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공연, 서울시민의 귀는 즐겁다
거리 공연, 서울시민의 귀는 즐겁다
  • 정재욱 기자
  • 승인 2016.06.14 1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 공연]

글·사진 정재욱 미래한국 기자

지난 6월 12일 오후 5시, 남산타워 아래의 팔각정. ‘마이 웨이’ 같은 귀에 익숙한 음악이 색소폰 합주 소리로 들려오자 지나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6명의 색소폰 연주자가 트로트 인기가요 ‘짠짜라’를 연주할 땐 이미 팔각정의 계단식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이 저절로 박수를 치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서울시가 6월부터 11월까지 서울 곳곳의 일상 공간에서 진행하는 문화예술 공연인 ‘거리예술존’ 행사의 하나다. 남산 팔각정 같은 ‘예술존’은 여의도 물빛무대광장, 중구 DDP보행전용거리, 노원구 북서울미술관 등 서울 전역에 더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를 비롯하여 용산구 용문전통시장, 동작구 남성역 골목시장, 노원구 공릉동 도깨비시장 등 주로 서민들이 일상에서 문화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전통시장이 많다.

이날 남산 팔각정에서 공연한 거리예술단은 소리벗 색소폰앙상블이라는 이름의 6인조 색소폰 연주그룹이다. 지난 4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99개 거리예술단 가운데 한 팀이다. 전업이 아닌 순수 아마추어 팀으로, 약수역 인근에 있는 연습실에서 평일 퇴근 후나 주말과 휴일에 모여 꾸준히 연습하고 호흡을 맞춘 덕분에 프로 이상의 연주 실력을 자랑한다.

색소폰은 소프라노, 앨토, 테너, 바리톤 등 네 종류가 있는데, 각각 서로 다른 음역대에서 내는 소리를 절묘한 화음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색소폰 앙상블의 묘미. 이날 연주를 맡은 소리벗 색소폰 앙상블팀(단장 김용삼)은 약수동 전철역 부근에 연습실을 둔 단체로 의사, 대학교수, 회사 대표 등 아마추어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소리벗 앙상블팀의 색소폰 연주는 휴일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남산공원에 모인 서울시민들이 문화적 흥취를 느끼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휴일을 맞아 아이와 함께 나온 한 중년 여성은 “평소에는 남산에 와도 식음료만 있지 즐길 만한 문화 행사가 거의 없어 아쉬웠다”면서 “문화공연을 보려면 공연장에 가서 비싼 표를 구해서 구경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길거리에서 공짜로 좋은 공연을 보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색소폰 연주를 마친 공연팀 연주자 윤맹전 씨(주얼리 제조업체 대표)는 “서울시민들이 우리 공연을 듣고 함께 즐기면서 모처럼 여유와 즐거움을 느낀 것 같아 보람도 있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거리예술존 공연에는 이날 남산 팔각정에서 연주한 소리벗 색소폰앙상블처럼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99팀과, 지난해 좋은 성과를 보였던 9팀이 합쳐 모두 108팀이 나서고 있다. 전자바이올린, 클라리넷, 기타, 드럼, 색소폰 등 악기 연주팀을 비롯하여 뮤지컬 공연팀, 탭댄스, 마임, 마술단, 저글링 팀 등이 서울 곳곳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전통 음악으로는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이수자가 이끄는 판소리 공연팀, 가야금·대금·해금·판소리로 이루어진 여성 4인조 연주팀, 전통춤 공연팀 등이 있다.

공연은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과 주말 및 휴일에 이뤄지며, 월 단위 세부 공연일정은 거리예술존 홈페이지(www.seoulopenstage.kr)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