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꾼’ 트럼프의 11가지 성공 전략
‘협상꾼’ 트럼프의 11가지 성공 전략
  • 배진영 월간조선 차장
  • 승인 2016.09.09 0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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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거래의 기술> 도널드 트럼프 지음, 이재호 옮김, 살림 (2016)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만 해도, 그가 “미국-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쌓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저런 또라이가 있나’ 싶었다. 국내 유수의 언론들도 ‘또라이’라는 관점에서 트럼프에 대한 보도를 해댔다. 

그런데, 그 또라이가 링컨과 아이젠하워, 레이건을 배출한 위대한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어버렸다. 최근의 보도들을 보면, 잇단 말실수로 대권에서 멀어지고 있는 듯 보이기는 하지만, 그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미국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이제 한국은 그 ‘또라이’가 미국 대통령이 될 경우를 대비해야 할 때가 되었다. 트럼프는 주한미군 주둔비를 전액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한미 FTA를 재협상하자고 주장하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건 말건, 니들끼리 잘해보세요”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그를 단순히 ‘또라이’라고만 봐서는 그와의 협상은 불가능하다. 그의 실체를 이해해야 한다. 

트럼프가 부동산 재벌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1987년에 쓴 자서전 <거래의 기술>은 그런 점에서 도움이 되는 책이다. 한참 돈 버는 재미에 빠져 있던, 장래 ‘미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시절에 쓴 책이라, 그의 실체가 더 잘 보인다. 

트럼프는 “내가 거래를 성사시키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고 분명하다”면서 “목표를 높게 잡은 뒤 목표 달성을 위해 전진에 전진을 거듭할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자신의 삶과 거래의 지침으로 11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1. 크게 생각하라 
- 나는 크게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대개 무언가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 일을 성사시킨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기 때문에 규모를 작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점이 나 같은 사람에게는 굉장히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2. 항상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라 
- 나는 긍정적 사고의 힘을 믿는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오히려 부정적 사고의 능력을 믿고 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거래를 할 때는 보수적 입장을 가지게 되었다. 즉 항상 최악의 경우를 고려하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고 있으면 막상 일이 닥치더라도 견뎌낼 수 있다. 

3. 선택의 폭을 최대한 넓혀라 
- 일단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나는 최소한 대여섯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일을 추진시킨다. 왜냐하면 아무리 계획을 잘 세우더라도 무언가 복병이 될 만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언제나 있기 때문이다. 

4. 발로 뛰면서 시장을 조사하라 
- 나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그럴듯한 시장조사는 믿지 않는다. 언제나 스스로 조사를 해서 결론을 낼 뿐이다. 나는 결론을 내리기 전에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기를 좋아한다. 아무에게든 직접 물어보아 얻는 결론이 항상 자문회사의 조사 결과보다 유용했었다. 

5. 지렛대를 사용하라 
- 거래를 할 때 가장 나쁜 자세는 도저히 가망이 없다고 절망하는 일이다. 그런 태도를 보이면 상대방은 전의에 불타게 되고, 당신은 이미 진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최선의 방법은 힘을 내서 거래를 시작하는 것이고, 당신이 힘을 내면 낼수록 그만큼 성공의 가능성은 커진다. 

6. 입지보다 전략에 주력하라 
- 중요한 것은 좋은 입지가 아니라 최선의 거래이다. 좋은 거래를 위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듯이 부동산의 위치도 선전이나 심리적 효과에 따라 얼마든지 좋다고 판단하도록 만들 수 있다. 

7. 언론을 이용하라
 - 언론은 항상 좋은 기삿거리에 굶주려 있고, 소재가 좋을수록 대서특필하게 된다. 당신이 조금 색다르거나 용기가 뛰어나거나 무언가 대담하고 논쟁거리가 되는 일을 하면 신문은 당신의 기사를 쓰게 된다. 
- 개인적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비판적 기사일지라도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도움이 된다. 
- 일을 성공시키는 마지막 열쇠는 약간의 허세다. 나는 사람들의 환상을 자극시킨다. 사람들은 자신을 위대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수 있으나, 남들이 그렇다고 부추겨주면 괜히 우쭐하기 마련이다. 

8. 신념을 위해 저항하라 
- 신념을 위해 싸우면 때로 본래의 의도에서 벗어나는 일이 있기는 해도 대개는 최선의 결과를 낳게 된다. 
- 상대방을 저지함으로써 성취감을 느끼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들을 인생의 실패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들이 만약 진짜 재능을 갖고 있다면 싸우는 대신 무언가 건설적인 일을 할 것이다. 

9. 최고의 물건을 만들어라 
-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을 오랫동안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 잠깐 동안은 흥분시킬 수도 있고, 그럴듯한 선전을 할 수도 있고, 온갖 언론을 이용할 수도 있다. 또 좀 떠벌릴 수도 있다. 그러나 좋은 상품을 내놓지 않으면 사람들은 끝내 허실을 알아차리기 마련이다. 

10. 희망을 크게, 비용은 적당히 
- 요즘에도 나는 청부업자가 부당하게 액수를 늘린다고 생각되면 5000달러나 1만 달러짜리라 할지라도 전화를 걸어 불평을 하곤 한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그 정도 하찮은 거래 때문에 골치를 썩어요?” 내 대답은 이렇다. “만일 내가 1만 달러를 절약하기 위해 25센트짜리 전화를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된다면 그때는 사업을 접어야죠.” 

11. 사업을 재미있는 게임으로 만들어라 
- 내게 돈은 큰 자극이 되지 않는다. 다만 성공하기 위한 수단이 될 뿐이다. 진정한 재미는 게임을 한다는 사실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든 이후, 트럼프의 행보를 보면 그가 위의 11가지 원칙을 정치판에서도 그대로 활용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당신이 조금 색다르거나 용기가 뛰어나거나 무언가 대담하고 논쟁거리가 되는 일을 하면, 신문은 당신의 기사를 쓰게 된다”는 말은, 기자의 입장에서 봐도 언론의 본질을 꿰뚫은 말이다. 

그가 “무슬림 입국을 전면 통제하겠다”는 식의 ‘막말’을 일삼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신념을 위해 저항하라’는 말에서는, 당내외의 사퇴 압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대선 후보 자리를 쟁취해낸 그의 저력의 근원을 발견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사람이 미합중국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은 정말 피곤하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우주가 조선을 중심으로 돈다’고 착각하고, 알량한 대의명분에 목숨을 거는 한국의 여야 정치인들, 외교관, 관료들 중에 이 사람을 상대할 만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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