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에 도전했던 그리스 청춘들
모험에 도전했던 그리스 청춘들
  • 미래한국
  • 승인 2016.02.05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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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귀의 고전 읽기] 아폴로니오스 著, <아르고 호 이야기>

박경귀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아르고 호 이야기>는 왕자 이아손의 다양한 모험과 극복 과정을 담고 있다. 이아손은 그리스 북부 텟살리아의 이올코스의 왕 아에손의 아들로 태어났다.

하지만 아버지 아에손은 숙부 펠리에스에 의해 왕위에서 쫓겨난다. 이아손이 성장한 후 적통의 왕위 계승을 주장하자, 펠리에스는 이아손에게 흑해의 동쪽 지역 콜키스에 있는 황금양피를 가져올 것을 요구한다. 

이것은 이아손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시험에 다름없었다. 당시 그리스에서 지중해를 건너 흑해의 끝 콜키스까지 가는 것 자체가 죽음의 항해 길이었다. 또 태양신 헬리오스의 아들이라 자처하는 용맹하고 잔인한 아이에테스 왕이 황금양피를 순순히 내줄리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황금양피는 콜키스의 신성한 숲에 잠들지 않는 용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다. 

이아손은 그리스 전역에서 영웅들을 모집한다. 헤라클레스, 카스토르, 폴뤼데우케스, 오르페우스, 펠레우스, 텔라몬 등 그리스 각지의 영웅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55명의 영웅들은 아르고 호에 승선하여 거친 항해와 갖은 험난한 시련을 모두 이겨내고 결국 황금양피를 탈취하여 그리스로 귀향한다. 그 과정에서 이들의 임무 완수에 큰 힘이 된 아르고 호의 리더 이아손과 콜키스의 공주 메데이아의 러브 스토리도 흥미를 돋운다. 

이 작품은 그리스인들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해양 모험담의 대표작이다. 당대의 세상 끝까지 항해하는 일은 당시 그리스인들에게 식량과 주석을 구하기 위한 필수적인 고역이었다. 

그리스의 척박한 자연 환경은 영웅 탄생을 요구했다. 아르고 호의 행로 또한 지금의 흑해, 도나우 강, 아드리아 해, 이탈리아의 포 강과 론 강을 건너 이탈리아 서쪽 바다와 북아프리카 해안, 크레테 등지로 동쪽과 서쪽의 끝과 남쪽의 대륙을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스인의 통상과 군사항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오디세우스가 거친 귀향 행로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점으로 보아도 이들의 모험의 여정이 그리스인이 생존하고 삶의 터전을 확장하는 중요한 통로였음을 보여준다. 이것이 아르고 호의 모험이 그리스 청년들의 동경을 살 충분한 영웅적 스토리가 된 이유가 아닐까.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먹고 살기 위해 지중해 연안 각지에 식민지를 개척해야만 했던 고대 그리스인들. 기원전 2천여 년 전부터 그리스 청년들은 목숨을 건 모험을 동경하고 고난의 극복을 통해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페르세우스와 테세우스는 험난한 고난을 영웅적 활약으로 이겨내고 각각 티린스와 아테네의 왕이 될 수 있었다. 헤라클레스 역시 10여 년 동안 그 유명한 12고역을 다 이겨낸 후 비로소 천하제일의 영웅이 될 수 있었다. 

사실 페르세우스나 헤라클레스는 태생이 불분명한 혼외자였다. 그들은 흙수저보다 더 못한 존재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 제우스의 아들을 자처하고 목숨을 내건 모험을 이겨내며 신의 아들임을 입증했다. 이아손 역시 앉아서 왕위의 적자(嫡子) 계승만 주장한 게 아니라, 스스로 죽음의 모험에 나섰다.

이들은 거침없는 도전과 용기로 스스로 운명을 개척했던 것이다. 청춘이 힘겹지 않았던 시대가 어디 있으랴. 스스로 도전을 선택하고 결과를 책임지는 담대한 개척정신이 필요한 게 바로 우리 청년들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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