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방송사들 북한에 저작권료 내는 이유는?
남한 방송사들 북한에 저작권료 내는 이유는?
  • 정재욱 기자
  • 승인 2016.06.13 01: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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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추적] 북한 저작권료 논란

남측 민간단체가 앞장서고, 통일부가 뒤를 봐줘 북한에게 매년 저작권료 지급. 남측 민간단체는 임종석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 창립 주도.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부이사장 맡아  

정재욱  미래한국 기자 

지난 4월 20일 <미디어오늘>은 지상파와 종편 등 국내 9개 방송사들이 북한의 조선중앙TV와 계약을 맺고 거액의 저작권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성공단 운영과 관련하여 북한에 돈줄을 대고 있다고 비난했던 방송사들이 정작 자신들은 연간 1억여 원의 돈을 북한에 지급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적 보도였다. 

기사의 취지는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비판하는 것이었지만, 남한에서 주는 저작권료가 북한 정권의 비자금이나 핵 개발 용도로 쓰인다면 그것도 문제다.

통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2006년부터 연간 1억~2억여 원이 저작권료 명목으로 북한에 지급돼 왔고, 2009년 4월부터는 민간 부문의 대북송금 제재조치로 저작권료가 법원에 공탁돼 있다. 방송사 별로 보면 지상파 방송은 연 3000만 원 내외, 종합편성채널은 연 수백만 원을 북한에 저작권료 명목으로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에 지급하는 저작권료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10월 23일 통일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당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이던 송영선 의원이 “통일부가 북한 저작권료라는 명목 하에 누구에게 가는지도 알 수 없는 66만 달러에 대해 북한 반출 승인을 해줬다”고 지적했다. 당

국의 허술한 승인 절차로 인해 북한에 지급된 저작권료가 누구에 의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불투명하다는 것이었다. 

▲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과 통일부의 노력으로 남한 방송사들은 북한조선 중앙TV에 매년 꼬박꼬박 1억~2억여 원의 저작권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측은 저작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매년 1억~2억 원 북한에 저작권료 지급 

송 의원의 지적에 따르면 저작권료는 통일부가 아닌 민간단체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하 경문협) 관계자가 북한이나 제3국에서 북한 관계자를 접촉해 전달했다. 

저작권료의 현금 지급을 포함한 남한과 북한 간 저작권 관련 모든 업무를 정부 부처가 아닌 민간단체가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 저작권료의 주요 수취 대상으로 조선중앙TV라는 북한의 국영 체제 선전 매체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오늘>의 보도에 따르면 남북 간 저작권 계약은 ‘남측 방송을 대리한 경문협과 북한 조선중앙TV를 대리한 민족화해협의회 및 저작권 사무국이 체결해왔고, 경문협이 국내 단체 간 저작물 사용계약을 체결하면 저작권료를 받아 통일부 승인을 거쳐 북측 계약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남측 방송을 대리한다는 경문협은 실질적으로는 북한 영상물 및 출판물의 저작권 보호와 저작권료 징수를 위한 북측의 대리인 역할을 할 뿐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경문협은 2006년 3월 통일부로부터 ‘북측 저작권 대리, 중개 사업’에 대한 남북 사회문화협력 사업자로 승인됐다. 

지난 2009년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제시했던 통일부 보고서는 경문협의 기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윤 의원측에 따르면이 보고서는 ‘경문협이 북측과의 합의서 등을 근거로 압박해 국내 영세업체들이 어쩔 수 없이 요청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통일부도 포함돼 있었다. 지난 2007년 7월 통일부가 경문협이 저작권 계약 체결을 요구받고 저작권료를 지급했으니, 다른 사업자들이야 말할 것도 없던 상황이다. 

北 저작권 장사하는 남북저작권센터, 설립 과정부터 기이(奇異) 

북한 출판물 및 영상물에 대한 저작권 업무는 경문협 산하 남북저작권센터가 주관하고 있다. 

그런데 이 센터는 설립 과정부터 특별했다. 경문협 문화협력위원장과 남북저작권센터 대표를 겸임했던 신동호 경문협 상임이사는 이 센터의 설립 배경과 북한 저작권 보호 과정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2007.3.18)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예전에는 북한 책이 표지만 달리한 채 복사본으로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어요. 아무리 북한과 냉전 상태에 있고 분단돼 있지만 ‘이건 도둑질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2000년 홀로 불법 유통되고 있는 북한 출판물 500여 권을 조사, 같은 해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 대사관을 찾아갔다. 도서저작권 교류를 제안하기 위한 첫 시도였다. 결국 현지에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에 조사 자료를 팩스로 전달하는 정도로 일단락됐다. 

신 위원장은 다음해 금강산 통일축전 실무진으로 참여하고 평양을 방문하면서 ‘6·15 이후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할 일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경제문화협력재단은 2004년 1월 설립과 함께 북측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민화협과 저작권을 포함한 협력사업을 본격 논의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북녘 작가들 사이에 남쪽에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경쟁이 붙을 정도예요. 장철순 북측 저작권 사무국 부국장은 좋은 째마(테마)를 선택해서 부럽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합니다. 저작권은 공장을 지을 필요도 없고 장기간 지속 가능한 사업이죠.”> 

신동호 경문협 상임이사의 말을 정리하면, 그는 남한에서 유통되는 북측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저작권 개념이 없던 북한에 알려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을 찾아갔다. 그리고 신 상임이사가 ‘도둑질’이라고 표현한 북한 출판물 500여 권의 남한 내 유통 실태를 조사한 자료를 팩스를 통해 북한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저작권 보호를 위한 저작권법을 제정한 것은 이 일이 있은 지 1년여 후인 2001년 4월이고, 그보다 2년 후인 2003년 4월에야 저작권 관련 국제협약인 베른조약에 가입했다. 그리고 남한과 북한에서 비슷한 시기인 2004년 각각 경제문화협력재단과 저작권 사무국이 개설됐다. 이 베른조약과 북한 저작권 사무국은 현재 통일부가 북한에 저작권을 지급하라고 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북한이 진행한 일련의 저작권 보호 업무는 어찌 보면 신동호 상임이사가 노력한 결실이라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적어도 신 상임이사 본인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대로 ‘장기간 지속 가능한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북측에 제공했고, 자신은 북측 저작물 불법 사용에 대한 감시와 징수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경제문화협력재단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했던 386 운동권 세대가 주축으로 100여 명의 발기인이 모여 2004년 1월 창립된 단체로, 현재 이사장인 임종석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 준비위원장을 맡아 창립을 주도했다. 남북 사회문화교류 등을 주요 사업 영역으로 하는 경문협은 지난 2006년 통일부 예산 7억여 원을 들여 김일성종합대학 도서관 현대화 사업을 지원한 바 있다. 

이 재단은 홈페이지가 없어 주요 소속 인물들에 대해 알 수는 없지만, SNS 공지문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부이사장을 맡고 있고, 송영길·홍익표 더민주 의원 등이 이사로 재임 중이다. 남북저작권센터 대표를 지낸 신동호 상임이사는 전대협 초대 문화국장을 지냈다. 

北 옆구리 찔러 저작권 보호해준 통일부, 정작 남한 저작물엔 무관심 

경문협을 ‘북측 저작권 대리, 중개 사업’에 대한 남북 사회문화협력 사업자로 승인한 당시 통일부도 어딘가 석연치 않다. 당시 통일부 장관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의원으로 당선된 정동영 씨다. 

‘남북 저작권 교류 절차에 북측 저작권 사무국 통지사항 반영’이라는 2005년 4월 19일자 통일부 보도자료를 보면, 북한의 저작권 사무국이 “저작권자의 승인과 저작권 사무국의 공증확인서가 없는 한 남측에서의 우리 저작권에 대한 이용은 저작권 침해로 된다”는 내용의 통지사항을 보내와 우리 통일부가 이를 반영해 북한 저작물의 권리 보호에 나선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런데 이날 보도자료를 자세히 보면, 북한이 이런 통지서를 보낸 배경에 거꾸로 북측과 저작권 교류사업을 추진했던 국내 민간단체와 이를 조장한 통일부가 있었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우리 부는 그동안 질서 있는 남북 저작권 교류를 위해서는 최소한 저작권 확인과 남북 저작권 교류에 대한 북측 당국의 원칙적 의사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북측과 저작권 교류사업을 추진하는 우리 단체들에게 설명한 바 있으며, 우리 단체들이 정부의 이러한 입장을 북측에 간접 전달했음.>(통일부 2005년 4월 19일) 

이 말은 남한 민간단체가 남북 저작권 교류사업을 하겠다고 하자 통일부가 북한 당국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했고, 이런 통일부의 요청을 민간단체가 다시 북한 당국에 전달하자 북한이 저작권 사무국이라는 이름으로 ‘저작권 보호’ 통지사항을 남측에 보내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게다가 이 통지서도 통일부가 아닌 민간단체를 통해 통일부에 전달됐다. 북한은 가만히 있는데 남한에서 알아서 밥상을 차려줬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통일부는 북한 당국자와의 접촉에서 철저하게 소외됐다. 

여기서 말하는 ‘남북 저작권 교류사업’은 남한 내에서 북한 저작물의 보호만을 의미한다. 만약 정상적인 남북교류사업이 되려면 저작권 보호 조치를 통지하는 북측에 남한의 저작권을 북한 내에서도 동시에 보호하라는 요청을 하는 게 정상적인 상호 교류 방식이다. 

그러나 이 통일부 보도자료 말미에는 ‘남측 사업자가 북측 저작물을 남한 내에서 출판 등의 방법으로 이용하고자 할 때에는 북측 저작권자의 승인서 및 저작권 사무국의 확인서를 함께 구비하여 신청하도록 안내해 나갈 것’이라고 되어 있지만, 북측에 남한의 저작권 보호를 요청한다는 말은 없다. 

이후 2005년 12월 31일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은 북한 저작권 사무국으로부터 북측 저작물의 사용을 원하는 남측의 사용 희망자와 포괄적인 사전협상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우리 통일부는 2006년 3월 14일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을 북측 저작권 대리 중개 사업에 대한 남북 사회문화협력 사업자 승인을 한다. 

이렇게 해서 남북 간 저작권의 유통, 실질적으로는 남한 내 북한 저작권 보호 업무는 경문협과 산하 남북저작권센터 중심으로 짜여졌다. 남한에서 북한 저작물 사용 희망자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에 사용 신청과 함께 계약을 체결하고 재단이 북한 저작권 사무국에 계약서를 전달하고 북한 저작권 사무국이 북측 저작권자의 동의서를 받아 남측에 다시 전달하는 방식이다.

저작권료는 북한 저작권자 동의서 및 저작권 사무국의 확인서를 통일부에 제출하면 통일부가 반출 승인을 해주고 있다. 

체제선전 방송인 北 국영 조선중앙TV에 자금 지급해야 하나?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북한 저작물 계약 현황은 영상저작물 68건, 어문 저작물 399건 등 모두 494건이다. 여기에는 이번에 저작권료 지급이 문제가 된 조선중앙TV 방송물, 백석·이기영 등 월북 작가 작품, 조선고전문학 선집, 홍명희의 소설 <황진이> 등이 포함된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북한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논리에 대해 홈페이지에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남한이 북한 저작물을 보호하는 법적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우리 헌법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조약이다. 우리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영토 조항’을 가지고 있다. 즉, 우리 헌법은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체에 적용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대법원도 헌법 제3조의 영토 조항을 존중한다. 이 조항에 입각하여 북한 저작물은 남한 저작물과 동등하게 취급한다. 

또한 국제법상 북한은 엄연한 한 국가이다. 1991년 9월 북한은 국가만이 가입할 수 있는 UN에 남한과 나란히 가입하였고, 각종 국제협약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특히, 북한은 2001년 4월 저작권법을 제정한 후, ‘문학·예술 저작물의 보호를 위한 베른협약’에 2003년 4월에 가입하였다. 이로써 남한은 국제법적으로 북한 저작물을 보호할 의무가 발생한 것이다. 

북한은 2004년에 저작권 사무국을 신설하고 의욕적으로 저작권 관련 사업을 수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북한 저작권 사무국은 2005년 3월에 남한 내 (재)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에 ‘황진이’ 등 일부 저작물에 대한 이용허락을 하면서 북한의 저작권자 서명과 저작권 사무국의 공증이 없는 남한 내 저작물 사용이 모두 무효라는 입장을 취한 바 있어 앞으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북한 저작물의 이용) 

물론 여기에는 저작권 교류의 남북 상호주의에 대한 개념은 없다. 남한 저작물의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 북한에 저작권료를 일방적으로 지급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공식 답변서를 통해 “저작권은 일종의 사적 소유권으로서 저작권자만이 권리 침해에 대해 예방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 “북한이 우리의 방송물 등 저작물을 무단 사용함에 따른 피해구제는 저작권자인 우리 국민의 요구가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 “저작권 침해 구제를 위한 남북간 상호주의 적용은 우리와는 달리 북한은 대부분 북한당국의 단속을 피해 드라마·음악 시청 등 북한주민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우리 측이 북한의 저작권 보호를 나선 배경에 북측 당국의 ‘저작권 보호 통지’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렵다. 

또 이런 설명이 맞더라도 북한 국영의 체제선전 방송인 조선중앙TV에 자금을 제공한다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의 문제가 남는다. 

조선중앙TV는 단순한 체제 선전 방송이 아니라, 북한의 핵 개발, 미사일 실험, 인권 탄압, 주한미군 철수 등의 주장을 전 세계로 전파하는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전 세계에 산재한 종북(從北) 인사들이 이 방송을 캡처해 SNS 상에 퍼 나르며 선전선동 작업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여기에 자금을 대고 있는 셈이다. 

한 종편 채널의 저작권 담당자는 이와 관련 “통일부가 승인한 민간단체가 북한 측과의 계약서를 들이대며 저작권료 지급을 요청하니 어쩔 수 없다”면서 “정작 우리 저작물은 북한 방송에서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차제에 경문협의 사업권자 승인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윤상현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 측이 건넨 자금이 저작권자에게 직접 주어지는지조차 불투명한 데다 조선중앙TV는 이적(利敵) 행위를 하는 기지라고 할 수 있다”면서 “북측은 이미 개성공단 폐쇄 이후 남북 간의 모든 협약을 파기하기로 했기 때문에 저작권 관련 기존 계약도 무효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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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6-11-04 11:38:34
인생무상~!!!!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