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물 폭탄은 북한식 참수작전
파주 물 폭탄은 북한식 참수작전
  • 이애란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6.06.16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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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란의 평양별곡] ‘참수부대’를 아십니까?

참수작전은 남에서는 ‘북한 지도부 제거작전’으로 이해하지만, 북에서는 ‘물에 빠뜨려 죽이는 작전’으로 통용돼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미래한국 편집위원 

지난 2월 4일 한미연합 군사훈련에는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 투입돼 핵심 요인을 암살하는 이른바 ‘참수(斬首)작전’ 등을 수행한 미국의 최정예 특수부대가 참여했다. 주한미군은 이례적으로 이 사실을 공개하여 북한에 공개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 1공수특전단은 주로 태평양 지역에서 활동하는 특수부대로, 아시아 지역 대(對)테러 작전을 수행했으며, 2000년대 초에는 이라크전과 아프칸전에도 참전해 사담 후세인과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미 75레인저 연대는 적의 핵심시설 파괴, 공중강습, 특수정찰, 인명구조 등의 임무를 수행한 전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최정예 특수부대다. 

최근에는 한국군도 유사시 적의 핵심 표적인 북한 수뇌부, 핵시설, 미사일기지,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시설 등 공격하기 위한 ‘참수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를 만들기로 하고 화력 보강을 위해 3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에서 김일성 일가(一家)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김정일보다 더 핵에 집착하고 있는 김정은의 핵 광란을 막기 위해서는 대화나 협력 따위의 방법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김정은 암살이나 북한의 주요 시설과 수뇌부를 타격하여 와해시키는 방법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런데 문제는 남북 간에 같은 말이면서도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용어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 한 사례가 바로 ‘참수’라는 용어다. 한국에서는 참수(斬首)라고 하면 목을 베어 죽이는 행위를 뜻한다. 따라서 사형 혹은 암살을 표현하는 말 중에서도 가장 가혹한 의미로 해석되는 용어다. 

남한만 아는 용어 

그런데 북한에서는 바로 이 말이 전혀 엉뚱한 의미로 통용된다. 북한에서는 참수라는 용어가 물에 빠져죽는다는 말로 통용된다. 때문에 한국 언론에서 ‘참수작전’을 시행한다는 말은 “물에 빠뜨려 죽이는 작전”으로 이해된다. 

최근 고위층 출신의 한 탈북민이 공개석상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중국에서 북한의 고위 간부인 친구를 만나 미군 ‘참수부대’가 한국에 와서 한미군사합동훈련을 한다고 하자 그가 하는 말이 “우리(북한)는 금강산 발전소가 있어서 수문만 열면 남조선에 몰 폭탄을 보내 참수시킬 수 있지만 미국은 어떻게 참수를 시킨다는 건가? 비행기로 물을 뿌려서 참수시키는가?” 하고 물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말도 상대방이 알아듣도록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북한 수뇌부가 한국 언론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는 조건에서 한국 언론은 북한 수뇌부가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를 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5월 16일 오후 7시쯤부터 남한 쪽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인근의 임진강 군남

댐에는 북한으로부터 유입되는 물의 양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해 다음날인 17일 새벽에는 최고치인 515톤까지 늘어 파주시가 때 아닌 물난리를 겪었다. 북한 측이 사전 예고 없이 무차별적으로 무단 방류를 하는 통에 임진강 하류인 파주 일대 어민들은 그물이 대부분 떠내려가거나 훼손되는 등 재산 피해를 입었다. 

이번에 발생한 무단 방류(이른바 물 폭탄) 사태에 대해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수공(水攻) 효과를 시험하고 남한의 대비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무단 방류 도발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차원에서 이번 방류 도발 사태를 본다면 미군의 ‘참수작전’을 잘못 이해하고 이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고위 간부조차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를 사용한 결과 북한은 미국과 한국이 실시하는 ‘참수작전’에 대응하기 위해 파주에 물 폭탄을 보냈던 것은 아닐까. 

필자는 언론에서 언급하는 미국과 한국의 ‘참수부대’는 암살부대(일명 김정은 및 북한 지도층 목 따기 부대)로 명명해 북한 주민들과 북한 군인들이 쉽게  알아듣고 이해시킬 수 있도록 명칭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이 알아듣는 용어로 바꿔줘야 효과 나타나 

벌써 분단 70년이 넘어 남북한은 언어의 동질성이 크게 떨어졌다. 같은 말이지만 남과 북이 다른 뜻으로 사용하는 용어들이 너무 많은 상황이 되었다. 남한에서는 휴대폰이나 전화를 사용할 때 ‘전화를 건다’고 표현한다. 북한에서는 이 표현 대신 ‘전화를 친다’고 말한다. 

남한에서는 자동차 열쇠를 ‘차 키’라고 부르는데, 북한 주민들은 ‘키’라고 하면 낟알을 분리할 때 쓰는 기구를 생각하기 때문에 ‘차 키’라고 하면 도저히 알아듣지 못한다. 

어느 회사에 취직한 탈북민이 사장으로부터 “차 키를 가져오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탈북민은 ‘차 키’라는 말을 듣고도 그게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를 몰라 30분이 넘게 사무실을 헤맸다. 사장이 전화를 해서 왜 오지 않느냐고 묻자 “사장님 그런데, 차 키는 어디에 쓰는 키입니까?”라고 물었다는 황당한 에피소드도 있다. 

사실 알고 보면 하나의 해프닝이지만 실제로 이런 일을 당한 당사자는 상당한 모멸감을 느끼게 되고 자존감이 상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탈북민들이 조직 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탈북민과 남한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경우에도 용어에 대한 잘못된 이해 때문에 효율이 떨어지고, 수행한 작업이 잘못된 결과로 나타나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언론의 경우에는 북한 주민들도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 선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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