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화 ‘월미도’와 남한 영화 ‘인천상륙작전’
북한 영화 ‘월미도’와 남한 영화 ‘인천상륙작전’
  • 백요셉 미래한국 인턴기자
  • 승인 2016.08.04 02: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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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탈북자가 본 영화 ‘인천상륙작전’

북한에선 33년 전에 북한 해안 포병이 76mm 포 4문으로 맥아더의 인천상륙을 사흘간이나 저지시켰다는 날조된 영화 ‘월미도’ 만들어 

정전협정 체결 63주년이 되는 7월 27일, 기대했던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그 장엄한 모습을 드러냈다. 1950년 9월 15일, 북한군으로 위장하여 당시 북한군 점령 지역이었던 인천에 잠입, 시내 동태를 살피고 정보를 수집하는 대북 첩보작전 ‘X-RAY’에 투입된 국군 해군 첩보부대 대원들의 실제 무용담(武勇談)을 각색한 영화다.

이 영화는 7월 27일,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15개국에서 동시 개봉됐다.

북한에서 7월 27일은 이른바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이라 불리는 국가적 경축일이다. 해마다 이 날이 되면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저지한 내용을 주제로 한 영화 ‘월미도’ 등등의 전쟁 영화를 재방송한다.

한반도 공산화를 목적으로 자신들이 일으킨 3년간의 처절한 전쟁에서 적화통일은 고사하고 중공군의 지원으로 겨우 38선 부근의 원점에 주저앉은 가련한 처지에 정전협정 조인일(調印日)을 자신들의 일방적인 승리기념일로 자축(自祝)하고 있는 북한이 참으로 안쓰러울 따름이다.

나는 7월 27일만 되면 북한에서 여러 차례 봤던 영화 ‘월미도’를 통해 인천상륙작전을 알게 되었다. 북한의 전쟁 영화 ‘월미도’는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을 저지하기 위해 결사항전을 벌였던 인민군 해안 포병들의 무용담을 담은 것이다.

1950년 9월 13일부터 북한군 해안 포병들은 단 4문의 76㎜ 해안포로 전투를 벌여 5만 대군과 수백 척의 군함, 1000여 대의 폭격기를 동원한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을 사흘간이나 성공적으로 저지했다는 공상 만화 같은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본 남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내가 북한에서 ‘월미도’ 영화를 통해 일고 있었던 상황 전개와는 완전히 달랐다.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기습 남침으로 불과 사흘 만에 수도 서울은 함락되고, 한 달 만에 낙동강 지역을 제외한 한반도 전 지역을 빼앗겨 대한민국은 풍전등화 신세가 되었다.

유엔군 총사령관 맥아더 장군은 북한군의 보급선이 낙동강까지 길게 늘어지자 이를 중부지역에서 차단하여 낙동강 일대에 집결한 인민군을 거대한 포위망에 가두는 대전략을 구상한다.  그 결정적인 상륙지로 맥아더는 인천을 꼽았다.

맥아더의 대전략에 대해 거의 모든 동료 미국 장성들, 그리고 워싱턴 당국은 “무모한 작전”이라면서 반대했다. 그러나 맥아더는 “1달러로 5000달러를 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뜻을 굽히지 않는다.

북한 영화 ‘월미도’의 역사적 사실 날조 

성공 확률은 5000 대 1,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희대의 군사작전은 맥아더의 구상대로 멋지게 성공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그 작전의 전개 과정을 세밀하게 담아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지금까지 북한 영화를 통해 알고 있었던 인천상륙 저지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완전히 뒤엎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지금은 대한민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한국에 여행 온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관광명소가 된 월미도. 1950년 9월의 월미도는 북한군의 점령지로서, 세계 전사상 최초로 국제연합군의 대규모 상륙작전이 성공한 역사적인 성지(聖地)였다.

나는 ‘인천상륙작전’ 영화를 통해 맥아더 장군의 상륙 함대가 인천 앞바다에 도착한 날짜가 9월 14일 밤 22시 52분으로, 북한 영화 ‘월미도’에서 보여준 인민군의 상륙 저지 3일 영웅담은 전혀 근거가 없는 날조였음을 알게 되었다. 오직 선전선동만을 위해 제작되는 북한 영화에서 그 무슨 역사적 사실이나 현실성 같은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월미도 해안 포병들이 잘 싸웠습니다. 그들은 최고사령부의 명령대로 인민군대의 전략적 후퇴를 보장하기 위하여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결사적으로 싸워 3일 동안이나 적들의 상륙을 막아냈습니다.”

북한 영화 ‘월미도’는 마지막 부분에서 위와 같은 김일성의 어록(語錄)이 비장하게 소개된다. 낙동강 전선까지 국군을 밀어붙였던 인민군 주력부대를 하루아침에 잃고 압록강까지 정신없이 후퇴하여 쫓겨나야 했던 이 참혹한 작전에 대하여 김일성은 존재하지도 않았던 월미도에서 인민군 해안 포병 부대의 ‘상륙 저지 3일’이라는 허상으로라도 자위(自慰)하고 싶었을 것인지도 모른다.

인민군의 처참한 패전(敗戰)에도 김일성의 오만과 망상은 여전했다. 한반도 전체의 공산화 야망이 철저히 짓밟힌 6·25 전쟁을 ‘조국해방전쟁’이라고 자찬(自讚)하는 김일성의 그 놀라운 철면피함은 전세(戰勢)를 완전히 역전(逆轉)당한 인천상륙작전까지도 자신들의 승리와 영웅담으로 포장할 수 있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기술적으로도 그렇고 작품성이나 스케일로 봐도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30여 년 전에 만들어진 북한의 전쟁 영화 ‘월미도’와 비교 자체가 무의미했다. 하지만 남과 북의 운명을 결정한 인천상륙작전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다룬 양측 입장에서 만든 각각의 영화를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는 것은 스스로도 신기할 따름이다.

“적진에서 이름 없이 죽어간 국군 장병이 이 영화의 주인공” 

한편에선 대한민국 국군과 유엔군에게는 정말로 다행스럽고 또 자랑스러운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영화를 북한보다 33년이나 늦은 지금에야 볼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어이없는 것은 영화 ‘인천상륙작전’ 개봉으로 인해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북한이 아닌 바로 남한에 있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와 한겨레21 등 국내 대표적 좌파언론들은 영화 개봉 전부터 영화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170억짜리 반공영화”라느니, “북한군을 악당으로 묘사”하고, “전쟁영웅 만들기 역사왜곡 논란” 등등 북한보다 더 북한스러운 기사를 써대는 이들을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인정하기에는 한 모금 물마저 목이 멜 듯 싶다. 이들이 과연 북한 영화 ‘월미도’를 본다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다.

존재하지도 않는 사흘간의 상륙 저지 영웅담을 담은 억지 과장의 북한 영화 ‘월미도’와 실제 존재한 켈로(KLO) 부대의 첩보전을 주제로 한 영화 ‘인천상륙작전’. 그 어느 것이 역사적 사실에 더 부합하는가. 영화의 주인공인 배우 이정재는 말한다.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이 나라를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신념의 장군 맥아더와, 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적진에서 이름 없이 죽어간 국군 장병들과 이를 도운 애국적 국민들입니다.”

북한보다는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러운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좋은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은 현재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도 계속 1위를 달리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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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2022-06-05 18:34:26
조오까라 매국자 주제에 먼 개애소오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