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제거가 최선의 방책
김정은 제거가 최선의 방책
  • 미래한국
  • 승인 2016.03.0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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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박사의 전략이야기]

김정은과 북한 주민을 구분하고 북한의 지배계층을 이간하는 것, 즉 우리의 전략은 김정은의 제거에 맞춰져야 한다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한국의 모호한 통일정책 

북한과의 지루한 싸움이 시작된 지도 70년이 넘었다. 그동안 수백만의 인명을 앗아간 열전(熱戰)이었던 한국전쟁도 3년 이상 지속된 적이 있었고, 있지도 않았던 ‘평화의 환상’ 속에서 한국 정부가 허송세월을 한 적도 10여 년 이상 된다.

통일을 위한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은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이런저런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목적과 방법을 분명하게 밝힌 통일정책은 이승만 정부와 박정희 정부의 “북진통일,” “멸공통일” 정도 외에는 없었다.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통일의 주체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대한민국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었고, 통일의 방법은 북한 체제를 제거해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명기하고 있었다. 북진 혹은 멸공을 통해 북한 체제를 대한민국 체제로 바꾸는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는 의미에서 모든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바른 통일정책이었다. 

이 같은 정책을 호전적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지만, 두 개의 체제가 평화적으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하나가 망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 건강한 두 체제가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예외 없이 전쟁이라는 수단이 동원되었다는 것이 분열과 통합에 관한 국제정치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다 아는 역사의 진리다. 

박정희 정부 이래 북한과 전쟁을 통한 통일은 수단으로서는 제외하고 ‘평화통일’을 목표로 삼게 되었다. 멸공통일이 ‘승공통일’로 바뀐 것인데 그것은 북한의 패배와 몰락을 전제로 하는 통일 방안이었다. 우리가 공산주의를 압도하고 승리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니 말이다. 평화적인 방법으로 하되 우리가 이겨야 함을 명기한 통일 방안이었다. 

그러나 그 후 대한민국 역대 정권들은 국제정치학자가 읽어봐도 무슨 소리인지 알기 어려운 통일 방법을 제시했다. 박정희 정권 이후 수많은 통일 방안이 나왔지만, 솔직히 말해 그것들은 통일 지향보다 ‘분단 관리’ 정책이었다. 

남북한이 공존하자는 것과 통일을 이루자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일이다. 국제사회에서 주권 국가로 인정받는 두 나라인 남북한이 평화적으로, 대등한 상태에서 통일을 이룬다는 것은 적어도 국제정치학의 이론과 실제에 존재한 적이 없던 상황을 그리는 것이다. 

북한의 분명한 통일정책 

북한의 통일정책은 실현 가능성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면, 현실 국제정치에 부합하는, 진짜 통일정책이었다. 김정일은 자신이 점령군 사령관으로 서울을 점령하겠다고 말했고, 김정은은 2015년 신년사에서 2015년을 “통일대전”의 해로 만들겠다고 호언했다. 

북한은 지난 70년 동안 하나의 정권이 지속적으로 통치한 지역이며, 이들은 통일을 위해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수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김정일이 했던 말이다. 

“나는 남한 점령군 사령관으로 가겠다. 1000만 명은 이민 갈 것이고 2000만 명은 숙청될 것이며, 남는 2000만과 북한 2000만으로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하면 될 것이다.” 

김정일은 통일된 한반도에 존재할 나라는 공산주의 국가이며, 순수한 공산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수천만 대한민국 국민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다고 공언했다. 

대한민국의 경제력과 종합 국력이 북한보다 강한데 그게 무슨 말이 되는 소리냐 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1972년 남북합의서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본 김일성이 교시한 말이다. 

“남조선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해서 부러워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우리가 만반의 전쟁 준비를 갖추고 있다가 일단 유사시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하게 되면 남조선의 발전된 경제가 다 우리 것이 된다.” 

김일성의 언급은 그 가능성 여부를 제외하면 국제정치 이론상 하자가 없는 말이다. 김일성은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하기 전에는 우리에게 평화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한 순간도 잊으면 안 된다”고 독려했다. 

북한은 결정적인 순간을 위해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면서도 전쟁 준비를 지속해 왔다. “핵을 만들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다”며 능청을 떨었고, 그 말을 그대로 되낸 대한민국 대통령도 있었다.

그래서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는’ 가난한 이웃에게 돈을 가져다줬다. 가장 심각해야 할 대북정책에 ‘우화’에서 유래한 이름이 붙은 적도 있었다. 그 말이 구체적인 플랜을 상징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멋있다고 ‘독트린’ 이라는 이름이 붙은 대북정책도 만들어졌다. 

우리는 지난 20년 이상 북한이 곧 붕괴할 것처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북한을 살려주는 온갖 정책을 만들고 집행했다. 북한이 붕괴되면 큰일 날 것이라고 말하는 정치가들도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을 붕괴시키기 위한 작업을 착착 진행했고, 다 죽어가는 북한을 살리기 위한 방법도 강구했다. 김정일은 한국 사람들의 정신과 이념을 혼탁하게 만들면 북한이 아무리 가난해도 남한을 굴복시키고 적화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밀어붙였다. 자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조선 인민들은 전쟁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총 몇 방만 쏘면 다 도망간다. 식량과 기름이 부족하지만 휴전선만 넘으면 남조선에 식량과 기름이 많이 있다. 이것을 사용하면 쉽게 남조선을 먹을 수 있다.” 

필자는 김정일의 말을 접한 직후 서울 북방 경기도 지역을 자동차로 관찰하고 다닌 적이 있었다. 웬 주요소가 그렇게 많던지, 이렇게 중요한 전략 지역에…. 아무리 자유민주주의 국가라 해도 이런 곳에는 주유소 사업 허가에 전략적 규제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최근 김정일이 생존했을 때보다 경기도 북부지역의 주유소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장경제가 알아서 조절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김정일의 발상은 말이 되는 소리였다. 

김정일도 죽고 천둥벌거숭이처럼 어린 김정은이 권력을 물려받은 후 그의 행보는 갈지자 같지만, 한 가지 분명한 논리가 있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빨리 핵무기 체계를 완성하자. 그리고 무슨 수를 쓰더라도 미국까지 날아갈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식자들이 북한이 미국과 싸우기 위해 저러고 있다는 무식한 말들을 해대고 있지만, 김일성 이래 김정은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대미 정책은 “미국과는 싸우지 않는다”는 한마디로 정리될 수 있다. 

북한은 오로지 한국과 싸워야 하는데 미국의 존재가 고민이다. 미국이 존재하는 한 북한은 대남 적화통일을 위한 전쟁의 결단을 내릴 수 없다. 그래서 북한은 끊임없이 미국에게 평화조약, 불가침협정,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에게도 방법이 있었다. 미국까지 날아갈 수 있는 핵미사일을 갖추면 될 일이었다. 미국이 로스앤젤레스에 북한 핵폭탄이 투하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도 미국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헌신해 줄 것이라고 믿는 한국인들이 혹시 있는지 모르겠다. 김일성이 아직 살아 있을 때 김정일이 한 말이다. 

“수령님 대에 조국을 통일하자면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마음 놓고 조국 통일 대사변을 주동적으로 맞이할 수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을 변화시키겠다고 한 것은 대북정책을 ‘레짐 체인지’로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사진은 김정은이 쌍방기동훈련을 직접 참관한 모습.

더 이상 기존의 대북정책을 지속할 수 없게 되었다 

나는 북한 지도자들을 본질적으로 혐오하지만, 그들의 전략적 사고의 탁월성마저 비하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미국까지 날아갈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이유는 미국이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기 위함이다. 김정은은 미치광이 같지만 아버지, 할아버지의 핵전략을 성실하게 따르고 있다.

아직 북한 미사일은 미국에까지 갈 수 없고, 북한은 핵폭탄이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한민국의 표적들을 마음먹는 대로 정밀 타격할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런 상황, 즉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완성할 시점은 우리 국방백서에 의하면 “금명간”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의 대북정책은 국제정치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던 허상을 좇는 것이었다. 나쁜 이웃이지만 불쌍하며 동족이니까 착한 마음으로 도와주면 마음을 바로잡고 선량한 사람이 되어 함께 살 수 있게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합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 상황을 쉽게 말하자면 그 불쌍한 이웃은 우리의 도움으로 잘살려고 노력하는 대신 권총을 샀다. 저들의 생각은 권총만 있으면 그들은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저들은 총알만 사면 되는데, 더 이상 방치할 경우 내일 모레쯤이면 우리는 실탄이 장전된 총으로 위협하는 이웃 앞에 대책 없이 노출될 것이 분명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2·16 국회 연설은 바로 절박한 상황에 이른 대한민국이 북한에게 총알을 살 돈까지 줄 수는 없다고 말한 것이다. 이제까지의 정책을 답습할 경우 우리는 곧 두 가지 대안밖에 남지 않을 상황에 이를 것이 분명하다. 

하나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빼앗기고 구차한 삶을 사는 상황이다. 조선이 일본에게 먹힌 것과 같은 꼴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실탄이 장전된 권총을 가진 북한에게 목숨을 걸고 대드는 상황이다. 우리 국민들은 두 가지 선택 중 어떤 것을 택할까? 2·16 선언은 이 같은 상황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직시하고 기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늦기는 했지만 올바른 결단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을 변화시키겠다고 했다. 그동안 회자되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로 대북정책을 바꾸는 것이며, 이는 수십 년 만에 다시 접하게 된 진짜 통일정책이라고 말해도 되겠다. 목표가 설정되었으니 이제 전략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독재체제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이며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상대만 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통일의 대상이 되어야 하기에 우리의 전략은 북한 체제를 종식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이 현실적이며 정교한 전략인가? 북한을 향한 전략을 수립하려면 우선 북한 체제의 속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은 21세기에 존재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봉건 왕조국가다. 김정은은 전제군주이고, 2300만 북한 주민들은 왕의 말 한마디에 목숨이 오가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아닌 존재들이다. 

김정은 정권의 레짐 체인지를 향한 전략 

김정은을 받들고 있는 북한의 귀족 집단 역시, 비겁한 충성을 통해 당분간은 호의호식할 수 있는 인간들이지만, 역시 김정은의 비위를 거스르는 날이면 그들 역시 파리 목숨에 불과한 시종들에 불과하다. 여기서 우리 전략이 나온다. 

우선 북한의 불쌍한 주민들은 우리가 구출해야 할 대상이다. 김정은 일당과 북한 주민을 반드시 구분해서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다음으로 김정은 곁에서 비겁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북한의 엘리트들이 김정은을 제거하거나 이반(離叛)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김정은과 북한 주민을 구분하고 북한의 지배계층을 이간하는 것, 즉 우리의 전략은 김정은의 제거에 맞춰져야 한다. 

적의 급소 혹은 전략적 중심(Center of Gravity)을 정확히 찾아내고, 그것을 정확히 공격해서 제거할 수 있는 것이 훌륭한 전략이다. 그동안 우리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들이 북한의 급소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예를 들어보자. 

1991년 쿠웨이트를 무력 점령한 이라크를 처벌하기 위해 미국은 이라크의 군사력을 궤멸 시켜 버렸다. 그때까지의 전략이론은 ‘적의 군사력’을 전략적 핵심으로 취급하던 사상에 영향 받고 있었다. 그래서 사막의 폭풍작전을 통해 이라크 군사력을 궤멸 시킨 후 미국은 이라크 국민들을 향해 “이제 이라크는 당신들 것이요” 라고 말했다. 미국의 걸프전쟁 전략은 클라우제비츠 식 전략 이론이 말해주는 진실을 그대로 추종한 것이었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군사력을 다 잃어버린 후세인이 몰락하기는커녕 오히려 자국 국민들을 화학무기로 무참하게 학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은 이때 독재국가의 전략적 핵심 혹은 급소(Center of Gravity)는 그 나라 군사력이 아니라 독재자 그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후 세계 도처의 독재국가를 상대하는 미국의 전략은 독재자를 제거하는 데 맞춰졌다. 레짐 체인지라고 불리는 이 전략은 적의 군사력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보다 훨씬 쉽고, 인간적이었다. 부시 대통령(43대)이 2005년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언급한 대로 미국은 이라크 전쟁이후 “죄 지은 자를 처벌하고 그렇지 않은 자를 보호”하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2003년 2차 이라크 전쟁은 후세인과의 싸움이었고 미국은 후세인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미국은 가다피, 오사마 빈 라덴 등 독재자들을 제거하는 데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의 대북정책 역시 레짐 체인지에 맞춰져야 한다. 박 대통령은 2월 16일 국회 연설에서 북한을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변화는 김정은 정권의 레짐 체인지를 통해 가능하며, 이를 위한 정교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미국의 학자들과 정책 결정자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해온 이야기를 우리는 뒤늦게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 전략을 오래 구상해 왔으며,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그래서 미국과의 연합 작전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김정은 정권의 레짐 체인지를 위해서는 심리전과 군사작전이 병행되어야 한다. 물론 가장 좋은 방안은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가 루마니아 국민들에 의해 제거된 것처럼 북한 주민들에 의한 김정은 정권 제거일 것이다. 

1인 철권 통치자가 지배하는 동토의 나라 북한에 균열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이 같은 목적의 일을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정부 기구를 보강해야 하며, 3만 명가량 되는 국내 거주 탈북 국민 역시 이 전략을 이행하는 데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세력이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정말 오래간만에 우리나라의 대북정책, 통일정책이 현실성(realism)을 되찾은 시점이 되었다. 이 마음 자세를 흐트리기 위해 국내의 온갖 불순 세력들이 준동할 것이다. 올바른 일을 위해 굳건히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도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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