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의 국가 만드는 교육의 힘
차선의 국가 만드는 교육의 힘
  •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 승인 2016.07.3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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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귀의 고전 읽기] 네틀십 著, <플라톤의 국가론 강의>

<플라톤의 국가론 강의>는 리처드 레위스 네틀십이 1885년 및 1887~88년에 제자들을 상대로 플라톤의 <국가>를 강의한 해석서다. 플라톤의 <국가>의 내용 중 교육철학적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교육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또 다른 고전이다. 

네틀십은 정의가 도덕과 정치의 근간이 되는 삶의 원리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플라톤의 교육철학을 통해 교육이 어떤 활동인지를 깊이 이해함으로써 삶의 원리로서의 정의의 참뜻을 발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저자는 플라톤의 <국가>를 관통하는 핵심 논지를 ‘정의로운 사람을 기르는 교육을 살펴봄으로써 삶의 원리로서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고 파악한다.

이로써 플라톤이 <국가>를 통해 인간의 삶을 개혁하고 이상적 국가체계를 수립하려는 의도를 갖고 집필한 것으로 이해한다. 이 과정에서 삶에 대한 성찰과 이상사회를 만들기 위한 최상의 인간적 삶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플라톤이 상당한 분량으로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치열하게 탐색하고, 탐욕과 어리석음, 인간 본성의 타락이 모든 죄악의 원형이 됨을 기술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사람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는 인간적 선(善)과 공동체의 정의의 구현에 필수적인 요건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플라톤은 트라시마코스(Thrasymachos)를 통해 ‘정의란 강자의 이익’이라며 현실의 부조리를 반영한 명제를 제기하도록 하고, 반면 소크라테스를 등장시켜 삶의 원리로서의 정의의 관념을 하나하나 추적해 나가게 한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대화를 통해 상대방이 정의로운 행위의 선이 어디에 있는지를 검토하도록 함으로써 ‘철학적 마음’을 획득하도록 안내한다. 이를 통해 ‘정의 그 자체’로서의 선을 불완전하게나마 인식하도록 도와준다.

소크라테스의 대화술을 ‘산파술(産婆術)’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철학적 마음’은 궁극적인 지혜를 추구하는 마음이다. 이는 현실에서 겪으면서 얻어지는 ‘경험적 마음’과는 차원이 다르다. 

저자는 플라톤이 경험과 인식의 부조화와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삶의 원리로서의 정의가 오로지 교육을 통해 철학적 마음을 획득함으로써 실현될 수 있음을 밝혀준다고 강조한다. 이런 관점으로 바라보면 플라톤이 10권으로 구성된 <국가>의 많은 부분에서 통치자가 될 사람이 받아야 할 교육과정을 치밀하게 제시(제2권~제3권)한 이유를 알게 된다. 

트라시마코스가 ‘완전한 불의가 인간의 진짜 이익’이라고 주장하지만, 플라톤은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즉답하지 않고, 오히려 무엇이 최선의 삶인가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불의가 인간의 이익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정의로운 삶의 모습을 추상하게 하고, 그 속에서 ‘정의’의 원리를 스스로 발견하도록 견인한다. 

플라톤은 공동체를 위해 개인의 권리를 희생시킨다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네틀십은 오히려 플라톤은 개체성과 공동체 사이에 상호배타적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고 본다.

참다운 개체성은 공동의 삶이나 이익에 참여함으로써 감소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정신’을 통하여 자신의 삶을 더욱 완전하게 만들어 개체성을 최상의 정도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한다. 

박경귀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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