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

“저…, 거진데요”
<수기>

“저…, 거진데요”
  • 미래한국
  • 승인 2002.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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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순(荀)이 특명을 받은 곳은 경기도 안성이었다. 특이하게도 우리 순은 한 교회에서 머물면서 그 주변의 아파트 단지에 교회 전단지를 돌리고 전도를 했다. 시골 동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얻어 타고 얻어먹으리라는 거룩한 거지의 모습을 기대했던 터라 조금은 실망이 되었다. 목사님께서는 성도들에게 “CCC 전도단이 교회에 머물면서 전도를 하니 많은 도움을 주십시오”라고 광고하셨다. ‘CCC 전도단’은 거지아빠를 단장으로 활동을 개시했다. 우리 순은 아침에 사모님께서 봉고차에 태워 아파트 단지에 내려주면 점심시간쯤 다시 오실 때까지 아파트를 돌며 전도를 했다. 두 명씩 짝을 지어 전도하였는데 맨 위층부터 내려오면서 벨을 눌렀다. 처음엔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라서 “국토순례하는 대학생인데요, 물 한잔 얻어 마실 수 없을까요?”라는 멘트로 초지일관(?)했다. 반응도 가지각색. “안되는데요”, “왜 우리 집에 와서 물을 달래요?” 이렇게 대부분의 집에서 거절을 당했지만 서러운 것은 진짜 ‘물’만 주는 집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물만 잔뜩 먹고 전도는 하지도 못했다. 하루 일과를 나누는 시간, 어라! 이게 웬 일. 한 순은 전도뿐 아니라 먹을 것도 잔뜩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닌가! 그 순의 나눔을 들어보니, “(진짜 불쌍하게)저기요, 저 거진데요… 먹을 것 좀 주세요”라는 말로 전도를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 순은 모두 쓰러지고 말았다. 하지만 무시못할 것은 그들은 담대한 마음으로 나아가 전도도 하고 거지순례의 영원한 간증거리-음식-도 왕창 싸들고 왔다는 것이다. 비록 날씨는 더웠지만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우리는 시원하게 아파트를 돌며 전도를 했다. 좀더 담대하게! 좀더 뻔뻔하게! 주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는데 무엇이 두려우랴. 우리는 거룩한 거지 정신으로 무장하고 나아갔다. 우리의 진실한 마음에 하나님께서 감동하셨는지 사람들이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영접 여부를 떠나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주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쁘고 감사했다. 거지순례전도를 통해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주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물론 그들을 전도하는 일에 내가 앞장서야 한다는 것도 말이다. 비록 공식적인 거지순례전도는 3박 4일이었지만 세상 가운데 복음 들고 뻔뻔하게 나아가는 나의 거지순례전도는 계속되어야만 한다. 쭈욱∼최주원``한국외대 중국어과 2년 2001 Summer@CCC C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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