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평화협정의 함정
미·북 평화협정의 함정
  •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승인 2016.06.20 22: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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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전략이야기] 아직 끝나지 않은 6·25 전쟁

미·북 평화협정은 미국을 빼고 남북한이 1 대 1로 전쟁을 하여 결판내자는 북한의 소망 

한국전쟁이 휴전으로 마무리된 지 금년으로 63년이 된다. 그러나 아직도 남·북한 간에 진짜 평화는 요원하다. 휴전 이후 한국은 미국과 동맹국이 됨으로써 지난 63년 동안, 비록 불완전한 것이기는 했지만 평화를 유지해 올 수 있었다. 

지난 60년 동안 한반도에 새로운 전쟁의 재발을 막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게 한 가장 큰 힘은 한·미동맹과 이에 의거해서 주둔하는 주한 미군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힘이 증강된 한국군, 그리고 북한의 경제력을 크게 압도하는 대한민국의 경제력도 북한의 대남 도발을 방지하는 데 기여했다. 

6·25전쟁은 휴전협정으로 미봉 된,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지만 휴전 체제는 그나마 전쟁의 재발을 막고, 불완전한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근거였다. 한국전쟁 이후 1970년대까지 지속된 한반도에 형성된 휴전 체제는 미국과 동맹국이 된 한국과 중국·소련의 동맹국이 되어 지원을 받는 북한이 냉전의 최첨단 지역에서 첨예한 대립을 벌였다. 

동서 냉전의 대리전을 벌이는 남북한은 미·소 냉전 체제가 대립하고 있는 최전선에 위치해서, 각각 미국과 소련식 국가 발전 모델을 채택한 후 심각한 체제 경쟁을 벌여 왔다. 비록 큰 전쟁으로 비화한 적은 없었지만 남북한 사이에 소규모의 분쟁은 끊임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승리했다. 북한보다 열등한 상태에서 출발한 대한민국이지만 경제력에서 북한을 압도했고, 군사력에서도 양적으로는 열세이지만 질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특히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존재는 군사력 균형에서도 대한민국이 분명한 우위에 설 수 있도록 했고 그 결과 북한의 전쟁 도발을 억지할 수 있었다. 

냉전이 미국 진영의 승리로 종결된 후 남북한의 체제 대결은 누가 승리자인가를 따져 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승리로 종결되는 듯했다. 그러나 북한은 결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북한은 평화적인 방법과 군사적인 방법 두 가지를 모두 동원, 자신이 패배한 현상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되돌리기 위해 노력했다. 군사적인 방법이 핵개발이라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점차 불리해지는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북한이 들고 나온 소위 ‘평화적’인 방법은 미국과 ‘평화협정’ 혹은 ‘불가침 협정’을 맺자는 것이다. 수많은 한국의 일반 시민들은 물론 식자(識者)들마저도 평화협정(Peace Agreement) 혹은 불가침 협정의 본 의미를 잘 모르고 있고,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 혹은 불가침 협정을 체결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미·북간 평화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글은 북한이 그토록 집요하게 해 온 평화협정의 노림수는 무엇이며 평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한반도의 국제질서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관한 분석이다. 

북한이 의미하는 평화 

북한은 한반도의 평화에 대해 한국과는 전혀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다. 김일성이 이미 1970년대 초반에 했던 말이다. 

“남조선이 급속하게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해서 부러워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가 만반의 전쟁 준비를 갖추고 있다가 일단 유사시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하게 되면 남조선의 발전된 경제가 다 우리 것이 된다.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하기 전에는 우리에게 평화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 

황장엽 선생과 함께 북한을 탈출, 한국에서 살고 있는 최고위급 탈북 지식인의 회고록에 소개된 글이다. 북한은 단 한 시간이라도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한다는 대전략 목표를 게을리 한 적이 없었다. 현재 3대 세습 군주인 김정은이 그 목표를 실현하겠다고 최후의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김일성 이래 북한이 의미하는 ‘평화’는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하기 이전에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개념이다. 북한은 대한민국이 소멸되기 이전 평화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북한과 공존하는 것을 평화라고 보고 있다. 보통의 한국 사람들이 북한이 말하는 평화협정의 본뜻을 제대로 모른다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

▲ 휴전 체제는 끝나지 않은 전쟁이지만 그나마 전쟁의 재발을 막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근거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한국군 경비병들이 북한 측을 바라보며 경계하고 있다.

북한이 인식하는 미국 

그런데 북한이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하기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일은 미국을 한반도에서 손을 떼도록 하는 일이다. 미국이 한반도에 주둔한 상태에서 북한은 무력통일은 물론 북한 식 평화통일, 즉 적화통일도 이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북한은 지난 60여 년 동안 끊임없이 주한미군 철수를 부르짖었다. 

그렇다면 북한은 미국이 빠지면 대한민국과 능히 일전을 벌여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필자는 ‘그렇다’라고 대답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못할 것이다.

주한미군은 북한의 침략을 억제하는 기능도 있지만 어떤 경우 한국군이 분노해서 북한을 공격하려 할 때, 이를 자제 시키는 기능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한국군을 진정 두려워한다면 주한미군의 철수를 오히려 불안한 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지금 미국만 빠져 준다면 한국은 자신의 상대가 되지 못하는 적수로 보고 있다. 한국군이 북한보다 강한지는 모르지만, 심리적으로 북한은 한국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정일은 “한국 국민은 겁쟁이들이기 때문에 총 한 방 쏘면 다 도망갈 것이다. 식량과 기름이 부족하지만 휴전선 너머에 식량과 기름이 많이 있다. 그것을 잘 활용하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우리나라 청소년 여론조사에 의하면 전쟁이 발발할 경우 전쟁터로 달려가겠다는 응답자는 19%에 불과했다. 안보의식이 많이 높아졌다는 최근 여론조사에도 젊은이들의 50% 정도만이 전쟁터로 달려 갈 것이라고 응답했다.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목표를 이룩하지 못한 이유가 미국의 개입 때문이었고,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자신이 통일을 이룩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한미동맹, 주한미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북한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한국과 미국을 이간시키는 것, 또는 최소한 한국 통일 문제에서 미국이 중립을 지키도록 하는 상황을 실현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다. 그 중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요구다. 

북한의 독재자들로 하여금 미국만 없다면 “한국쯤이야”라고 생각하게 만든 중요한 근거들은 지난 수 십 년 동안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들의 행동에서 연유한 것이다. 손가락 하나 다치는 것도 무서워 벌벌 떠는 대한민국 국민들과 정부 지도자들의 행태는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이 없다면 남한 정도는…”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대한민국 대통령 중에는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는 낫다”라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는 언급을 한 사람도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몰라도 국가의 생존을 책임진 사람이 할 말은 아니었다. 

전쟁은 수단이고 평화는 목적이다.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면 안 된다. 대통령은 최후에는 전쟁이라는 수단까지도 잘 활용해서, 평화라는 고귀한 목적을 달성해야 할 책임을 담당하는 사람이다. 

미국과 북한 간 ‘평화협정’체결하자는 논의의 시작? 

북한의 전략에 대해 심오한 이해를 할 수 없는 한국 사람들 중에는 미국과 북한이 평화조약을 맺으면 한반도에 평화가 올 것이고, 북한이 핵무기도 폐기할 것이라며 북한의 대미(對美) 접촉 노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신문사의 대기자라는 사람도 그렇게 말하는 것을 봤다. 

2016년 1월 6일 4차 핵실험, 2월 7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국제사회를 농락한 북한은, 핵실험 직전인 지난 12월 미국에 대해 ‘평화협정’ 체결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제의한 적이 있었다. 미국은 그 제의를 받아들여 서로 만난 적이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2015년 년 말의 미·북 접촉은 다음 단계로 진전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도발을 단행한 후 대북 제재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평화협정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구체적으로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월 3일 미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병행 논의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병행 논의에는 한반도 비핵화가 있어야 하고, (이는) 6자회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비핵화는 어떤 논의에도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선(先) 비핵화, 후(後) 평화협정’이라는 미 정부의 기존 원칙에 변화가 감지되는 것이다. 

미국은 물론 “북한 비핵화가 평화협정보다 우선”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입장에서 봤을 때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 체결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우려스런 사태 진전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외교 관리들이 “미국은 어떤 대화의 초점도 비핵화에 맞출 것을 주장해 왔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최우선 순위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에 대해 논한다는 일 자체가 한국의 생존에 불길한 예감을 주는 일이다.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은 놀랄 일은 아니다.  결국 언제라도 가능한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가지 이상한 믿음이 있었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 경우라도 미국은 변함없이 한국 편에 서서 한국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말을 가장 먼저 한 사람이 미국의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한국 사람은 별로 없다. 

미국은 어느 나라보다 국가 이익 계산에 능한 나라이며, 친구와 적을 전략적 고려에 따라 아무 때나 바꾸는 나라다. 일본과 그토록 잔인한 전쟁을 치렀던 미국은 지금 일본과 세계 최고의 우호국이요 동맹국이 되어 있다. 지난 5월 하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사상 최초로 히로시마를 방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서서 그를 위로하는 모습의 사진을 찍었다. 

히로시마 방문 며칠 전, 베트남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32년 동안 동결되어 있었던 베트남에 대한 미국 무기수출 금지조치를 전면 해제했다. 미국이 지금 일본, 베트남과 급격히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부상을 함께 억제하려는 전략적 고려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국제정치를 너무나 냉혹하게 보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2016년 현재 미국이 인식하는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한국은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느냐”의 여부에 있다. 

이미 10여 년 전 자신의 책 한국판 서문에서 미어셰이머 교수는 “중국의 부상이 정지될 경우 미국은 아시아에서 손을 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금 미국은 일단 중국을 집중 봉쇄 혹은 견제하기 위한 외교 정책을 전개하고 있지만, 미국 사회 일각에서는 중국은 미국에 대한 도전자가 될 만큼 강하지도 않으며, 특히 중국의 부상은 한계에 도달했을 뿐 아니라 침체 혹은 붕괴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놀랍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유독 한국만이 중국을 미국과 맞먹는 나라라고 인식, G-2 라는 용어를 광범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이다. 

북한과 접촉함으로써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어떤 타협이라도 이뤄낼 수 있다면 미국이 북한과의 접촉을 마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믿었던 동맹국 대한민국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서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며, 미군을 지키기 위한 사드 미사일 배치를 중국의 입장을 봐야 한다며 반대한다면, 미국 역시 오로지 한국 편에 서서 북한과 지속적으로 적대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을 부담으로 생각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북한의 저의 

북한의 대전략은 미국과는 싸우지 않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결판내기 위해 오로지 대한민국과만 일전을 벌이는 것이 목표다.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한반도에서의 싸움은 대한민국과 북한의 1 대 1 싸움이 된다. 북한은 미국을 뺄 경우 자신이 한반도의 승자가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한반도의 국제 구조는 완전히 달라진다. 우선 북한은 미국과 평화조약을 맺었으니 자신을 위협하는 주한미군 및 한미동맹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다. 미국이 북한에게 요구하는 것이 ‘비핵화’ 인데, 북한은 그 대가로 한미동맹의 종식,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것이다. 

현재 북한이 비핵화를 평화협정과 바꿀 가능성은 없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경우 핵무기를 택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과 북한 사이의 평화협정 체결은 요원한 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미·북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그것은 한반도의 안정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북한이 비핵화하는 경우라도 남북한 간에 평화가 도래할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119만 명에 이르는 현역 병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온 국민이 전투원이 될 수 있는 사회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여 년 간 우리는 오로지 북한의 핵폭탄만을 위협의 근원으로 봤고, 비핵화가 이뤄진다면 안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착각했다. 북한이 정말로 핵을 폐기하는 경우, 그래서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된다면 그 이후 한반도의 모습은 최고로 중무장한 북한의 재래식 병력과 대한민국이 1 대 1로 대치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물론 북한은 6·25 당시와 같은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북한은 게릴라, 테러 등 대한민국의 우세한 재래식 전투력이 별 효용을 발휘할 수 없는 각종 도발을 일삼을 것이다. 

평화협정과 불가침조약은 전쟁의 전조(前兆) 

정상적인 평화협정은 전쟁에서 승패가 판가름 된 후 패전국과 승전국 사이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이런 평화협정도 평화의 지속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베르사유 평화협정은 20년 만에 대 전쟁으로 폐기되고 말았다. 

더욱 믿을 수 없는 평화협정은 분쟁 상태가 지속되는 와중에 체결되는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과 북베트남의 평화협정이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이 바로 미국과 북베트남 사이의 파리 평화협정이었다. 파리 평화협정은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점령하더라도 미국은 싸움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을 맺는다면 그것은 40여 년 전 파리 협정의 재판이 될 것이다. 미국을 베트남에서 철수시킨 북베트남은 남베트남과 1 대 1로 전쟁을 벌여 신속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쟁을 공부하는 학자들은 ‘상호 불가침조약’을 체결한 국가들 사이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오히려 전쟁이 더욱 자주 발발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싸우지 않을 나라들이라면 평화협정 혹은 불가침 협정을 맺을 이유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평화협정 혹은 불가침 협정은 ‘지금 싸우지 말고 조금 있다 싸우자는 의미’이거나 월남전의 경우처럼 미국을 빼고 ‘우리끼리 결판을 내보자’는 의미다. 미·북간 평화조약 체결은 미국을 빼고 남·북한만이 1 대 1로 결판을 내자는 상황의 도래를 원하는 북한의 소망이다. 

대책은 있는가? 

미·북 평화협정은 갈등하는 당사자들 사이의 평화협정이기 때문에 결코 한반도에서 평화를 보장할 수 없다. 조약 하나로 평화가 보장된 역사는 없다. 그래서 최선은 미·북간 평화협정 체결에 관한 논의가 아예 시작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만에 하나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논하려 할 경우 우리는 반드시 평화협정 당사국으로 개입해야 한다. “한국의 참여 없는 평화협정 논의는 어떤 경우라도 절대 반대한다”는 점을 천명해야 한다. 

북한은 은밀한 경로를 통해 미국에게 “당신네들이 공산주의 월맹이 통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느냐? 그러나 잘 보라! 지금 중국을 견제하는 데 베트남만큼 미국에 도움을 주는 나라도 없지 않은가” 라며 미국을 구슬릴 것이다. 

물론 북한은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의 군사력으로 미국이 다음번 한국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정일이 이미 수 십 년 전 한 말이다. 

“수령님 대에 조국을 통일하자면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마음 놓고 조국통일 대사변을 주동적으로 맞이할 수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핵전략 이론의 정석에 맞춰 진행되어온 잘 계산된 행동이며,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조를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되고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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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 2017-06-13 02:05:55
미군 철수하면 그동안 파 놓은 땅굴로 순식간에 남한을 점령 할 것으로 봐야 합니다. 남침 땅굴이 발견된지가 수십년이 되었는데 지금 땅굴이 얼마나 팠는지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
스웨덴에서 신형 굴착기를 도입했다는 뉴스도 있는데 남한 침공에 효과적인 땅굴 남침을 북한이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나도 안이하고 순진한 생각입니다. 국민적이 대비책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