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美 언론들의 민심 왜곡
트럼프 대통령과 美 언론들의 민심 왜곡
  • 이상민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6.11.20 09: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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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워싱턴=미국의 유력 언론인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1월 8일(현지 시각) 밤 11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플로리다, 오하이오 등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 부동 주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보다 앞서자 ‘트럼프가 의외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Trump shows unexpected strength)’는 제목을 웹사이트 헤드라인으로 올렸다. 

대선기간 내내 기사, 사설, 칼럼 등을 통해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반 트럼프’ 목소리를 줄기차게 외치면서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공식 지지한 워싱턴포스트인지라 트럼프의 선전을 예상 밖의 일이라고 보도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논리적으로 맞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워싱턴포스트와 같이 그동안 이런 미국인들의 민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트럼프에 대해 편향적인 보도를 해온 미국 주류 언론들은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미국 대선기간 내내 노골적으로 ‘절대 트럼프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냈다. 사설을 통해 공화당 경선 때 공화당 지도부를 향해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내 1100만 명의 불법체류자들을 강제출국시키겠다는 트럼프에 대해 이것은 스탈린 혹은 폴포트 이후 시도되지 않았던 대규모 강제행위라고 지적하며 트럼프를 수백만 명의 무고한 인명을 죽인 스탈린 혹은 폴포트와 같은 사람처럼 취급하기도 했다.

▲ 트럼프에 대해 편파적인 기사를 쓴 뉴욕타임스

민주당 지지 언론, 트럼프 흠집 내려 혈안

당연히 트럼프는 이렇게 자신을 보도하는 워싱턴포스트에 반발해왔다. 한 예로 지난 6월 플로리다 올란도 게이 클럽에서 자행된 총기사건 후 워싱턴포스트는 다음 제목으로 기사를 올렸다.

‘Donald Trump Suggests President Obama was involved with Orlando shooting(도널드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이 올란도 참사에 연루되었다고 암시했다)” 이 제목은 나중에 Donald Trump Seems to connect President Obama to Orlando Shooting(도날드 트럼프는 오바마 대통령을 올란도 총기참사와 연계시키는 것 같다)로 바뀌었다.  

트럼프는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는 가짜 신문이라며 이 기사 제목은 그들이 얼마나 부정직한 지 보여주고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부정확한 취재와 보도를 하며 언론으로 양심이 없는 워싱턴포스트가 자신의 선거 유세를 취재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모든 사생활을 파해치라며 20명의 기자를 배치하는 등 트럼프 반대 보도에서 광적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집요했다. 그 결과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0월 트럼프가 2005년 여성들을 성적으로 희롱한 것을 자랑한 비디오를 소개했다.

이 비디오가 공개되면서 트럼프는 예전 일이라며 공식 사과했지만 이 비디오를 계기로 트럼프는 막말을 하는 천박한 사람일 뿐 아니라 성폭행범이라는 이미지를 사람들이 갖게 했다. 

이 비디오가 나온 후 며칠 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에게 동의 없이 부적절하게 몸을 만지며 성추행을 당했다는 2명의 여성을 소개하면서 ‘성추행범 트럼프’의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키려 했다. 트럼프는 날조된 거짓이라며 뉴욕타임스를 상대로 명예훼손을 이유로 소송을 하겠다고 반발했다. 

미국의 또 다른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 역시 대선기간 내내 트럼프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편향적으로 보도해왔다. 한 예로 트럼프 선거캠프는 지난 8월 2일과 8월 3일자 뉴욕타임스 1면을 소개하며 뉴욕타임스가 얼마나 편향적으로 반 트럼프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는지 보여줬다.

지난 8월 2일 1면 톱기사 2개는 ‘트럼프가 베트남전쟁 때 징집을 회피한 것으로 보인다’, ‘매케인이 전사한 미군병사 가족과 충돌한 트럼프를 비난했다’는 제목으로 모두 트럼프를 공격하는 것이다. 다음날인 8월 3일자 신문 역시 1면 톱기사 2개는 ‘오바마는 공화당 지도부에 트럼프를 무시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가 비난을 받은 후 공화당원들을 후려치고 있다’는 제목처럼 트럼프를 공격하는 내용들이다. 

민주당 후보인 클린턴을 비판하는 기사는 없고 이틀 연속 신문 1면 톱기사로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을 쓰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 언론인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왜 트럼프를 지지하는 민심을 왜곡하고 반(反) 트럼프 논조로 편향된 기사들을 써온 것일까? 
트럼프는 그 이유에 대해 두 신문사의 주인들이 자기를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회장은 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반트러스트법을 갖고 그를 찾아갈 것이다. 그는 정치적인 힘을 얻기 위한 도구로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미국 언론 편향기사 한국 언론 무작정 인용

베조스 회장은 트럼프의 트위터 주장에 반박했고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편집장에게 대규모 기자단을 구성해 트럼프의 사생활을 조사해서 기사화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뉴욕타임스에 대해서는 그 주인이 멕시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을 공격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 멕시코 간의 2000마일 국경에 담장을 쌓고 그 비용을 멕시코가 내게 하고 멕시코 출신 불법체류자도 추방시키겠다는 자신의 주장을 뉴욕타임스의 사실상 주인인 멕시코 사람이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멕시코 사람은 멕시코 억만장자인 카를로스 슬림 헤루를 말한다. 그는 2009년 뉴욕타임스가 빚을 재융자할 수 있도록 2억5000만 달러를 빌려주며 사실상 뉴욕타임스의 주인이 되었다.  

트럼프는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가 편향적인 기사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시킨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언론에 대한 고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명예훼손법을 바꿀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들의 돈을 받지 않았다며 앞으로 언론사들이 의도적으로 거짓 기사를 쓰면 쉽게 고소하고 돈을 받아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기존에 정부, 거대언론, 기업들 간의 유착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미국인들 사이에 있다. 거대 언론들은 이를 막기 위해 민심을 오도하고자 반 트럼프의 편향적인 기사를 썼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에 불과한 것이 되었다. 

어이없는 것은 이렇게 의도적으로 트럼프에 대해 편향적인 기사를 쓴 미국 주류 언론들의 보도를 한국 언론들이 그대로 인용하면서 한국에서 트럼프는 막말을 하는 천박한 사람이며 성추행범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한국인들 가운데 만연하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류 언론들의 소기의 목적이 정작 한국에서 달성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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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ska 2016-11-29 11:08:23
정치병걸리면 진실이건 규칙이건 수치심이건 다 팽개쳐 버리는건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인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