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후보들의 대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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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싱턴=이상민 기자
  • 승인 2016.03.0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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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뉴스] 미국 대선과 북한 변수

미국 대선 후보들은 예외 없이 중국을 압박하여 북핵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

<편집자 주>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미국 대선에도 큰 영향을 줬다. 대통령이 되면 북핵 위협을 어떻게 대처하겠느냐가 핵심 질문으로 부상하며 대선 후보들은 이 질문에 답하느라 분주했다. 이를 통해 여러 이슈들 가운데 묻혀 있던 북한 문제가 떠오르며 각 후보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과 북핵 해결 방안들이 드러나고 있다. 공화, 민주 양당의 주요 대선 후보들의 대북관을 정리해본다. 

▲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테드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트럼프 : ‘김정은 암살 가능성’ 언급 

도널드 트럼프는 김정은을 미치광이(maniac)라고 부른다. 하지만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김정은을 칭송하는 듯한 말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트럼프는 1월 10일 아이오와주 선거 유세에서 북한 김정은이 대단하다며 “점수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정적들을 제거하고 정권을 장악했다는 이유에서다. 

“그(김정은)의 아버지가 죽었을 때 그는 25세, 26세의 어린 나이였다. 하지만 그는 어떻게 했는가? 고모부를 제거했고 장군들을 한 사람씩 제거했다. 문화적인 것일 수 있지만 그는 이렇게 해서 권력을 장악했고 지금 보스가 되었다. 믿을 수 없다.” 

트럼프는 “그(김정은)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이미 미사일과 핵무기를 갖고 있다. 우리도 이런 그와 게임을 할 수 없다”며 김정은을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제시하는 북핵 해법은 중국이다.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도록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 1월 11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그들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 중국이 없으면 북한은 먹을 수도 없다.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는 중국에 교역을 매우 어렵게 해야 한다. 우리는 중국을 흔들 수 있다”고 밝혔다. 

부시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도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행사해 핵을 포기하도록 압박해 왔지만 효과가 미약했다고 말하자 그는 “중국을 확실하게 압박하면 된다. 특히 중국과의 교역을 크게 압박하면 된다. 높은 세금을 부과하거나 교역 관계를 끊거나 하면 된다. 우리는 중국을 2분 안에 붕괴시킬 힘이 있다. 중국을 통제하는 미국의 힘을 낮게 평가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이란을 이용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월 6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가 이란이다. 우리는 이란과 핵협상하면서 이란에 요구한 것이 별로 없다. 이란이 북핵 문제에 개입해 북한이 뭔가 하도록 할 수 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란에 이런 요청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2월 10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중국이 이 자(김정은)를 빨리 사라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암살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묻자 트럼프는 “우리는 그보다 더 나쁜 것도 들어왔다”며 “이 자(김정은)는 매우 나쁜 녀석”이라며 암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크루즈 : 북한의 전자기파(EMP) 공격 우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북한 정권을 과대망상증에 빠진 미치광이(a megalomanical manic)라고 부른다. 크루즈는 이런 북한 정권에 제재를 느슨하게 하고 대화를 하겠다며 수십억 달러를 퍼준 클린턴 행정부와 북핵 문제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가진 아이오아주 선거 유세에서 “북한을 보면 이란이 어떻게 될 것인지 분명히 알 수 있다. 북한은 우리가 잘못된 길을 계속가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는 교훈이다. 클린턴 행정부는 대북 제재를 느슨하게 하고 북한에 돈을 퍼줬고 그 결과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했고 지금 우리는 수소폭탄을 가졌다며 과대망상증에 빠진 미치광이를 보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크루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무부가 당시 북핵 협상을 했던 웬디 셔먼을 이란 핵협상 책임자로 세운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유감스럽게도 이들은 본질상 똑같은 거래를 협상했다고 지적했다. 

크루즈는 지난 2월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북핵 문제를 언급하며 북한의 전자기파 무기(EMP) 공격을 밝혀 화제가 되었다. 크루즈는 북한 핵과 미사일 발사의 진짜 위험은 북한이 핵폭탄을 실은 위성을 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성이 미국 상공을 지나갈 때 위성 안에 있는 핵폭탄이 터지면 공중에 강력한 전자기파 펄스(Pulse)가 발생해 미 동부 해안 지역의 전기시설이 망가지면서 수백만 명이 죽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까닭에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루즈는 북핵 문제 해결책으로 중국을 압박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북한과의 관계를 끊도록 압박해야 하고, 사드(THAD)를 한반도에 배치해 미사일 방어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루비오 :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공화, 민주당 후보 중 북한에 대한 정책을 가장 구체적으로 준비한 후보로 평가된다. 그의 선거 웹사이트에는 현안(issues) 중에 북한을 따로 지정해 본인이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북한을 다룰 것인지 상세하게 밝히고 있다. 이번 미국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 중 자신의 선거 웹사이트에 소개한 현안 중 북한을 별도로 다룬 후보는 그가 유일하다. 

루비오는 북한을 핵무기를 갖고 있는 미치광이(lunatic)가 다스리는 불량국가(Rogue State)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북한이 얼마나 공격적이고 위험한 야망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며, 북한은 세계 최악의 인권 침해국으로 북한 주민들을 감옥에 가두고 고문하고 죽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소개한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의 대북 정책은 이렇다. 

* 북한의 도발과 핵위협에 양보하며 보상하는 것을 중단하겠다.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관련 물질을 운송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 항공기를 중간에서 붙잡아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금지하겠다. 북한 지도자의 해외자산을 동결하고 북한 정권과 사업하는 사람들과 기업들도 제재하며 북한의 마약 밀매, 위조지폐 제작, 불법무기 매매 등의 활동을 파괴하겠다. 

* 중국이 북한 김 씨 정권을 지지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압박하겠다. 북한이 미국 회사와 정부를 상대로 컴퓨터 해킹과 사이버 공격을 못하도록 하겠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한국에 사드(THAD)를 배치하고 한국, 일본과 같은 지역동맹과 협력을 강화하겠다. 

* 북한 주민들이 외부세계의 정보를 받도록 지원하고 북한 지도자들의 인권 침해 사실을 부각하면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뒤로 밀려나지 않도록 하겠다. 

▲ 힐러리 클린턴(左), 버니 샌더스(右)

힐러리 클린턴 : ‘북 핵실험, 국제사회 압박 완화하려는 협박용’ 

힐러리 클린턴은 북한에 늘 단호한 입장을 견지해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클린턴은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목적은 협박용이라고 못 박았다.

그녀는 “북한은 핵실험으로 세계를 협박해 불량정권(김정은 정권)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북한을 더욱 압박하며 북한의 핵 협박이 성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클린턴은 이를 위해 미국과 동맹국들은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하고 북한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이 북한의 무책임한 행동을 억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특히, 아시아 동맹들과 함께 미사일 방어를 강화해야 한다고 그녀는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 인권 침해, 소니 사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북한이 미국에 계속되는 위협의 방증이라고 클린턴은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한 클린턴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을 막지 못했다는 공화당 후보들의 비난의 포화를 받고 있기도 하다. 클린턴은 자신이 국무장관으로 있을 때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에 가장 강력한 제재를 하도록 했다며 방어하고 있다. 

클린턴은 이란, 북한, 러시아 중 미국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나라가 어디냐는 질문에 러시아를 꼽고 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는 등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클린턴은 북한의 위협은 자신처럼 경험이 있고 북한을 상대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 군 최고통수권자가 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북핵 위협을 자신의 대통령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 

샌더스 : ‘북한, 미국에 가장 큰 위협’ 

버니 샌더스는 이란, 북한, 러시아 중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나라가 어디냐는 질문에 북한을 꼽았다. 그는 뉴햄프셔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나는 고립된 국가를 매우, 매우 걱정한다. 러시아는 세계 속에 있다. 중국도 세계 속에 있다. 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 북한은 매우 고립되었기 때문에 매우, 매우 이상한 나라”라고 말했다. 

샌더스는 북핵 문제 해결책으로 중국을 의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북한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다. 중국은 북한이 국제 규범에 준수하도록 압박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수소폭탄을 가졌다면 그것은 중국에도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북한이 미국 안보의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나라라고 생각한다면서 상원에서 열린 대북제재안 표결에 불참한 4명의 상원의원 중 한명이었다. 클린턴 선거본부에서는 이를 두고 샌더스는 국가안보 이슈에 관심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샌더스는 북한이 소수의 독재자들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고 말해 김정은이 1인 독재하는 북한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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