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이면 창업하는 나라 에스토니아
10분이면 창업하는 나라 에스토니아
  • 이남석 협성대 학생
  • 승인 2016.05.20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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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발언대] ‘탈린 밸리’의 교훈

‘창업天國’ 탈린 밸리에서는 인터넷으로 10분이면 창업 가능. 

덕분에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 이곳에서 탄생

세계적 기업인 스카이프(국제전화 서비스), 트랜스퍼와이즈(해외 송금업체), 그랩캐드(캐드협력 개발사)를 배출한 나라를 알고 있는가? 바로 면적 4만5000㎢, 인구 132만 명에 불과한 북유럽의 소국(小國) 에스토니아다. 

▲ 이남석 협성대 국제통상학과 4학년

이곳의 수도 탈린에는 인터넷으로 10분이면 창업이 가능한 ‘탈린 밸리’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곳은 현재 창업을 꿈꾸는 전 세계의 수많은 청년들이 몰려들어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그들이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마다하고 물설고 낯선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분명하다. ‘탈린 밸리’에는 창업에 필요한 복잡한 행정 업무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각종 회계·재무 등의 복잡한 문제를 인터넷으로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 에스토니아 정부는 스타트 업(신생 벤처기업) 기업들에게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다. 이런 범정부적 지원 덕분에 창업 초기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 업 기업들에게 커다란 힘이 된다. 

이곳의 대표적인 시스템으로는 e-레지던시(인터넷 시민권)와 엑스로드(국가데이터베이스 플랫폼)를 꼽을 수 있다. e-레지던시는 각국의 에스토니아 대사관을 방문해 카드를 발급 받으면 국적에 상관없이 에스토니아의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카드를 이용하면 해외에서도 2주면 에스토니아에 회사를 설립하고 온라인으로 행정 업무를 할 수 있다. 

엑스로드는 자신의 금융·통신·보험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필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에스토니아 400여 개 기관과 기업이 연결되어 서로의 공공 데이터와 기록을 공유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은 스타트 업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탈린 밸리와 한국을 비교하면 우리의 형편은 어떤가. 2014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간한 ‘청년 창업가가 말하는 대학 창업의 애로 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예비 창업가들은 창업을 준비할 때 ‘복잡하고 어려운 행정 절차’를 최고의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창업에 필요한 관련 제도가 218개나 되는 데다, 제도별로 신청 시기·서류 및 절차가 다 다르다. 당연히 창업 초기에 적합한 지원 제도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청년 실업난의 대안으로 청년 창업 활성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창업보다는 행정 절차 준비로 진을 빼다 손을 놓는 청년들이 속출하고 있다. 예비 창업가의 진입을 가로막는 절차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에스토니아의 ‘탈린 밸리’ 사례는 창업이 힘든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사안이다. 국내 창업 시스템도 좋은 사업 아이템을 가진 청년이라면 손쉽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간소화해야 한다. 에스토니아 정부 정책처럼 창업 장벽은 낮추고 까다로운 절차는 철폐하는 효율적인 지원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절반 정도의 면적, 전체 인구가 고작 울산과 비슷한 국가에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어서는 글로벌 기업들을 배출해내는 비결에 주목하라. 그것은 바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한 창업의 활성화에 있었다. 

우리 정부도 ‘탈린 밸리’ 성공 사례를 도입해 청년들이 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한다. 다만 그들보다 더 나은 환경을 지니고도 이를 살릴 수 있느냐 없느냐는 정부 의지의 문제다. 부디 에스토니아의 ‘탈린 밸리’ 신화가 침체된 청년 창업의 활성화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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