와 매월 기자회견을 진행해 왔다. 때로는 고성이 오간 일도 종종 있었고 서너 명의 노조원들이 나를 둘러싸고 조롱한 일은 있었지만, 민주노총이 우리의 대화 제의에 공식적으로 응답한 적은 1년이 넘도록 한 차례도 없었다.

평소 민주노총이 투쟁 대상을 비판할 때 늘 소통의 부재를 지적하던 것을 감안하면, 막상 정문 앞에 찾아와 대화하자는 청년들을 한 해가 지나도록 외면하고 있는 민주노총의 행태는 마치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점들도 발견되었다. 

첫째, 재정문제는 시민사회가 겪는 어려움의 단골 메뉴일 것이다.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구성원들이 아르바이트와 사업, 학점관리를 병행해야 했다. 물론 젊은 나이에 아르바이트 몇 개 하는 것이 힘들다고 징징대는 나약한 청년들은 우리 동지들 중엔 없다.

다만 짧은 1~2년간 노동개혁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이루려면 압축해서 많은 업무적 성과를 이뤄 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전문성을 함양하고 좀 더 투쟁에 몰입 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리하여 2016년엔 자생사업 성공을 통해 더 많은 청년들이 진짜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자 한다. 

둘째, 인원 확충이다. 많은 시민사회가 각자 다른 목표를 지향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모두의 공통된 목표가 하나 있다. 바로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갖고 활동하는 사람을 최대한 많이 만드는 일’일 것이다. 

온라인에는 수많은 청년들이 우리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지지해 주지만, 실제 행동하는 사람은 그 중 일부에 불과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엔 전국 총학생회를 일일이 순회하며 우리와 함께 할 뜻 있는 청년들을 설득하고자 한다.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새해에는 반드시 노동개혁이 성공하고 청년실업문제의 숨통을 틔울 수 있도록 더 정진할 것이다. 엄밀히 말해 노동개혁 실패로 우리는 2015년 원하는 바를 성취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 한 해 많은 경험과 인프라, 그리고 함께하는 동지들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상대는 더 약해졌다. 올해엔 반드시 우리의 목표를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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