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의혹’ 카더라 보도, 언론이 미쳤다
‘최순실 의혹’ 카더라 보도, 언론이 미쳤다
  • 박주연 객원기자
  • 승인 2016.11.04 09:45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론,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무차별 보도…사실보도 아닌 선동보도에 올인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란 블랙홀이 정국을 집어삼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최순실 씨가 대통령을 대신해 인사 등 국정운영 곳곳에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최 씨의 사리사욕으로 진행된 각종 사업에 국민혈세가 샜다는 추측성 보도까지 난무하면서 대통령의 지지율은 10%대까지 추락했다.

이 같은 현실에는 언론의 허위, 선동보도가 결정적이었다. 사실 확인이 안 된 추측성 보도를 남발하면서 여론이 악화되는 데 기여했다. 부실한 근거와 정황이 주를 이룬 추측보도가 이어졌다. 거기에 또 다른 의혹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언론이 사실보도라는 기능 대신 선동기관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익명의 취재원 일방의 주장을 검증 없이 보도하면서 최순실 의혹에 대한 사실 규명은 사라지고 대신 최 씨 일가에 대한 인신공격과 인격말살 위주의 마녀사냥 정국이 펼쳐지고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언론의 허위, 왜곡보도 및 과장보도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최순실 씨가 어느 정도로 국정에 개입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정인을 아예 악으로 규정한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행태가 정작 국민의 알권리를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

오보와 왜곡선동 등 부정확한 보도로 인한 폐해는 이미 경험 사례가 여럿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건, 이른바 광우병 사태 당시 ‘뇌송송 구멍탁’이란 선동에 휩쓸려 치른 사회적 비용이 엄청났고, 세월호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메르스 소란 등 매번 큰 사건과 게이트가 터졌을 때 언론의 이 같은 보도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현재, 최 씨 관련 의혹에서 밝혀진 것은 여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 뿐이다. 추후 최 씨의 혐의가 사실로 인정된다면 그에 따른 처벌을 하면 된다. 그럼에도 언론은 기다리지 않는다. 선동에만 매달리고 있다. 최 씨는 이미 언론의 갖가지 의혹보도로 여론에 의해 유죄판결을 받은 상황이다. 현 정부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 씨 한 사람에게 쏟아지면서 묻지마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무죄추정의 원칙도 최 씨에 대해서는 예외사항이다. 이 역시 마녀사냥의 하나의 방증이다.

‘묻지마 보도’ 마녀사냥에 가까운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보도

국민을 분노로 떨게 했던 많은 보도들 가운데 상당한 의혹들이 허위 왜곡보도로 드러나거나 여전히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것들이다. 최순실 씨가 국정을 농단한 결정적 증거로 제시된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 PC가 진짜 최 씨가 사용한 것인지에 대한 사실관계도 불분명하다.

당초 JTBC는 최 씨의 셀카 사진 등이 담겨 있고, 태블릿 사용자 계정 이름이 최 씨의 딸 개명 전 이름인 ‘연이’로 돼 있다는 것 등을 근거로 최 씨가 사용한 것이라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JTBC는 31일 추가 보도에서 검찰에 제출한 태블릿 PC에서 나온 최 씨의 친인척 사진을 추가로 공개했지만 결정적인 증거로 보기엔 여전히 불충분하다. 특히 최순실 씨와 최 씨의 측근으로 지목된 고영태 씨 모두 이 태블릿이 자신 것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현재 검찰은 이 태블릿PC가 김한수 청와대 선임행정관에 의해 2012년 6월 첫 개통됐고, 이후 2014년 3월까지 최 씨가 사용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그렇게 판단한 구체적인 근거들을 밝히고 있지 않고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이 사용했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역시 태블릿PC 사용자를 최 씨로 추정하고 있을 뿐 여전히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JTBC는 지난 달 24일 당초 ‘최순실 PC’, ‘최순실 파일’ 등으로 최 씨가 이 태블릿 PC의 소유자이고 줄곧 사용한 것으로 단정해 보도했다. 연설문 수정과 외교안보 등 국가기밀 문서도 미리 받아 본 국기문란의 당사자로 사실상 낙인찍기식 보도가 이뤄졌던 셈이다. JTBC의 <[단독] 최순실 측 '청와대 핵심문건 수정' 정황 포착> 등 수많은 미확인 특종보도는 타 언론사에 인용 보도되면서 확산되며 최순실 국정농단은 사실처럼 굳어지고 말았다.

‘8선녀’ 당사자들 부인해도 막무가내...정윤회는 나무꾼?

최순실 씨가 이른바 '8선녀'로 불리는 비밀 모임을 만들어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근거 없는 보도로 드러나고 있다. 8선녀 가운데 한명으로 지목된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최순실 모른다”며 의혹을 부인했고, 모 그룹 회장 역시 “황당하다”며 의혹을 부인하는 등 당사자들이 모두 부인했다. 최 씨 역시 8선녀 의혹에 "처음 듣는 말"이라며 “팔선녀는 소설이다. 그와 같은 그룹을 만든 적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당사자들이 모두 부인함에도 언론은 8선녀 의혹을 여전히 보도하고 있다. 추가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오직 대중의 분노를 키우는 데만 관심을 보일 뿐이다.

조선닷컴의 <언론은 팔선녀, “최순실이 팔선녀면 정윤회는 버림받은 나무꾼…2016년에 샤머니즘 정치라니 구운몽같아”>, 동아닷컴의 <네티즌 비판 “최순실 비밀모임 팔선녀? 흉측하다…부녀회에 나라 맡긴 꼴” 비난 폭주>, TV조선의 <[TV조선 단독] 최순실 유력인사 부인 사우나 모임…“순실 언니가 좌장” 첫 증언> 등 수많은 언론 보도가 이 같은 사실을 반증한다.

최 씨를 사이비 무당으로 몰아가는 언론보도도 쏟아지고 있다. 최 씨의 정확한 종교가 무엇인지는 정확한 보도가 나오지 않는 가운데, 최 씨의 아버지인 최태민 씨가 영세교 교주라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최 씨를 사이비종교와 연관짓고 있다. 사실상 연좌제가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 무당이 대통령의 아바타가 돼 국정을 농단했다는 것만큼 자극적인 소재는 없어 보인다. 때문에 언론은 제기된 의혹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보다는 선정적 보도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한겨레신문-<명성황후 홀린 ‘진령군’을 최순실에 비길쏘냐>, TV조선-<무당이 대통령에 접근?…'최순실 게이트' 닮은꼴 작품?>, 중앙일보-<최태민과 20년 교류한 전기영 목사 “최태민-최순실 부녀 무당이 박 대통령 망쳤다”> 등의 기사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는 무관하다. 다만 최 씨를 악마나 사이비로 만들어 현 정권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는 선동적 기능을 강화할 뿐이다.

최순실 정확한 종교 보도 없어.. 오방낭은 무속과 무관

대통령 취임식에 등장한 오방낭이 무속이나 부적과 연관돼 있다는 것도 선동보도에 가까워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방낭은 황(黃), 청(靑), 홍(紅), 백(白), 흑(黑)의 오색비단을 사용해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만든 복(福)을 담는 주머니로, 전통복주머니일 뿐 무속신앙이나 부적과는 상관이 없다는 설명이다. 국기인 태극기 자체도 주역 팔괘를 사용하고 있는데, 오방낭을 특별히 무속과 연관시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의 오방낭 의혹은 현 정권을 사이비 무당 정권이란 부정적 이미지로 그리는 데 기여했다. 특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앞장선 모양새였다. 조선닷컴-<정부 상징… 오방낭… 崔개입설 각종 문양, 무속 신앙과 연계 의혹>, 조인스닷컴-<“북한 2년내 붕괴 얘기…최순실은 주술적 예언가”>, 중앙일보-<박 대통령 “우주가 도와준다” 흔적이 최순실 PC에도?> 등의 기사가 해당 사례이다.

이 밖에도 최 씨의 인사 개입 의혹을 부추겼던 언론의 최 씨 아들 청와대 근무설도 사실 무근으로 드러났다. 많은 언론이 최 씨 아들이 뚜렷한 경력도 없이 청와대 5급 행정관으로 근무했다고 보도했지만 최 씨에게는 아예 아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순실 씨 아들 청와대 근무 오보, 인터넷에서는 기정 사실

그러나 이미 이 같은 보도는 언론에 의해 확산됐고, 최 씨에 대한 공분을 키운 뒤였다. 시사저널이 29일 <[단독] “최순실 아들 청와대 근무했다”>를 보도한 뒤, 국민일보-<“최순실 아들 청와대 행정관 5급으로 근무했다”>, 서울경제-<최순실 아들, 청와대 5급 행정관으로 특혜 근무 논란>, TV리포트-<최순실 아들, 청와대 낙하산? 특혜 근무 논란>, 글로벌이코노믹-<'국정농단' 파문 점입가경…최순실 아들 청와대 근무 의혹> 최순실, 딸에 이어 아들도 특혜 의혹…청와대 행정관 근무> 등 수많은 오보가 쏟아졌다.

최순실 씨 언니인 최순득 씨가 실세라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되면서, 이를 뒷받침했던 박 대통령과 성심여고 8회 동기동창이라는 주장도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사실이 확인된 이후 많은 언론이 관련 보도를 정정했지만, 주간경향-<[이슈]박근혜는 어떻게 최태민 일가에 40년간 ‘포획’되었나>에서는 “정관모 씨의 증언에 따르면 순득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성심여고 동기동창(8회)”에서 보듯 여전히 이를 무시한 채 보도하고 있다.

최순실이 전투기 사업에 까지 손댔다는 TV조선, 책임질 수 있나?

TV조선이 단독보도한 <린다김 “박 대통령과 친분…해외 방산업체와 거래”>도 전형적인 선동보도에 속한다. TV조선은 “최순실 의혹에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의 이름이 등장했다. 린다 김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와의 친분을 과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렇다면, 최순실 씨가 혹시 무기사업까지 손댄 것 아니냐 이 부분도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고 보도했지만, 린다 김 측은 최 씨를 전혀 모른다고 밝히고, “최순실을 알지 못하는 데 하물며 전투기 도입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황당해했다. TV조선은 별 다른 근거도 제시하지 않는 묻지마 의혹제기로 최씨가 무기사업까지 손댔다며 선동한 셈이다.

최순실 씨 국정농단 의혹 사건에서 특이점은 이른바 보수언론이 선동보도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의혹이란 단서를 붙여 사실 확인 없이 무차별적으로 보도하고 불분명한 취재원을 등장시켜 최 씨를 ‘비선 실세 의혹’의 주인공이 아닌 박 대통령을 지배한 일종의 ‘초인’이나 ‘악마’처럼 그리고 있다. 언론의 그 같은 보도는 대중에게 충격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정작 국정농단 의혹 사실로 밝혀진 것은 없으면서 최 씨의 이미지가 사실을 압도하는 형국이다. 그러한 가운데 국정운영이 사실상 정지되면서 궁극적인 피해는 국민이 입고 있는 셈이다. 언론의 이 같은 보도가 진실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언론이 사실추구가 아닌 선동에 매몰되면 어떤 부정적 결과를 가져오는지 최순실 의혹이 하나의 전례가 되지 않길 바란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케이시투케이 2016-11-15 09:45:26
박근혜 대통령이 분명 잘못한 점이 있긴한데
지금 종편에서 연합하여 매일 국민의 분노를 부추키고 있다.
패블릿PC 입수 경로를 꼭 밝혀야 한다. 검찰은 왜 입수경위를 허지부지 하나?
이건 뭐 조작 편파보도가 도를 넘은것 같다. 컴퓨터에 조금이라도 상식있는 사람은

조작되었다고 의심을 하지 않을수 없다.

고산곳 2016-12-01 19:15:43
진짜 웃픈사실은 이겁니다. 여중생장갑차사건, 광우뻥, 천안함피격, 문창극씨 발언왜곡편집사태, 메르스괴담, 사드전자파참외... 이런거에 속은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이 모양인지...

박혜연 2016-11-04 09:54:58
나도 한마디하는데 미래한국 기레기들아~!!!! 너희들이나 잘해~!!!! 엉?

유명남 2016-11-09 14:10:40
세상이 미쳤구나. 댓가가 만만치 않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