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이 동네북인가?”
“선생님들이 동네북인가?”
  • 김용삼 미래한국 편집장
  • 승인 2016.05.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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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터뷰] 한국교총 회장 선거 출마한 두영택 교수

교사는 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교육 당국이 모든 권한을 빼앗아 가는 바람에 막상 현장에서는 교사가 제3자로 전락

정리 이성은 미래한국 객원기자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제36대 회장 선거가 오는 6월 10일부터 19일까지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다. 교총의 대의원회 선거분과위원회 전체 회의를 거쳐 4명의 회장 후보가 확정되었고, 17만 교총 회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후보들의 선거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전교조의 대항마’를 자처했던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도 이번 교총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체육교사로서 24년간 교직에 몸을 담았고, 청와대와 국회 등에서 자문위원도 여러 차례 수행하면서 폭넓은 활동력과 친화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 인물이 두영택 교수였다.

두영택 교수는 오리지널 교총맨 출신으로서 전국중등교사회 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던 중, 행동하는 교육개혁 실천가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대표로서 전교조 해체와 관련하여 전투적인 활동을 벌였던 전형적인 ‘아스팔트 우파’다. 교육계 우파 운동에 앞장섰던 그가 교총 회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가 궁금했다.

교육계 우파 운동에 앞장섰던 두영택 교수가 교총 회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두영택 교수께서 17만 선생님들의 단체인 한국교총 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현장 교사 출신으로서,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겪는 애로 사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정책을 주장하고 통과시키는 것에 치중하기보다는 무너진 교권을 세우고 지키고 확립하는 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선생님들이 필요로 할 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교총을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교육 당국이 정치화 된 것이 큰 문제

-교권을 바로 세우는 것이 출마의 목적이라고 하셨는데, 대한민국의 교육이 처한 여러 가지 문제나 어려운 현실 중 가장 중요 현안이 ‘교권 실추’ 아니겠습니까. 도대체 선생님들의 권위, 교단의 권위가 이토록 심각하게 붕괴되고 땅에 떨어진 이유는 무엇입니까.

“교육정책 당국의 지나친 정치화가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교육은 중립성이 지켜져야 하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너무 정치화되었기에 이처럼 참혹한 현상이 빚어졌다고 봅니다. 교육 당국은 일선 교사들을 향해서는 ‘교육의 중립을 지키라’고 강요하면서도, 정작 집행자인 자신들은 완전히 정치화 되어 별 짓을 다해 왔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교단이 무너지고 교권이 실추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교육 당국이 모든 권한을 쥐고, 학교에 행정 지침을 내리면서 시시콜콜한 것에 이르기까지 친정 체제로 모든 것을 집행하려는 것이 문제입니다.” 

두 교수의 답변은 학교를 운영하는 교장이나 교사들의 권한을 교육 당국이 다 빼앗아갔기 때문에 교권이 실추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교육 현장을 지키고 있는 것은 교사, 즉 선생님들이다. 교권이 붕괴되는 동안 이를 막지 못한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들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는 것 아닐까. 이 질문에 두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교사는 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교육 당국이 모든 권한을 가져가버리는 바람에 막상 현장에서는 교사가 제3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사회적으로도 교사의 권위를 자꾸만 깎아내리다보니, 교사들이 피해의식에 젖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둘째는 전교조 문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교조가 설립되고, 점점 편향적인 이념에 몰두하고 정치세력화 되면서 학교 현장을 등한시하고, 밖으로 나돌다보니 학부모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여파로 교단 전체가 다 욕을 먹게 되었죠. 선생님들이 동네북 신세가 되어버린 겁니다. 교사가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혁의 대상이 되어 버린 겁니다. 이런 상황이 펼쳐지면서 교사들이 수동적이고 나태해진 것이 큰 문제입니다.”

교사를 우습게 아는 학부모들

한국교총에 소속된 교원 수는 17만 명 남짓이다. 5만~6만 명에 불과한 전교조에 비해 무려 3배가량 많은 숫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총은 전교조가 교육 현장에서 교육 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막아내지 못했다. 그 책임에 대해 두 교수는 어떻게 생각할까?

“지금껏 교총을 이끌어 오신 리더 분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일들을 해오셨습니다. 저는 교권 확립을 위해 고군분투 해 오신 전임자 분들의 노력을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전임자들의 노력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전임 회장들은 교육 현장 전문가로서의 역할보다는 교육 당국과 마찬가지로 정치화 되어 현장에서 일어나는 교권 침해를 막지 못하고, 교원들의 이익을 대변해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교사를 우습게 보는 일부 비상식적인 학부모들이 교권을 무력화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도 그는 할 말이 많았다.

“사실 교권이 무너지고, 사회 분위기가 교사를 깎아내리는 쪽으로 흘러가면서 교사는 ‘을(乙)’의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비상식적인 학부모들이 교권을 위협하는 일들이 무시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전에는 교사가 가정 방문을 하면서 아이들이 현재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는지를 살필 기회가 있었습니다. 요즘은 선생님들이 가정방문조차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가정방문을 하라, 하지 마라 이런 지시가 내려오니, 아니 선생님들이 무슨 죄인입니까.”

이 대목에서 두 교수는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어서 교사가 학부모에게 연락을 해도, 전화도 안 받습니다. 학생이 1주일 이상 결석해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애가 잘못되면 그때는 또 학교에 책임을 전가합니다.”

“선생님들이 용기가 있어야 한다”

교권이 위협받는 상황 속에 교사가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두 교수는 “정말로 사랑하는 제자를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최악의 경우 ‘아이에게 회초리를 들어서라도 제대로 가르치고자 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즘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징계권이 없습니다. 체벌도 하지 못하게 하고, 퇴학도 없습니다. 아무리 심한 일이 벌어져도 1주일 남짓의 정학이나 봉사활동이 학교가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제재 수단의 전부입니다. 잘못을 해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으니 아이들이 교사를 우습게 압니다. 저는 그래서 교사에게는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아이에게 회초리를 들어서라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교사라고 생각합니다.”

-평준화 교육을 강요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저는 현재의 학교 교육을 30% 교육이라고 이야기합니다. 30%의 아이들만을 위한 교육이고, 나머지 70%는 사실상 방치된 교육이라는 뜻이죠. 저는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제 입장을 밝힙니다. 평준화 교육을 타파해야 이 나라의 교육이 살아난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오히려 평준화를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현재의 평준화 교육은 사실상 하향 평준화입니다. 앞으로의 교육 방향은 수월성 교육으로 가는 것이 맞고, 학업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만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구조가 아니라, 학생들의 능력과 특성에 따라 다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교수는 만약 한국교총 회장에 당선될 경우 교권 회복과 교육 현장의 정상화를 위해 교육 당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강경한 입장을 내비칠 의지를 나타냈다.

“오늘날 교육 당국의 처신을 보면 속에서 불이 납니다. 전교조는 ‘노조’이기 때문에 늘 긴장을 하고 협상 내용에 대해서도 모든 촉각을 곤두세워 진행을 합니다만, 교총과 협상할 때의 자세는 솔직히 말하면 ‘적당히 시간이나 때우자’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교총은 ‘노조’가 아니기 때문에 교육 당국이 교총을 우습게 본다는 일각의 시선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회장에 당선된다면, 정부나 교육 당국과 교섭할 때 전교조가 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하게 전투적으로 임해서 무너진 교권의 확립과, 위기에 처한 교육을 구해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약속을 합니다.”

그는 교총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몇 가지 이야기를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학교 현장에 대한 감각이 충분하지 못한 사람들이 교총의 리더 역할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교총이 본분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총의 근본적인 목적은 교원들의 권익 보호입니다. 교원들을 보호하고 권익을 세우는 것을 최우선으로 할 생각입니다. 이런 목표와 함께 정책을 통해 우리 교육을 질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문제도 최선을 다해 나갈 생각입니다.”

전투력과 친화력이 강점

두 교수는 자신이 교총 회장이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나름의 당위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강점을 ‘전투력’, 그리고 사회 곳곳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친화력’이라고 설명한다. 그런 전투력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한국교총의 해결사 역할을 맡고 싶어 했다.

“제 이력 하나하나가 모두 투쟁을 통해 나온 겁니다. 제 강점은 이슈 파이팅입니다. 전투력이 강하다는 평을 듣습니다. 저는 현장 교사로 재직하며 학교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일들을 다 경험했습니다. 제가 교총 17만 회원 여러분의 지지를 받아 회장에 당선된다면, 현장 출신 교사로서 제가 보고 듣고 느꼈던 것, 특히 초중고교에 재직 중인 선생님들의 불만과 울화를 사회적으로 분출시켜 아무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던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고 싶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기자에게 했다.

“교총 회장은 단순한 명예나 감투의 혜택을 누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교총 회장이라는 커리어를 징검다리로 해서 다른 감투를 도모하거나 꿈꾸는 자리가 아닙니다. 선생님들을 위해, 교단을 위해, 이 나라의 암울한 교육을 위해 목숨 걸고 개혁하고 개선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불철주야 투쟁하고자 하는 의지에 불타는 사람이 맡아야 하는 어렵고 힘든 봉사의 자리입니다.

혹시나 여의도에서 불러주지나 않을까 하고 정치권이나 기웃거리면서 좌고우면하는 분들에게 교총의 미래, 교육의 미래, 교단의 미래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나라의 건전한 생각을 가지신 선생님들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목숨 걸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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