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달구는 ‘디카(Dica)’ 열풍
신세대 달구는 ‘디카(Dica)’ 열풍
  • 미래한국
  • 승인 2003.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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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 자연을 벗삼아 나들이를 떠나는 가족과 연인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이름하여 ‘디카(Dica)족’.‘디카족’이란 디지털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니며 생활 속에서 찍은 사진을 인터넷 공간에서 선보이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 요즘 신세대와 구세대를 가르는 ‘코드’ 중 하나가 ‘디카’라는 용어가 될 만큼 신세대들 사이에 디지털카메라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디카족들은 자신과 애인의 얼굴은 물론 거리의 간판, 도시의 빌딩, 지하철, 파란 하늘 등 일상의 풍경뿐만 아니라 곤충, 동식물, 한식·양식, 예쁜 찻잔 등 찍고 싶은 것들을 모조리 찍어댄다. H대 4학년 오윤호 씨(26)는 며칠 전 지하철 옆좌석에 앉은 6살 꼬마아이의 얼굴을 자신의 다카로 찍고는 같이 있던 아이 아빠의 이메일을 물어 사진을 보내주기도 했다. “손안에 쏙 들어가는 최신형 디카는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나 찍고 싶은 것을 찍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죠. 요즘 디카 덕분에 모르는 사람들과도 금세 친해지는가 하면 친구들 사이에서는 인기 만점입니다.(웃음)”대학생 중에는 칠판에 쓴 강의 내용까지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저장해 두는 친구들이 있다. K대 3학년 김은진 씨(23)는 디카를 구입한 뒤 도서관 복사실에 가지 않고 대신 자료를 펴놓고 디지털 카메라로 찍는다. 복사기 앞에 줄 설 필요도 없고 돈도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디카족들은 ‘연애법’도 독특하다. “맘에 드는 여학생을 만나면 ‘시간 있으세요?’하고 접근하지 않아요. 슬쩍 ‘폰카’(Phoneca:핸드폰에 장착된 디지털카메라)로 그 학생 노트를 찍죠. 거기 학과와 학번, 이름이 다 적혀 있으니까요.” S대 2학년 이성민 씨(21)의 말이다. 물건을 구입할 때 디카로 미리 찍어 가족들과 상의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난 뒤 거울이 없을 경우 디카로 찍어 이빨에 낀 고춧가루를 확인하기도 한다. 이들에게 필카(필름 카메라)는 ‘사진기’이지만 디카는 ‘생활용품’이다. 디지털카메라의 매력은 여러 가지다. 필름값이 전혀 들지 않는데다 번거로운 현상·인화 과정이 필요 없다. 더구나 디지털사진 전용 출력 사이트들을 활용할 경우 필름 사진 못지않은 고화질 사진을 일반 사진과 비슷한 비용으로 집에서 편안하게 받아볼 수도 있다. 특히 디지털카메라는 촬영한 뒤 카메라 뒷면의 액정화면을 통해 즉석에서 사진을 확인해볼 수 있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다시 찍을 수 있고 원하는 만큼만 출력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이러한 ‘디카’의 속성은 자기표현에 자유롭고 ‘인스턴트’를 선호하는 신세대들의 입맛에 맞아떨어져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40만대가 팔렸지만 올해는 8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 사상 처음 필름 카메라를 누르고 ‘카메라의 세대교체’를 이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제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말이나 글로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사진에 담아 다시 보여주는 ‘이미지 커뮤니케이션’의 세상이 도래한 만큼 앞으로 디지털 시대의 영상이미지는 일상 그 자체가 될 것”이라며 “디카가 점점 더 개인화되고 소원해지는 현대 사회의 인간관계를 보다 더 가깝게 발전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디지털카메라가 사생활 침해뿐만 아니라 성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하필 눈 감은 사진’ ‘빛 들어간 사진’ ‘못생기게 나온 사진’은 모두 ‘삭제’키로 소멸되고 사진을 찾자마자 허겁지겁 넘겨보며 미소 짓던 풍경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은 안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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