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성공에도 소박함 잃지 않는 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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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03.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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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닮은 ‘유쾌한 소녀’ 강 기 원 변호사
지난 30일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여경총)의 제 6대 회장으로 선출된 강기원 변호사(60·여) . 그에게 새로운 수식어를 붙여줘야겠다. ‘하늘 미소를 머금은 유쾌한 소녀 강기원’으로 말이다. 1999년부터 2000년 5월까지 대통령 직속 여성특위위원장으로 활동한 강 변호사. 그의 인생을 조명해보면 화려한 꽃길의 탄탄대로다. 전북 이리 출신으로 경기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 미 예일대 법대 대학원을 거쳐 서울 민사 형사, 가정법원 판사와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장, 서울시 여성위원 등을 역임했다. 그러나 뜨겁던 여름 햇살이 뉘엿뉘엿 넘어가는 주중(週中) 오후에 만난 그녀의 모습은 화려함보다는 소박한 모습이었다. 바쁜 일정에 쫓길만하지만 편안한 여유마저 묻어났다. “자연스럽고 편하게 살아왔어요. 그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라며 환하게 웃는 미소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처럼 맑았고 석양의 노을처럼 얼굴 끝까지 번졌다.이 화려한 수식어와 여성리더가 가진 일반의 선입견들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사전 조사를 통해 느꼈던 처음의 이미지들은 인터뷰 내내 거침없지만 부드럽고 겸손한 말투와 소녀 같은 인상속에 편안하게 녹아갔다.인천대 총장을 지내고 현재 동아일보 사장인 남편 김학준 씨의 권유로 대학 졸업 6년 만에 사법시험에 도전, 판사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그 동안 여성관련 사업과 법률제정에 자문역할을 하는 등 여성권익 향상에 크게 기여해 여성계의 인망이 높다. 특히 ‘호주제도의 실무상 문제점’ 이란 글을 발표하는 등 호주제 폐지와 대안 운동에도 앞장서왔다. 또 94년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 사건을 변론하기도 한 강 회장은 다음 해에는 남편과 함께 성추행 문제를 다룬 사례보고서<직장에서 플레이보이를 봐도 됩니까>(여성신문사)를 출간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김 사장이 미국 연수시절(93년) 수집한 성희롱사건을 아내가 법적으로 면밀히 검토, 보완한 박사부부의 합작품으로 장안의 화제를 모았었다. 일과 사랑, 이 두 마리의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은 비결이 궁금했다. “보수적인 시대에 부모님으로부터 ‘가정이 온전하지 않으면 세상일은 무의미하다’는 교육을 받았어요. 결혼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저는 부부와 자녀 사이의 진실한 사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답한다. 남편 김학준 사장의 ‘외조’ 역할에 대해서는 여성의 직업, 일을 허용한다는 말 자체가 억압적인 관계를 표현하는 것이라며 “서로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도와주었다”며 단순하고 평범한 진리를 내세웠다.이어 여성 경영자를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여경총 회장으로서 21세기 여성리더십이 어떤 것인가를 물었다. 그러자 “여성 리더십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녀가 가진 생물학적 사회적 차이와 개인 장단점을 인정해야 하지만 보다 중요한 건 여성 개인이 사회적 억압이나 잘못된 사전교육으로 인해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죠”라며 말한다.성공, 업적의 성취, 행복의 달성.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얻고자 노력하는 이런 결과들이 강 회장에게는 목표가 아니었다. “매일이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현재 있는 자리에서 충실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싶네요. 새로 맡게 된 여경총일도 창업을 꿈꾸는 여성기업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봉사의 기회라고 생각해요”라며 여경총 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열정을 보였다.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을 찍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여기서 다시 한번 강 회장은 놀라게 했다.“요즘 컴퓨터 게임에 푹 빠졌어요. 이게 너무 재밌더라구요.” 맞장구를 치던 기자도 덩달아 신선하고 유쾌해졌다. 그리고 그 환한 웃음 뒤로는 평창동 하늘도 미소 짓고 있었다.최영은 기자 claymaking@사진/이승재 기자 fotol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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