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親勞에서 親市場 선회
독일, 親勞에서 親市場 선회
  • 미래한국
  • 승인 2003.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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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총리, 중도좌파노선 포기선언
▲ ◇실업수당 삭감 및 노동자 해고규정 완화를 골자로 한 독일 사회민주당의 ‘아젠다 2010’이 의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 사진은 의원들에게 연설 중인 슈뢰더 총리 /로이터 뉴시스
독일경제가 노조편향적 정책의 휴유증을 벗어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독일 집권 사회민주당은 지난 1일 ‘탈노동자·친기업’정책을 담은 ‘아젠다 2010’을 압도적인 지지로 전격 채택, 사실상 중도좌파 노선 포기를 선언했다. 사민당의 이 같은 변신은 더 이상 ‘친노정책’으로 인한 체질악화를 방치할 수 없다는 자체 분석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 집권당의 행보에 대해 국내전문가들은 최근 친노성향 정책으로 경제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는 노무현정부는 독일의 변신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분배 중시에서 성장 우선으로 대전환지난 98년 9월 기민당의 헬무트 콜 정부를 누르고 16년 만에 독일에 좌파정권을 세운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취임 초만 해도 노동자복지와 부의 분배 등 사회민주당 특유의 정책을 추진했다.슈뢰더 총리는 급진적 녹색당과 연립정권을 수립한 후 ▲주당 노동시간을 30시간으로 단축하고 ▲혁신과 현대화를 통한 일자리창출 정책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전임 콜 정권이 실시한 병가 시 임금삭감 및 연금지급률 인하도 원래 상태로 되돌려놓으려 했다.이 같은 초기의 정책은 ‘친노동자·반기업’성향으로 전형적인 중도좌파의 사회당 노선이었다.그러나 작년 9월 집권 2기에 들어서면서 슈뢰더 정부의 정책도 바뀌기 시작했다.과도한 복지정책의 후유증으로 재정적자는 심화되고 산별노조의 파워가 오히려 실업자를 양산하는 악순환이 발생하자 경제가 급속도로 위축됐고 일부 분야에서는 일본식 장기침체 징후마저 나타났다.실제로 독일 국내총생산(GDP) 상승률은 2000년 2.9%를 정점으로 급속히 위축돼 2001년에는 0.6%, 지난해는 0.2%로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도 줄어들었고 자국기업들의 대탈출현상도 나타났다.실업자는 442만 명으로 지난 4년여 동안 수십만 명이 늘었고 경제성장률은 작년 4/4분기(마이너스 0.03%)와 올 1/4분기(마이너스 0.2%) 2/4분기 연속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침체를 겪고 있다. 국경 없는 세계화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시장위주의 정책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노조권한 축소·기업부담 경감사민당정부가 밝힌 ‘아젠다 2010’에 따르면 근로자 해고규정 완화와 실업수당 삭감 등을 통한 노동시장 유연화, 기업부담 최소화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어 기존 독일의 노동과 사회복지 정책의 대대적인 개혁이 예고되고 있다.경제개혁안은 기업구조조정을 어렵게 해온 이른바 ‘해고보호법’을 전면 개정, 5인 이상 고용주는 실적에 따라 근로자를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는 미국식 고용제도를 도입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정부와 기업 모두에 부담이던 실직자 보조금도 대폭 축소했으며 50세 이상 종업원을 고용한 기업에는 실업보험 부담금을 면제토록 했다. 기업의 간접세를 줄여주고 노조의 권한을 약화시킨 것으로 노동자 중시에서 기업 우선으로의 정책전환을 분명히 한 것이다.이날 대회에서 사회주의 성향이 강한 사민당 의원 524명 중 90%가 찬성표를 던졌으며 슈뢰더 총리는 표결 직후 “독일 자체의 붕괴를 막기 위해 이제는 과거의 경제체제와 작별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 등 외신은 “집권 사민당이 압도적인 표차로 슈뢰더 총리의 경제개혁안을 승인한 것은 독일경제 정책의 기조가 분배중시에서 성장우선으로 대전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경제정책 시장위주로 전환필요이 같은 독일 집권당의 변신에 대해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출범 3개월 동안 별다른 경제정책을 보여주지 못하고 ‘친노성향’으로만 일관하고 있는 노무현정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최근 영국, 브라질에 이어 독일마저 친노경제노선을 전환했다는 것은 이미 세계적 흐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강원대 민경국 교수(경제학)는 “선진국들이 이미 실패하고 돌아오는 길을 굳이 우리가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우리 나라 경제정책도 이른 시일내에 친시장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백승호 기자 10004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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