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엔 핵 만들 준비해야 한다”
“최후엔 핵 만들 준비해야 한다”
  • 이근미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6.08.26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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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터뷰] 김진영 성우회 회장

북한이 핵으로 위협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백방으로 방어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드는 그 방어책 가운데 하나이다 

글/이근미 소설가·미래한국 편집위원  사진/이승재 기자 

대한민국 제대한 장성들의 모임 성우회, 별 2200여 명 모인 단체이다. 제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300여 명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이 가입했다.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의 스타 출신들이 모였으니 우리나라 최고의 안보전문가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핵 폐기 천만인 서명운동’을 주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성우회의 김진영 회장을 만났다. 29대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강직한 인상의 그에게 서명운동을 하게 된 계기부터 물었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의 공동대표인 이종윤 목사님이 북핵 폐기 서명운동을 하려고 하니 성우회에서 나서달라고 해서 시작하게 된 겁니다. 성우회를 비롯해 50여 개 단체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1천만 명에게 서명을 받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전작권 환수 반대 천만인 서명운동은 3년 이상 걸렸는데 북핵 폐기는 2년이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북핵 폐기 1천만 서명운동’ 대표단 방미 활동

“지난달 7월 미국을 방문해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과 에드 로이스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 특사를 만났습니다. ‘지난 3월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한 결의문 2270호를 채택한 건 아주 잘한 일이다. 중국 소련은 적당한 선에서 뒤로 빠지고 방해할 수 있으니 이탈자가 없도록 유엔이 계속 관심을 갖고 드라이브해 달라’는 우리의 감사와 희망을 표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해야 한다’는 압력의 메시지를 전하고 왔습니다.” 

북핵 폐기에 대해 미국 동포 사회가 한마음으로 지지 선언을 했다고 한다. 뉴욕과 뉴저지, 워싱턴, 시카고, LA의 교민회가 북핵 폐기 천만인 서명운동 지부를 설치했다. 

“미국 동포사회는 기독교인과 비즈니스맨이라는 두 산맥으로 나뉘어 따로 움직였는데 이번에 공동대표를 정하고 힘을 합쳤습니다. 미국 교민이 뭉치면 미국 정치인들이 관심을 갖게 됩니다. 미국 전역의 중요한 대도시에 서명운동 조직이 완성되면 추석 이후에 큰 모임을 갖고 북핵 폐기 결의를 할 예정입니다.” 

오히려 국내에서 결집된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김 회장은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국가 안보가 위중할수록 국민의 하나 된 힘을 보여야 합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과 도발이 계속되는 데도 사회 지도층과 정치권, 언론은 안보 불감증으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아요. 서명운동을 민간이 주도하다보니 재정을 비롯해 여러 어려움이 있어요. 각계각층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 ‘북핵 폐기’를 아무리 외쳐도 북한은 핵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게 뻔하다며 서명운동 무용론도 있는것 같습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 북한 핵을 포기하게 만드는 게 가장 효율적인 대책입니다. 북한 핵을 무용지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도 핵을 가지는 게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죠. 하지만 그건 핵확산 억제 트렌드에 반하는 일입니다. 외국과의 무역관계가 중요한 우리가 핵을 만들면 바로 압력이 들어오겠죠.

한국은 외교 선진국인데 역풍을 감내하며 핵을 만들 수는 없어요. 북한이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 국민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주려는 겁니다. 최악의 경우 한미동맹도 유엔도 우리에게 힘이 안 되면 모든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핵을 만들고 전술핵 재배치도 고려해 봐야죠.” 

김 회장은 언제든 핵을 만들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우리의 능력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공업 생산 능력은 세계 6위입니다. 무엇이든 필요하면 만들 힘이 있어요. 원자로를 수출하는 나라인 만큼 의지만 있으면 1년 6개월 안에 가능합니다. 미국 전문기관은 북한이 2~3년 내로 핵을 완성할 걸로 예측합니다. 이 시점에서 북한이 핵을 갖는 것보다 포기하는 게 훨씬 이롭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합니다.” 

사드 배치 반대 의견에 대해 김 회장은 강경하게 말했다. 

“북한이 핵으로 위협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백방으로 방어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사드는 그 방어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드는 우리가 사올 수도, 만들 수도 없는 겁니다. 그걸 주한미군이 가져온다니 쌍수를 들어 환영하여 그들이 원활한 작전을 전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해야 합니다. 주한미군의 장비 보강은 우리의 전투력이 증강되는 것입니다. 한국 방위를 위해 미국이 엄청난 군사비를 지출하고, 우리는 장소만 제공하는 건데 그걸 반대하는 것은 동맹국으로서 미안하고 체면이 안 서는 일이죠.” 

방어용 사드 배치를 막는 건 바보 

- 야당 대표가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사드 문제를 논의한다며 중국을 방문하는 사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 외교 당국과 중국이 풀어야 할 첨예한 쟁점입니다. 외교 당국이 최선을 다해 사드 문제를 풀어나가는 걸 응원해야 할 입장이 직접 하겠다고 나서고, 반대하는 건 본질을 몰라서 그러는 겁니다.” 

-성주 군민 외에도 사드 배치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고, 중국이 보복을 가하는 상황에서 꼭 강행해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방어용 무기를 배치하지 않는 건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지요. ‘북한의 미사일이 공중에서 요격당하면 안 되니까 무기 갖고 오지 마’ 그런 여론 때문에 사드를 배치하지 않는다면 그건 국가가 아니지요. 중국은 북한의 핵무장화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의 생존이 위협 받는 데도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나라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사드만 배치하면 북한 핵을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을까요? 

“완벽한 방어라는 건 없어요. 최대한 잘 방어하기 위해서 사드를 배치하고 2020년까지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것까지만 하면 최대한 방어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확실한 것은 공격무기 자체를 제거하는 일이고, 그래서 서명운동을 하는 겁니다. 국제적인 압력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만드는 게 가장 평화로운 방법이고, 대한민국에도 북한에도 좋은 일입니다.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로 돌아와 인민의 민생고를 해결하고 경제 자립에 힘써야 합니다.” 

-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 발표가 나온 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경상북도 지지도가 하락했습니다. 레임덕 운운하며 국정 운영을 비판하고 있는데 회장님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성우회 회장으로서 안보분야만 평가하자면 대단히 잘하고 계십니다. 친북좌익 세력들이 도처에서 똬리를 틀고 국정의 방향을 흐리게 하여 우리 사회가 오래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전교조를 법률적으로 불법단체로 판결했고, 통진당이라는 독버섯을 제거했습니다. 한미동맹의 근간인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을 남북 평화가 정착되고 북한 위협이 없을 때까지로 연기했습니다. 사실상 무기 연기라고 할 수 있죠. 이 세 가지만 해도 엄청난 일을 하신 겁니다. 

개성공단은 좌편향 정권의 퍼주기식 정책에서 태어난 기형적인 산물로 현금 인출기 역할을 해왔어요. 엄청난 자금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그걸 단절시킨 것도 굉장한 결단입니다. 그 어느 대통령도 하지 못한 일을 박근혜 대통령이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훌륭한 업적이지요.” 

▲ 지난 7월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대표단이 미국 워싱턴의 한국전쟁기념관을 찾아 참배했다.

중국 G2 자격 없는 나라 

-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의 전승절 행사까지 참석했는데도 우리나라에 제재를 가하는 것에 대해 중국이 아닌 박 대통령을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비판할 거 없어요. 박 대통령이 그렇게 공을 들였는데도 중국이 저렇게 나오는데, 박 대통령의 그런 노력이 없었다면 피해가 더 심각해질 수도 있었어요. 중국이 사드 문제로 시비 거는 건 미국에 직접 대항할 수 없어 한국 정부를 때리는 겁니다. 우리도 당당해져야 합니다.” 

김 회장은 중국의 제재를 계기로 우리의 경제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에 이견이 있다고 해서 경제 보복을 하는 중국에 우리 식대로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대중(對中)관계를 격상시키는 중요한 기회로 삼아야죠. 중국도 우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겁니다. 사드 문제로 한류문화와 화장품이 타격을 입었다는데 중국시장에만 의존하기보다 전 세계라는 무대로 넓혀나가야죠.” 

- 우리 정부가 미국과 지나치게 가까워 중국의 반감을 사는 것을 우려하며 G2 시대에 균형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한미동맹이 없다면 중국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가 지금보다 훨씬 난폭하고 고압적이었을 겁니다. 극도의 갑질 행위를 했겠지요. 확고한 대한민국의 위상이 있어서 중국이 나름대로 조심하는 게 이 정도라는 걸 우리 국민은 알아야 합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중국과 북한은 하루아침에 결별하기 어렵습니다. 공산당끼리의 끈끈한 관계가 있어요. 사드 문제로 유치한 공갈을 하는 게 중국의 수준입니다. 

미국과 중국을 G2라고들 하는데 중국은 경제력이나 군사력에서 미국의 상대가 못됩니다. 특히 중국은 문화나 정의에 있어서 G2의 자격이 없어요. 사드 배치에 대한 태도를 보니 중국은 아직 멀었습니다. 존경받는 슈퍼파워가 되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게 많은 나라입니다. 일부 언론이 중국을 G2 분위기로 몰아가는데, 자제해야 합니다.” 

외국에는 우리나라의 성우회 같은 단체가 없다는데 다만 중국의 국제전략학회가 비슷한 성격이라고 한다. 

“중국 예비역 장성과 현역 장군들이 회원인데 회장은 현역이 맡고 있어요. 사드 문제가 갈등으로 치닫기 전인 6월에 우리가 중국으로 가서 세미나를 열었어요. 중국 측이 사드가 중국을 감시하려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시비를 걸더군요. 그래서 우리가 ‘산둥반도에 배치한 미사일 포대 레이더에 한반도가 다 잡히는 거 알지만 우리는 거론하지 않는다. 사드는 조기경보용이 아닌 요격용이고, 거리가 짧아서 중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왜 자꾸 시비냐. 한국, 미국, 중국 커뮤니티를 만들어 불필요한 오해를 풀자. 특별위원회에 건의해 보라’고 하자 노트에 적기는 하더군요.” 

중국 장성들과 세미나를 할 때마다 ‘우리가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성우회는 순수 사회단체입니다. 그 누구의 눈치도 안보고 자발적으로 정한 주제를 연구하고 발표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게 논쟁합니다. 중국은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여유롭고 풍족하지만 대화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어요. 그렇더라도 중국과 계속 만나야죠.”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2년 임기로 14대 성우회 회장에 취임했다. 성우회 회장이 되는 관문은 몹시 까다롭다. 전직 회장들의 모임인 원로 고문회의에서 추천하고 정책자문회의에서 2차 심의를 거친 뒤 육해공군 100명의 운영위원이 3차 검토를 한다.

마지막으로 총회를 소집하여 회원들의 가부를 묻는 과정이 남아 있다. 회장은 각 군이 돌아가면서 맡는데 참모총장과 합참의장, 장관을 거친 사람이 주로 천거된다. 김 회장은 자신이 지명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성우회의 특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되는 단체여서 돈이 없어요. 조직이 클수록, 자금이 풍족할수록 부패와 분쟁이 생기기 쉽고 회장이 되기 위한 다툼이 생기죠. 성우회는 서로 하겠다는 일도 없고,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 싸울 일이 없지요.” 

군선교회 활동에 열중하는 은퇴 장로 

- 군대에서 방산 비리가 터질 때마다 국민들의 실망과 우려가 큽니다. 

“나도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유독 해군에서만 비리가 발생했어요. 육군은 소총과 탱크를 구매하는 정도니 비리가 생길 게 없고 공군은 비행기를 들여올 때 주로 미국과 거래를 하니 잘못하면 미국법에 걸리기 때문에 조심합니다. 해군의 선박은 국내회사가 건조합니다. 함정 한 대의 가격이 어마어마하죠. 아직 완전히 선진화하지 못한 국내 기업 풍토와 결탁하여 부정이 저질러졌는데 앞으로는 그런 일이 안 생기겠죠.” 

김 회장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은퇴 장로로 제대 이후 20여 년 동안 한국기독교군선교회연합회에서 활동해왔다. 1990년 육군참모총장에 부임하면서 육군훈련소에서 중단된 진중세례운동을 부활시킨 장본인이다. 

“한신 대장이 1군사령관 때 진중세례운동을 펼쳐 많은 훈련병이 세례를 받았어요. 그런데 외부 압력으로 1979년부터 중단되었지요. 내가 육군참모총장이 되어 진중세례운동을 지원하면서 다시 불붙게 된 거지요.” 

8월 6일 창립 60주년을 맞은 극동방송이 육군훈련소에서 진중세례를 주관했다. 미국 침례교 대표 22명이 참석한 가운데 4461명의 장병이 세례를 받았다. 

“미국에서 온 목사님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군대식으로 아멘을 외치고 큰소리로 찬송가를 부르니 굉장한 감동을 받더군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장면이죠.” 

현재 육군훈련소 내의 교회를 신축하고 있는데 120억 원 예산 가운데 50%만 모금된 상태이다. 진중 세례 장면에 감동받은 미국 목사가 10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한다. 

“예편하고 지금까지 20년 동안 군선교회 일을 하고 있는데 이 자리를 물려줄 후배가 없어요. 돈을 쓰면서 하는 일인 데다 매일 새벽부터 나가서 동분서주해야 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성우회 회장으로 일하면서 군선교회 일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번 북핵폐기 천만인 서명운동에는 불교와 천주교도 함께하고 있다. 

“전작권 환수반대 서명운동을 할 때도 불교와 천주교가 같이 뛰었어요. 어느 정도 하고 나면 더 이상 할 데가 없다며 우리 쪽으로 넘깁니다. 마무리는 대개 기독교가 하지요. 전작권 환수반대 서명운동 할 때는 전국 127개 교회를 다녔어요. 광고 동영상을 전달하고 어떻게 서명운동을 펼치면 되는지 노하우를 알려주는 거죠.” 

북핵 폐기 천만인 서명운동을 위해 80개 교회의 리스트를 작성했다. 지금까지 23개 교회를 다녀왔다. 대개 협조를 잘하지만 가끔 문전박대를 당할 때도 있다고 한다. 

임기를 마칠 때까지 국민의 안보의식을 일깨우고 국민의 결집된 목소리를 국제사회에 알리겠다는 김 회장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열심히 달리겠다고 밝혔다. (성우회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북핵 폐기 천만인 서명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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