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과 해외여행
반도체 수출과 해외여행
  • 미래한국
  • 승인 2016.11.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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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우호협회-미래한국 공동기획 Go Together
본지 미래한국은 (사)한미우호협회가 진행하는 GT(Go Together)사업을 후원하여 1주에 한번 협회의 정치‧외교‧군사‧안보 전문가들이 집필하는 GT Bulletin 칼럼을 연재합니다.

 

▲ 박상호 전 매그나칩 반도체 회장

한미우호 관계는 우리나라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2014년 무역협회 통계에 의하면 수출 일등 품목은 반도체이다. 반도체는 총 620억 달러를 수출했고 대상국은 1위 중국, 2위는 미국이다. 그러나 중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는 대부분 미국 회사의 중국 공장으로 보내지기 때문에 실질적인 구매권은 미국 본사가 갖고 있다. 따라서 한국 반도체의 최대 수출국은 미국이라고 하겠다.

반도체의 무역흑자 수지(상품 수출과 상품수입의 차이)가 수출의 26%를 차지하기 때문에 반도체는 외화를 버는 최고 효자 종목이다. 물론 높은 성장률을 계속 유지하긴 어렵지만 앞으로도 한국 수출의 cash cow(고수익 현금 창출 사업군)의 역할이 기대된다. 메모리 반도체의 DRAM은 삼성·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낸드 플래시는 45% 이상을 차지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시장의 수요와 고객의 요구가 있는 한 안정적인 수익은 유지될 것이다. 

반도체를 구매하는 고객인 글로벌 IT 회사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Apple, HP, Dell 등 주로 미국 회사들이다. 물론 중국 OEM들이 부상하고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 DRAM의 주고객은 여전히 미국 회사들이다. 그리고 아직도 새로운 IT 기술을 대체로 미국 회사가 개발하기 때문에 현 고객 순위는 당분간 유지될 것 같다. 

▲ 출처 = 한국경제신문 2015년 11월 9일

최근 중국이 전략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낸드 플래시 투자를 선언함에 따라, 한국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출 효자 종목인 반도체에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중국보다는 한국 현지 공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정부의 후원과 노동계의 협조가 필요하고 학교는 기업의 필요 인원(특히 반도체 전공 엔지니어)을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기술과 생산력이 있어도 반도체 구매 고객과의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선택권을 가진 고객은 언제라도 새로운 구매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고객 관리는 아주 중요하다. 한편 고객들이 관계성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아보자. 

1980년대 후반, 당시 세계 IT업계 리더였던 미국 HP(Hewlett-Packard)회사는 협력업체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주요 지표와 물량적 지수를 만들었다. 이를 TQRDC라고 부른다. 후에 많은 업체들이 이 지표를 사용했다. TQRDC란 T(기술), Q(품질), R(관계), D(배달), C(가격)를 수치로 측정하는 평가방법이다. 이 지표를 보면 기술과 품질 다음으로 관계를 중시한다. 고객은 물량의 지속적인 공급과 필요한 새 기술을 제공하는 협력 업체와의 긴밀한 관계를 매우 중시하는 것이다.

인터넷 시대에 과격한 촛불 집회나 도 넘은 반미 발언은 그대로 우리 반도체 미국 고객에게 전달된다는 점을 잊지 말야야 한다. 물론 할 얘기는 해야겠지만 한미 관계를 해치는 감정적 언행은 우리 수출과 외화벌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수의 과격한 행동은 언론의 편중 보도로 이어지고, 결국 그것이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의견으로 비춰질까 걱정이다. 

그리고 2014년 한국민 해외여행은 1600만 명이고 해외여행에 190억 달러의 경비가 들었는데 이 금액은 2014년 반도체 무역 흑자 수지와 같은 숫자인 점을 우린 알아야 한다. 즉 반도체 수출로 벌어온 외화로 전 국민이 해외여행을 간 셈이다. 최근 많은 국민들의 해외여행은 우리 생활의 레벨업인 것 같아 참 고무적이다. 그러나 그런 여유를 위해서는 누군가가 그 외화를 벌어야 하고, 또 그 외화벌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인식해야 한다. 

최대 수출 제품인 반도체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또 우리 국민들이 여유로운 생활을 위한 외화를 벌기 위해서는 우호적인 한미 관계가 꼭 필요하다.

박상호 전 매그나칩 반도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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