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은 성공할 것인가?
반기문은 성공할 것인가?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6.06.09 08: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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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반기문 대망론의 허실

대북(對北) 유화론자, 동성애 지지 및 동성혼 찬성론자인 반기문이 과연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성공할 수 있을까?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반기문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인가? 최근 정가를 달구는 뜨거운 주제다. 

반기문 대망론은 일찌감치 제기되었던 이슈였다. 다만, 새누리당이 아니라 야당에서 자당(自黨) 후보로 불을 지펴온 상황이었기에 여당인 새누리당 입장에서 반기문 카드가 굳어지는 것이 이채롭고 놀라울 뿐이다. 

정가 소식에 밝은 이들은 새누리당 내 친박(親朴)과 범박(汎朴) 진영에서 반기문 카드로 비박(非朴)과 지분을 협상하고, 이를 동력으로 차기 정권을 재창출하려 한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그런 전망과는 별개로 이미 반기문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 5월 25일 한국을 찾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해 지지를 묻는 여론조사는 1위를 달리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더블 스코어로 추월했다. 포인트는 역시 ‘충청 대망론’. 

충청의 유권자들과 손잡는 정치세력이 승리한다는 공식은 무시하기 어렵다. 물론 이런 지지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할 수밖에 없다. 반기문 총장은 정치권에 씨를 뿌려 본 적이 없기에 그에 대한 혹독한 검증, 그리고 경쟁자들의 파상적 공세를 제대로 이겨낸다는 보장이 없기에 지지율 하락을 점치기도 한다.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왜 국민들이 반기문에 대해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지, 그 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반기문 현상은 그리스의 고전 연극과 닮아 있다. 무대 위의 배우들은 해결할 수 없는 딜레마에 봉착하고, 이때 무대 천장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신(神), 즉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에 의해 딜레마가 해결된다. 그럴 때마다 관중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우리 정치 현실이 그러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기다린다고 하면 지나친 해석일까. 

그는 위기에 빠진 한국號의 해결사?

국민들은 이미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안철수 두 인물에 대해 낱낱이 알게 되었고, 이들이 지난 총선에서 보여준 능력도 모두 봤다. 반기문 현상은 국민들이 이 두 야당 지도자들은 물론 새누리당 인물들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실망을 보여주는 현상에 다름이 아니다. 

마키아벨리는 이런 상황을 ‘내재적 타락’이라고 규정한다. 한 정치공동체의 내재적 타락은 내부 동력으로는 극복되지 못한다. 마치 떨어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뛰어 오르려는 것처럼 불가능하다. 

정치공동체의 내재적 딜레마는 항상 ‘외삽(外揷)적’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고 마키아벨리는 주장한다. 그러한 외삽은 법의 바깥으로부터일 수도 있고, 도덕의 테두리를 넘어선 곳에서 작용할 수도 있다. 

반기문은 2007년 대선에서 제3의 후보로 등장한 문국현이나, 2012년 안철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위상을 갖는다. 이들은 모두 ‘대세’라는 여권의 인물에 대항하기 위해 ‘분할 후 단일화’라는 야권의 흥행을 위한 전략적 카드였다. 

반면에, 반기문은 그 자체로 막장에 이른 한국 정치에 ‘해결사’라는 맥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반기문의 존재가 성공의 열쇠라는 보장은 없다. 모두가 예상하는 것처럼, 반 총장이 ‘진흙탕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면 새누리당은 반 총장을 추대하기 어렵다. 경선을 거치지 않고 추대되어 치르는 선거는 지는 게임을 하겠다는 결정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는 철저히 세속적 영역에서 도덕을 실현해야 하는 장이고, 그렇기에 권력은 언제나 투쟁으로써만 얻어지기 때문이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보수 진영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떠오르면서 그의 이념적 정체성에 대한 검증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최근 국내를 방문해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한 반 총장이 5월 29일 오후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찾은 모습. /연합

새누리당 경선에서 승리 가능성?

이런 문제를 반기문 총장이 모를까? 그렇다면 반기문에게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 우리는 반기문의 정치적 감각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반 총장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일찌감치 대권 도전의 의사를 보였다는 것은 의외였다. 많은 이들의 예상은 반기문 총장이 자신의 대선 출마 의지를 감추고 ‘간을 보리라’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밀고 당기는 파워 테스트를 하고, 그러다가 여의치 않으면 발을 빼는 수순이 전개되리라 예상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반기문 총장이 예상을 뒤엎는 현실을 봤다. 반기문은 너무 늦지 않게 자신의 대권 의사를 표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해서 자신을 차기 대선에 상수로 고정해야만, 지지자들을 결속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 반기문을 비토하고 성토할수록, 반기문에 대한 지지자들의 결속력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일단 국민적 지지율이 높아지면 정치인에게는 ‘불가침의 아우라’가 형성된다. 국민들 사이에 야권의 반기문 때리기가 ‘정적(政敵)이기에 그럴 뿐’이라는 맥락이 형성되면 반기문은 야권의 ‘폭로’라는 칼날마저 먹히지 않는 여론의 갑주를 입게 된다. 

우리는 이미 그런 현상을 노무현과 박원순으로부터 봤다. 문제는 반기문 총장의 메시지와 아젠다가 어떻게 국민들에게 파고드느냐는 것이다. 이런 아젠다 세팅 작업은 반기문 총장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점이 반기문 현상의 지속력에 가장 큰 의문이 된다.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새누리당 내에서 친박과 비박 간에 조기 권력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 반기문 카드를 통해 친박과 비박 간에 차기 정권에 대한 지분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반기문은 물밖으로 나온 물고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곧 치르게 될 새누리당 전당대회와 맞물려 있다. 만일 이 과정에서 친박과 비박이 루비콘 강을 건너게 되면 정치적 파트너의 선택은 반기문에게 주어질 것이고, 이로 인해 내년 대선 구도는 더욱 복잡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보수 시민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문제가 다름 아닌 ‘어영부영 3자 필승론’이다. 

‘어영부영 3자 필승론’이란 내년 대선에서 더민주의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양보 없이 경쟁한다면, 새누리당에서는 대충 누가 후보가 되든지, 어부지리를 얻어 당선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생각이 위험한 것은 지난 총선에서 호남이 안철수를 지지하게 된 과정이 지극히 ‘세력형 조작’이었다는 점 때문이다.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등의 인물이 시그널로 호남에 보내는 메시지는 언제든 다시 안철수를 버리라는 메시지로도 등장할 수 있다. 따라서 보수 일각에서 기대하는 ‘어영부영 3자 필승론’은 승률 낮은 도박에 불과하다. 

그의 이념은 보수우파가 확실한가?

새누리당에 마땅한 차기 후보가 없다는 점은 반기문 현상을 단순한 현상에 그치게 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반기문 총장의 아젠다와 메시지다. 반 총장은 보수 성향의 국민들로부터 확실한 신뢰를 얻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가 노무현 정부 하에서 대북(對北) 유화적인 정책들을 지지했다는 점, 그리고 동성애와 동성혼에 적극적인 찬성 메시지를 발했다는 점은 반기문 총장이 보수 시민들에게 그 배경과 연유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할 부분으로 남는다. 

문제는 그러한 설명이 적어도 그의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는 올해 12월까지는 유보될 것이라는 점과, 이 때문에 얼마든지 반(反) 반기문 바람도 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반기문 총장이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이 되겠다면 먼저 자신의 정치적 동지들을 모아야 한다. 그 동지들이란 권력 주변에 기생하는 기회주의자들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길을 닦고 있는 의인(義人)들이어야 한다. 

그런 이들과 반 총장은 의기투합하고 애국의 결의를 가질 때, 비로소 길이 열리는 것이고 미래가 보이는 것이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권력의 기술자들과 그들 주변의 출세주의자들에 둘러싸인다면 천하의 반기문이라도 몰락의 길을 갈 수 밖에 없게 된다.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한다. 따라서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길은 스스로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정치란 그런 ‘가능성의 결정력’들이 경쟁하는 장인 것이지, 익은 감이 저절로 누운 자의 입에 떨어지는 감나무가 아니다. 

반기문의 이념적 좌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행보가 본격화 되면서 반 총장의 발언들이 주목 받고 있다. 한 인간의 발언이란 자신의 신념과 이념, 사상, 생각의 표출이다. 한국 사회에서 대북(對北) 유화론 및 때를 가리지 않는 방북 의사 표명, 동성애 지지 및 동성 결혼 합법화를 주장하는 인물은 절대로 보수우파로 분류될 수 없다. 

만약 이런 이념적 성향의 인물이 보수우파를 대변한다는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가 될 경우 그는 둥지를 잘못 찾아 패가망신하는 왜가리 신세가 될 우려가 크다. 반기문 총장의 발언이 자신의 본심을 있는 그대로 표출한 것이라면, 그는 더 이상 고민 방황하지 말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여 그쪽 후보가 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순리다.

가정의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우파는 동성애와 동성 결혼을 지지하고 찬성하는 사람을 절대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은 반기문 총장의 북한 관련 및 동성애 및 동성 결혼 지지와 관련된 발언들이다. 

“북한이 4차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최근 대단히 우려스러운 행동을 했다. 북한이 더 이상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 … 북한과의 대화를 향한 길을 다시 찾아야 한다. 남북 간 우호적 관계가 평화를 영구화하는 데 있어 전체 지역에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나 개인으로서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여하고 싶다.”(2016년 5월 26일 제주포럼 개막식 기조연설)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방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남북한 간의 평화와 화해를 도모하고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저의 방북을 포함해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2015년 11월 23일 미국 뉴욕의 고(故)김영삼 전 대통령 조문소) 

"성소수자들의 인권이 침해될 때 우리 모두가 작아진다. 모든 인간은 소중하다. 내가 이끌고 있는 유엔은 차별에 맞선 싸움에서 결코 움츠러들지 않을 것이다.“(2015년 9월 뉴욕 ‘성소수자 인권 보장 행진’에 참여) 

“(미국 연방 대법원의 ‘주 정부가 동성 결혼을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에 대해) 미국의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어디든지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도록 한 연방 대법원의 합헌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2015년 6월 2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유엔헌장 채택 70주년 기념식’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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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L70 2016-06-09 11:31:07
주절주절 애기를 &#50043;는데... 결국엔 새누리당경선에서 후보되고 대통령된다
깊이 생각하고 말고 없어.... 반기문이 내년 겨울에 반대통령 된다니깐. 의심도 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