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우리 재일교포는 한국인”
“누가 뭐래도 우리 재일교포는 한국인”
  • 김용삼 미래한국 편집장
  • 승인 2016.10.14 01: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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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단출범 70주년 재일교포 사회를 가다] 오공태 민단 중앙본부 단장

재일동포 1세들의 모국 발전을 위한 헌신을 한국의 교과서에 실어 달라

- 일본에서 민단이 출범한 지 올해로 70주년을 맞았습니다. 민단 결성 70년을 맞는 소회는.

“재일교포 사회는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국에서 온 분들이 중심이 되어 활동해 왔다면 지금은 그 2세들이 중심이 되어 움직이고 있고, 가까운 시기에 3세에게 배턴 터치를 해야 할 변혁기에 있어 여러 가지로 고민이 큽니다.” 

- 2세에서 3세로 넘어가다보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이 중요한 과제가 되겠군요.

“지금까지 교포 사회는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이나 긍지가 대단했습니다만, 3~4세로 갈수록 전보다는 애국심이나 국가관이 좀 약해지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것을 어떻게 고양시키느냐가 저희들의 고민입니다.”

- 한국에서 독일에 진출한 광부 간호사들의 역할은 상당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일동포들은 6·25 때 참전해서 나라를 지키고, 국가가 어려워질 때는 외화 송금을 하고, 올림픽 때는 체육시설을 짓고, 일본 내의 외교 공관을 지어주는 등 어느 교민 사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했습니다. 광부 간호사들보다 한국 사회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하고 조국의 발전을 지속적으로 도운 재일동포들의 역할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명이 안 되고 있고, 또 그 분들의 기여도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도 않았습니다. 

“일제 식민지 시기에 200여만 명의 한국인들이 일본에서 생활하다가 해방이 되어 귀국하고 60여만 명이 일본에 남아 동포 사회를 형성했습니다. 재일동포들이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돈을 모아 한국의 발전을 위해 출자도 하고 기업도 세우는 등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일본에 대한 감정 때문인지, 편견을 가지고 재일동포들을 바라보는 시각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 단장은 자신들의 역할을 정당하게 인정을 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좀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는 점을 토로했다.  

“재일동포들이 형편이 넉넉해서 모국에 돈을 보낸 게 아니에요. 모두가 어렵게 살면서도 애국심으로 똘똘 뭉쳤기에 가능했던 겁니다. 조국 발전에 기여한 재일동포들의 노력을 정당하게 인정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희가 재일동포들의 기여도를 알리기 위해 책도 발간하고, 한국 주요 도시를 돌며 민단 70년 순회 사진전도 열고 있습니다. 또 KBS에서 민단 70주년을 평가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취재하고 있어요.”

▲ 오공태(吳公太)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 중앙본부 단장

“아직도 46만 명이 한국 국적 보유”

- 통계를 보니까 일본으로 귀화하는 사람들이 한 시절 연간 1만 명을 넘었고, 최근에도 연간 5000~6000명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교포 숫자가 계속 줄고 있는데요. 

“1985년에 국적법이 바뀌어 동포들이 일본인과 국제결혼을 하면 태어나는 자녀들은 이중 국적을 취득하게 되어 있어요. 이것은 사실 일본 국적 취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1세분들은 돌아가시고, 3세들은 일본 국적을 취득하니 동포 숫자가 계속 줄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시각으로 봐야 합니다. 일본 정부의 동화정책에도 불구하고 60여만 명의 재일동포가 70년이 지난 후에도 46만 명이 한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가 기적 아닙니까.

일본에서 한국 국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게 불편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만, 그래도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분들이 그 정도라는 것은 애국심 때문입니다. 재일동포는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입니다. 다만 한국말을 능란하게 할 수 없는 분들이 좀 있습니다만, 누가 뭐래도 저희는 한국인입니다.”

- 일본에 계시는 교포들이 그 동안 많은 차별을 받아서 항의도 하고 했다는데, 차별 문제는 어떻습니까.

“과거에 비하면 거의 차별을 느끼지 않습니다. 다만 아직도 한국 국적을 가진 동포들은 참정권도 없고 공무원 임용이 안 됩니다. 학교의 정식 교사로도 임용이 안 되는 불편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 재일동포 기업인들이 한국의 산업화 시기에 모국 발전을 위해 많은 투자를 했는데요. 당시엔 한국이 어려운 시기였고, 성공과 실패에 대한 보장도 전혀 없는 상황에서 어떤 심정으로 투자를 했을까요.

“애국심이라고 봅니다. 모국 발전을 위해 내가 참여한다는 심정으로 투자를 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성공했습니다만, 실패한 동포 기업인들이 더 많습니다. 일본 문화와 한국 문화가 너무 다르니까 적응이 쉽지 않았던 탓이죠.”

- 민단 70년은 조총련과의 투쟁의 역사였습니다. 오공태 단장께서도 조총련과의 투쟁에서 앞장섰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70년 간 일본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남북 전쟁을 치른 셈입니다. 식민지 시절 한국 사람들이 일본 공산당과 연계되어 사회주의 활동을 많이 했는데, 해방 후에도 그 영향으로 교포 사회는 공산주의 성향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민단은 공산주의 성향의 교포 사회에서 뛰쳐나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결성한 것인데, 60만 교포 사회에서 민단 계열은 5만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우리가 조총련과 맞서 생존하려면 투쟁밖에 없었어요.

한일협정 시절에 협정 영주권을 만들어 영주권을 받으라고 민단이 강력하게 투쟁을 해서 조총련계 30만 명이 영주권을 받기 위해 민단으로 전향을 했습니다. 그 후 추석 성묘단 운동으로 조총련 사회가 크게 흔들렸고, 일본인을 북한으로 납치한 사건으로 인해 조총련은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습니다.” 

“조총련,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 

- 조총련들이 신처럼 떠받드는 북한이 일본인 납치를 저지르는 범죄 집단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충성하고 돈을 바친다는 게 선뜻 이해가 안 됩니다. 

“북송사업으로 10만여 명이 북으로 갔습니다. 가족이나 친척이 북에 인질이 잡혀 있어 자기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인질의 안전을 위해 마음에 없는 소릴 하거나 침묵하는 것이죠.” 

- 조총련 숫자가 결성 초기에는 55만 명 수준이었다가 최근에는 북한 국적 소지자가 3만4000명 수준으로 격감했습니다. 조만간 조총련 조직은 와해되거나 소멸될 것으로 보십니까. 

“한국에서는 조총련이 약화되고 있다고 관측하는데,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조총련은 교육사업을 강화했기 때문에 학연(學緣), 즉 동창 관계 모임이 강력합니다. 조총련계 학교는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들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자녀들을 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문에 아직도 강한 조직을 가지고 있어 절대 소멸되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 그렇다면 민단도 본국 정부와 상의해서 훌륭한 교육기관을 만드는 운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한일 양국 정부가 도쿄에 한국학교를 개교하기로 합의했는데, 도쿄도지사에 우익 성향 인물이 당선되면서 백지화됐습니다. 1800평 정도 부지를 사서 학교를 연다는 건 도쿄의 땅값이 너무 비싸서 실현이 불가능합니다. 그 동안 동포 1세들은 열심히 나라를 위해 공헌을 해왔습니다. 저희가 해야 할 일은 다 할 것입니다만, 귀화한 한국인까지를 포함해서 일본 내의 한국인들이 확고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을 하기 위해 이제부터는 본국 정부가 재일동포 사회를 도와야 할 때라고 봅니다.” 

- 우선 당장 시급하게 지원을 바라는 것은 어느 분야입니까.

“교육 문제가 시급합니다. 학교 설립을 통한 차세대 육성은 동포 사회가 열심히 노력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죠.” 

- 일본 지도층들은 재일동포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까. 

“공안기관은 저희를 조사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일본은 외국인들 모임을 우호적인 시각으로 보지 않아요. 민단이나 조총련 같은 조직은 필요 없다는 거죠. 중국인의 경우 대만 국적자들은 거의 대부분 일본으로 귀화했습니다. 중국인이 70여만 명 일본에서 살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조선족이 2만~3만 명 정도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조선족이 10만 명 정도로 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일본 공안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단체는 첫째가 옴 진리교, 둘째가 조총련, 셋째가 통일교와 중국인 단체, 넷째가 민단입니다.” 

- 오 단장께서도 조총련과도 많이 싸우셨다고 들었는데요. 

“노무현 정부 시절 5·17 사태라고, 하병옥이라는 분이 민단의 새 중앙단장이 되었는데, 이 분이 2006년 5월 17일에 노무현 정부와 상의하여 조총련에 가서 ‘민단과 조총련은 하나가 되었다’고 합작을 선언했습니다. 당시 일본 사회는 납치자 문제 때문에 북한과 조총련을 대단히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일본에서 살아야 한다면 일본 사회에 기여하는 양심적인 외국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일본인 납치를 돕는 조총련 같은 조직이 있다면 우린 일본에서 살 수가 없어요. 일본 사람들이 5·17 사태를 보면서 조총련이나 민단이나 똑 같은 부류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든 것이 큰 충격이었습니다.” 

당시 오공태 단장은 동포 사회 최초로 이 합의에 반기를 들면서 민단이 제 정신을 차리도록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 1997년 IMF 금융위기에 재일동포들이 엔화송금운동을 벌이는 모습

“일본 정부도 위안부 문제 열심히 노력했다는 점 인정해야” 

- 5·17 사태 당시 주일대사가 나종일 씨였는데, 한국 정부와 주일대사관이 나서서 민단과 조총련의 합작을 조장한 것입니까. 

“제가 당시 민단 나가노 지부 단장을 하고 있을 때인데, 제가 동포 사회에서 가장 먼저 반기를 들고 나서자 일본 분들이 ‘민단이 조총련과 같은 범죄 집단과 합작을 하는 게 말이 되나. 당신이 정말 용기 있는 행동을 했다’고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그 전에 서울에서 열린 평화통일자문회의에 참석해서 보니 ‘일본에서 조총련과 민단이 합병해야 한다’는 말이 계속 나오더군요. 저는 그런 말이 나올 때마다 ‘만약 일본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민단 소속 재일동포들은 전원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일본인으로 귀화할 것’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대하는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 지금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로 한일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타개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과거에 일본 사람들은 독도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독도를 방문하는 등 자극적으로 나오니까 일본 사람들도 계속 자극적인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독도는 우리가 실효 지배를 하고 있으니 가능하면 조용하게 있는 것이 유리하며, 이런 식으로 20년, 30년 흐르면 한국 영토임이 기정사실화 될 것이라고 봅니다.” 

- 위안부 문제는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한국 사회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정부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을 해왔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작년 12월에 한일 정부 간 합의를 보았으니 조용히 마무리 짓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과거는 과거고, 지금부터는 풍요로운 국민 생활을 위해 일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오 단장은 서울올림픽 때의 일화를 설명했다. 

“당시 동포들이 서울올림픽 성공을 위해 100억 엔의 성금을 모았는데, 일본 정부가 이에 대한 법인세·소득세를 면제해 주었기 때문에 큰돈을 모으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이것은 일본 정부가 재일동포들에게 엄청난 특혜를 준 겁니다. 일본을 비난하고 욕만 할 것이 아니라 일본 정부도 우방인 한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성숙한 한일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아직도 친일파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형편입니다.   

“한국도 이민자들을 폭넓게 받아들이는 시대가 왔고, 외국인과 결혼도 하는 등 글로벌 시대가 전개되고 있는데, 아직도 친일파, 친중파 문제로 갈등을 겪는 것을 보면 좀 안타깝습니다. 저는 반일(反日)이 아니라 극일(克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삼성전자가 일본 기업들을 경쟁에서 이기고 위대한 회사가 되지 않습니까. 한국 전체가 일본을 넘어서야 합니다. 이것을 위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봅니다.” 

“재일동포들의 기여 교과서에 실어 달라” 

- 일본 사람들에게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일본 사람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 속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몰라요. 그들에게 배워야 할 점은 단결력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단결을 잘 하는 반면 한국 사람들은 분열을 잘 하잖아요.” 

- 재일동포 1세 분들의 조국을 위한 활동을 교과서에 실어달라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재일동포들의 활약상을 한국의 초중고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 실어달라고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고, 국사편찬위원장을 찾아가 저희들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언론이 도와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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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akmin 2016-10-22 09:57:33
일본에 기생해서 생활해 가는 살기 편함과 한국인이라고 하는 입장을 남긴 약아빠짐에는 탄복합니다
선조의 무덤 있는 한반도를 버려서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는 당신들은” 재일”이라고 말하는 별도의 종족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