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 김사부’, 내레이션마저 특별하다 ‘공감 팍팍’
‘낭만닥터 김사부’, 내레이션마저 특별하다 ‘공감 팍팍’
  • 최성민 기자
  • 승인 2016.12.02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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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닥터 김사부’ 속 허를 찌르는 일침을 담은 ‘낭(만)중유골 내레이션’이 격한 공감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SBS 월화 미니시리즈 ‘낭만닥터 김사부’(극본 강은경, 연출 유인식 박수진)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병원을 배경으로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한석규)와 열정이 넘치는 젊은 의사 강동주(유연석), 윤서정(서현진)이 펼치는 진짜 닥터 이야기. 

방송 8회 만에 전국과 수도권 기준 시청률(닐슨코리아) 모두 20%대를 돌파하는 파죽지세 상승세를 선보이며, 대체불가 ‘월화극 1위’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강력하게 매료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연출, 배우들의 호연에 못지  않게 거의 매회 등장하는 내레이션으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 몰입도를 높였다. 극 초반부 유연석의 목소리를 통해 흘러나오는 현 시대의 부작용에 대한 한탄이나 통찰을 담아낸 ‘일침 내레이션’이 하나의 관전 요소로서 자리 잡고 있는 것. 

단 몇 마디의 내레이션으로 전반적인 스토리를 짚어줄 뿐만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강은경 작가 특유의 저력이 빛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현실의 암면들을 적나라하게 설명하면서 안방극장에 공감과 여운을 전하는 ‘일침 내레이션’들을 정리해봤다. 

‘낭중유골 Part.1’ ‘000 시대’ 부작용에 대한 묵직한 한탄 내레이션

- 불평등의 시대. 불만과 불신으로 가득한 시대. 무분별한 의료시술과 차별적 환자 맞춤 서비스의 홍수 속에서 의료계마저 돈 때문에 울고, 웃는 그런 시대가 되어버렸다. (1회. 어린 강동주(윤찬영)가 자신의 아버지가 병원에 먼저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대우로 결국 사망에 이르자, 도윤완(최진호)에게 강력하게 반발하는 장면)

- 차별의 시대. 실력보다는 연줄과 배경이 지배하는 시대. 생명에 대한 도전과 극복의 미덕이 있어야할 병원에서 조차 여전히 21세기 판 성골, 진골이 존재했다. (2회. 전문의 시험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할 만큼 우수한 실력을 갖춘 강동주가 자신 보다 거대 병원 원장 아들인 도인범(양세종)에게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을 보고 씁쓸해하며)   

- 돈의 시대. 돈질이 곧 갑질이 되는 그런 시대. 세상은 돈을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과 돈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으니. (4회. 카지노에서 게임에 빠져있는 사람들 사이로 돈을 따서 환호하는 사람들, 돈을 잃어 실의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들이 비춰지면서)

- 출세 만능의 시대. 출세를 위해서라면 양심도 생명도 이해타산에 밀려버리는 시대. 어쩔 수 없다는 변명으로 타인의 희생조차 정당화해버리는 사람들. 힘이 없다는 이유로 힘 있는 자들에게 찍히고 싶지 않아서 반쯤 눈 감은 채 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 그러한 이들의 비겁한 결속력이 기득권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군림하고 있었으니. (5회. 김사부가 부용주(한석규)였던 시절 도윤완의 계략에 의해 집도하지도 않은 수술을 뒤집어썼지만, 병원 사람들마저 도윤완과 같은 편에 서서 침묵한 채 부용주를 외면하는 장면)

- 가치 상실의 시대. 성공이라 부르는 이데올로기에 갇혀 길을 잃은 사람들.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본인의 가치를 잃어가는 사람들. 사는 게 뭐라고, 사는 데만 급급해 진짜로 산다는 게 뭔지도 모르는 세상이 되었으니. (6회. 도윤완의 지시를 받고 돌담 병원에 내려온 거대 병원 외과과장 송현철(장혁진)의 모습과 도윤완에게 인정받고 싶어 의사가 된 윤서정이 도윤완에게 전화할지 말지 망설이는 장면이 펼쳐지면서)

‘낭중유골 Part.2’ 현 사회를 향한 짠내 나는 통찰 내레이션

- 1만 시간의 법칙. 하루 3시간씩 10년을 꾸준히 노력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제법 그럴듯해 보이는 법칙. 그렇다면 1명의 전문의가 만들어지는데 걸리는 시간 하루 20시간씩 11년 동안 약 8만 3백여 시간이 소요된다. 그 8만 시간 동안을 골 빠지게 공부하고, 전공의 빡세게 수료하고, 보드 시험까지 통과해야 겨우 따낼 수 있는 자격. 것도 정말 죽기 살기로 해야 11년 안에 끝난다. 그런데... 여전히 불안한 현재. 그래서 더 불안한 미래. (3회. 김사부의 수술 솜씨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한 강동주가 자신이 의사가 되기 위해 고생했던 지난날과 결국 돌담 병원으로 파견 온 당시를 회상하며)

- 먹거나 먹히거나, 밟거나 밟히거나의 싸움. 상대를 이기는 것이 곧 자존심이라 믿는 사람들. 그것이 정답이라고 부추기는 세상. 누군가를 이기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 지는 순간 낙오자가 된다는 두려움이 사람들을 점점 더 치열한 경쟁으로 치닫게 하고 있었으니. (7회. 거대 병원 사람들이 돌담 병원으로 대거 파견 온 후 서로 병원 내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과 아들 도인범에게 돌담 병원에 가서 강동주를 이겨보라고 위압하는 도윤완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제작사 삼화 네트웍스 측은 “강은경 작가의 냉철한 필력이 깃든 내레이션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면서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내레이션을 비롯해 작품 속 다양한 매개체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단순한 의학 드라마가 아닌 낭만과 메시지가 있는 작품으로 남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SBS, ‘낭만닥터 김사부’ 방송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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