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한국의 버니 샌더스’인가?
안철수는 ‘한국의 버니 샌더스’인가?
  • 도널드 커크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6.05.02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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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사회주의는 안 된다. 이것이 자본주의자인 안 대표가 샌더스 보다 더 분명하게 깨달아야 할 핵심 현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미국의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샌더스는 뉴잉글랜드 지역에 있는 버몬트 주의 ‘무소속’ 상원의원이다.

안 대표 역시 무소속으로 시작했고 지금은 기성 정치권에서 이탈한 ‘국민의당’ 대표로 교육, 복지에 광범위한 개혁이 필요하고 재벌의 방대한 힘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무소속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신적인 면에서 안 대표의 견해는 샌더스와 유사하다. 샌더스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무상 의료비와 무상 고등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월가 자본주의자들에 세금을 부과해 마련하겠다는 구세주와 같은 공약을 내걸고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안 대표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는 3년 전에 출간한 자신의 저서에서 “재벌 개혁이 필요하다. 대기업에 대한 특혜를 제거하고 중소기업 육성에 집중하는 경제적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시한 해결책들 가운데는 금융과 산업 분리, 재벌 총수와 그의 가족들의 힘을 보장하기 위해 재벌그룹 내 회사 사이에서 이뤄지는 ‘순환출자’ 종식 등이 있다. 

이것들은 사회주의 색채가 짙은 반(反)자본주의 주장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안 대표는 자신을 한국에서 가장 괄목하게 성공한 자본주의자로 부르고 있다. 16년 전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그는 약 1억4000만 달러의  재산을 모았다. 

반면에 샌더스는 기업가가 아니다. 그는 청소년 때 좌파 운동에 뛰어들었고, 베트남 전쟁 당시 군 징집을 거부하고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는 사회주의자로 버몬트 주(州)에서 가장 큰 도시인 벌링턴의 시장으로 3번 당선되었고 연방 하원의원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는 민주당에 가입하기 전에 의회에서 중요한 표결 때마다 거의 모두 민주당을 지지했는데, 이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겨루기 위한 준비였다. 

안 대표와 샌더스는 출신 배경이 매우 다르지만 주요 이슈에 대한 견해는 똑같다. 하지만 샌더스가 군 복무를 회피한 사실을 볼 때 그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 및 다른 미국의 동맹들을 방어하겠다는 약속을 과연 지킬지에 대한 의혹이 크다. 한국은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하면 샌더스를 믿을 수 있겠는가? 

안 대표의 영향력은 북한에 대한 한국의 입장에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사인을 보이지 않는 한 대북 협상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하지만 안 대표는 경제 협력을 수반한 북한과의 무조건적인 대화 재개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금강산 관광도 재개되어야 하고, 개성공단에서 한국 기업들을 철수시킨 박 대통령의 결정을 반대하고 있다. 

안 대표는 자신을 샌더스와 동일시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총선 전에 교수이자 운동가인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는 안 대표와 긴 좌담을 하면서 안 대표를 ‘한국의 버니 샌더스’라고 불렀다. 그러자 안 대표는 그렇다며 “나는 그가 개혁을 추진하면서 부딪쳐야 하는 도전들이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가라는 안 대표의 배경은 샌더스의 배경과는 매우 다르지만 동기는 비슷하다. 그는 “내가 정치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한국의 오래되어 비틀거리는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외치는 평범한 시민들이 보여준 열정에 감동받았기 때문”이라고 페스트라이쉬 교수에게 말했다. 그는 “나는 이 사명을 시민들로부터 위탁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사회주의는 안 된다는 게 성공한 기업가인 안철수가 사회주의자인 샌더스보다 더 분명하게 깨달아야 할 핵심 현실이다.

한국에 필요없는 것은 ‘한국의 버니 샌더스’

비슷하게 샌더스는 미국인들의 정치적 삶에 변화의 메시지를 던지며 젊은 미국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올해 74세인 그는 실현성이 전혀 없는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월가의 배부른 자본가들을 맹렬히 공격하면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의 연방 재정이 부족해 정부가 무상 대학교육과 무상 의료비를 제공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또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통과시킬 리가 만무하고, 대기업들은 급격한 세금 인상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울 것이다. 투자자들과 기업가들은 세금 인상을 회피할 방법들을 찾아낼 것이다. 해외에 유령회사를 만들어놓고 거기에 돈을 넣어두는 것은 세금 조사자들을 속이는 많은 방법들 중 하나다. 

하지만 안 대표의 정치적 공약은 그렇게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재계의 거물이 된 그의 성공은 근본적으로 샌더스와 다르다. 안 대표 역시 세금 인상과 사회복지 개혁을 말하고 있지만 모든 것을 다 고치겠다는 공염불과 같은 약속은 하지 않고 있다. 

한국에 필요 없는 한 가지가 있다면 안 대표가 자칭하는 ‘한국의 버니 샌더스’다. 미국도 버니 샌더스가 필요 없다. 그럴 가능성이 없지만 만일 샌더스가 대통령이 된다면 현실을 직시하고, 그의 말도 안 되는 생각들을 버려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사회주의는 안 된다.  이것이 자본주의자인 안 대표가 샌더스 보다 더 분명하게 깨달아야 할 핵심 현실이다. 

Why Ahn's Image as 'Korea's Bernie Sanders' Defies Reality

People's Party leader Ahn Cheol-soo began cultivating the image of the American socialist Bernie Sanders while Sanders was still a politically "independent" senator from the New England state of Vermont.

Himself a former political independent, now the leader of the breakaway People's Party, Ahn has built on his own independent image with calls for widespread reforms in education and welfare and demands for curbing the pervasive power of the chaebol. 

In that spirit, Ahn's views parallel those of Sanders, who's running hard for the Democratic Party nomination on a messianic platform that calls for taxing the capitalists of Wall Street for all they're worth in order to finance free medical care for everyone and free higher education. 

Ahn seems to have similar ideas. In a book published three years ago he declared, "We need chaebol reforms and to do away with preferential treatment for large corporations, moving toward an economic framework where we focus on fostering small and medium enterprise."

Among other solutions, he called for "separation of finance and industries" and an end to the type of "circular equity investment" among companies within a group that insures the power of every chaebol chieftain and his family members.

If those words appear as an anti-capitalist plea with overtones of socialism, however, Ahn has distinguished himself as one of Korea's most spectacular capitalist successes. Since founding AhnLab 16 years ago, he has amassed a fortune estimated at more than $140 million. 

Sanders by contrast has never been a businessman. Rather, he joined leftist causes in his youth, fiercely opposing the U.S. role in the Vietnam War while avoiding the draft before going into politics. As a socialist, he was elected three times as mayor of Burlington, Vermont's largest city, and went on to victory in elections to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and the Senate. He almost always sided with the Democrats in important votes in Congress before joining the Democratic Party as a prelude to challenging Hillary Clinton for the party's nomination for president.

Though their early backgrounds are quite different, Ahn and Sanders think alike on most major issues. Sanders' avoidance of military service, however, raises the question of his commitment if elected president to the defense of Korea and other U.S. allies. Could Korea count on Sanders in a second Korean War against North Korea?

Ahn's influence carries implications for South Korea's stance toward the North. President Park refuses to negotiate as long as North Korea shows no signs of giving up its nuclear program, but Ahn calls for resuming inter-Korean dialogue along with economic cooperation without any such precondition. He also wants tourism to Mount Kumkang to resume, and he opposes Park's order to pull Korean companies out of the Gaesong Industrial Complex. 

Ahn is proud to be identified with Sanders. In a conversation long before the latest National Assembly election, Emanuel Pastreich, professor and activist, reminded Ahn that he had styled himself "the Bernie Sanders  of Korea." Yes, said Ahn, "I can imagine the challenges he must face trying to make such reforms."

If Ahn's background as an entrepreneur differs sharply from Sanders' political origins, his motivation is much the same. "I got involved in politics because I was affected by the passion shown by ordinary people when they demanded that we must end this doddering way of politics in Korea" Ahn told Pastreich. "I feel I have been entrusted by the citizens with a mission."

Similarly, Sanders has captivated young people with a message of change in American political life. At the age of 74, he appears like a breath of fresh air as he harangues the fat cats of Wall Street while promising programs that can never come true. The U.S. federal budget is so strained that it's unimaginable to think the government could guarantee free medical care for all along with free education through college. 

For one thing, the Republican-dominated Congress would never pass such a program, and, for another, mega-rich business interests would fight tooth and nail against drastically increasing taxes. Moreover, investors and business interests would think of ways to avoid tax increases. Setting up shell companies overseas in which to park their money is just one of many ways to mislead tax investigators.

Ahn's political platform, however, may not be quite so unrealistic, His success as a tycoon must have made him quite different from Sanders in his fundamental outlook. Yes, he's called for tax increases and social welfare reform, but he's not offering cure-alls that don't have a prayer of taking effect.

If there's one thing Korea does not need, it's "Korea's Bernie Sanders" as Ahn has styled himself. Nor does the U.S. need Bernie Sanders. If by some wild chance Sanders were elected president, he would have to abandon his crazy ideas in recognition of realities. In a capitalist system, socialism won't work. That's a hard-core reality that Ahn, as a capitalist, should realize more clearly than Sanders. 

번역 이상민 미래한국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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