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이야기] “춤은 삶에 대한 확신의 표현”
[커리어이야기] “춤은 삶에 대한 확신의 표현”
  • 미래한국
  • 승인 2003.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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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운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몸으로 예술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장운규 씨(27)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내에 위치한 국립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방금 끝난 연습의 열기가 채 가라앉기 전인데도 불구하고 차분하고 정적(靜的)인 모습이었다. “무대에서 집중을 하면서 몰입할 때 몸 안의 호흡을 느낍니다. 긴장을 하게 되면 심장박동이 느껴지게 됩니다.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시작이 춤인 것 같습니다.”‘춤이 무엇인가’라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장 씨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건 춤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끊임없는 화두(話頭)일 겁니다. 지금 시점에서 말할 수 있는 건, 춤은 몸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지로 자신의 몸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과,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확신을 찾아가는 수행의 방편일 거라는 생각입니다.”발레리노(남자무용수), 혹은 발레리나들의 커리어의 절정(絶頂)나이가 다른 직업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일까, 20대 중반을 넘은 장 씨에게서는 이미 중견 발레인으로서의 경륜이 느껴졌다. 한국 최고전통의 발레단인 국립발레단의 장 씨는 국립발레단이 매년 공연하는 30여 편의 작품에서 주연을 맡고 있는 것 외에도 2000년 동아 무용콩쿠르 금상, 같은 해 세계5대 무용콩쿠르 중 하나인 불가리아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 베스트 커플상, 2001년 러시아 카잔국제발레콩쿠르 남자부문 금상 등 국내는 물론 세계 무용계에서 실력을 인정 받고 있는 최고 절정의 발레리노다. 그의 동료들은 그의 춤이 “깔끔하고 정확하며 안정적이다”라고 평가한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는 모든 작품의 주역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장 씨의 장점이 바로 작품에 구애 받지 않고 모든 역할을 완벽히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가 특별히 애착을 갖고 있는 역할도 인간의 다중적인 면을 표현해내야 하는 ‘스파르타쿠스’, ‘백조의호수’, ‘호두까기인형’ 등 볼쇼이의 유리 그리가로비치 작품(안무)의 주인공 역이라고 한다. 장 씨는 예술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할머니의 권유로 초등학교 3학년 때 발레를 시작했다. 어렸을 땐 남자가 무용을 한다고 놀림도 많이 받았지만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것을 한다는 것이 오히려 좋았고 재미있었다고 한다.취미로 하던 무용을 선화예술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고 월등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중학교 3학년 때부터는 영국 런던스튜디오센터에서 장학생으로 3년간 유학했다. 이후부터는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로잔 등 세계적인 대회에 출전해 실력을 인정 받고 해외 유수의 프로무용단에 입단해 활동을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유학중 척추뼈에 금이가는 스트레스 골절로 부상을 입고 한동안 휴식과 재활에 몰두해야 했다.“무용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춤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입니다. 부상으로 원하는 만큼 못해서 힘들었고, 어려서부터 해온 것인데 이것을 포기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두려웠고, 그러한 자신의 나약함 때문에 괴로웠습니다.”그는 97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200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을 졸업하고 같은 해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이제 우리나라의 발레 수준도 양과 질적인 면에서 세계 무용계와 비교해 많이 뒤처지지 않는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셜발레단 등은 ‘해설이 있는 발레’공연 등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국내 관중들의 눈높이도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직업 무용수들의 경우 아직 국내 역사가 짧고 축적된 경험이 얕아 시행착오도 있지만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한다.장 씨는 “몸으로 표현하는 춤의 개인적인 전달뿐 아니라 시대의 요구에 대해서도 더 많은 후배들을 가르치려면 학문적 공부도 있어야 할 것”이라며 그의 포부를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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