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대한민국 기로에 서다

[권두언] 남시욱 미래한국 고문l승인2016.12.27l수정2016.12.2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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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시욱 미래한국 고문  webmaster@futurekorea.co.kr

새해는 지난해 한꺼번에 들이닥친 정치위기 안보위기 경제위기의 험난한 삼각파도를 우리가 과연 극복해 낼 수 있을지 판가름이 나는 해가 될 것이다. 

▲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미래한국 고문·전 문화일보 사장

새해 2017년은 한국의 향후 진로를 결정할 중대한 해이다. 새해는 지난해 한꺼번에 들이닥친 정치위기 안보위기 경제위기의 험난한 삼각파도를 우리가 과연 극복해 낼 수 있을지 판가름이 나는 해가 될 것이다.

이들 세 가지 문제 가운데 새해에 가장 시급한 것은 정치위기를 극복하고 정치적 안정을 회복하는 일이다. 따라서 새해에 실시될 19대 대통령선거는 그 어느 때의 대선보다도 국가 장래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폭풍우에 표류하는 대한민국호 

대선 일자는 최순실게이트로 탄핵소추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심의 결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만약 헌재가 3월 이전에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인용(認容), 즉 받아들이는 조기결정을 하는 경우 대선은 새해 상반기 중에 실시될 것이다. 그럴 경우 야당, 특히 사실상 대선 후보가 결정된 바나 다름없는 더불어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현재 대선준비는 커녕 당의 해체위기에 처해 패잔병 신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헌재의 심의에 시일이 걸리는 경우 또는 만에 하나 탄핵이 기각되는 경우에는 대선은 새해 하반기 또는 12월에 실시된다. 그럴 경우 여당인 새누리당 세력은 당의 재정비 또는 신당 창당과 대선 후보 영입 등 대선 준비를 할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되어 사정이 나아진다. 

어쨌든, 국민적 관점에서 본다면 올해에 선출될 차기 대통령은 그야말로 ‘최악의 폭풍우’(perfect storm)를 맞아 표류하고 있는 대한민국호를 안전하게 이끌어야 할 선장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역사적인 선택이 될 것이며 그 만큼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당면한 정치위기는 최근까지는 주로 식물상태가 된 국회와 ‘선출된 귀족’으로 불리는, 각종 특권에 정신이 나간 다수 국회의원들 때문에 빚어진 대의민주주의의 위기였다. 그러나 최순실게이트로 초래된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직무정지 사태가 불러온 통치구조의 마비와 이로 인한 정부기능의 심각한 혼란상은 한국의 정치가 정부 관료조직 정당 국회 할 것 없이 총체적인 위기에 처해졌음을 말해준다. 

경제의 어려움 역시 마찬가지다. 정치적 혼란으로 인해 더 심각해진 전반적인 경제난, 그 중에서도 중소기업의 어려움과 청년실업 문제, 그리고 금수저 흙수저 논란과 ‘헬조선’으로 대표되는 소득 및 사회의 양극화 현상은 위험수준에 이르렀다. 결국 중산층 이하 국민들의 무력감과 좌절감이 연이은 대규모 촛불시위 형태로 폭발하고 말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 미래한국 고재영

그러면 새해의 경제는 어떤가. 해가 바뀌어도 새해의 경제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예상 성장률이 2%, 심지어는 1%대라는 불길한 예측 때문에 국민들의 불안과 걱정은 지난해 보다 더 깊어지고 있다. 그 동안 최순실사건 이후 야당의 비협조로 정부의 경제팀이 반신불수가 되었다가 겨우 지난 12월 하순 들어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에 의해 유임된 유일호 부총리를 야당이 묵인(?)하기로 결정해 국민들은 이제 유임된 유일호팀만을 바라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지난해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했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더 놀란 점은 이 때 박근혜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협의하고 중국을 포함한 국제적 공조를 얻기 위해 시진핑 주석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그가 전화조차 받지 않은 모욕적인 대우를 받은 사실이다. 그 순간 한중간에 맺어진 양국간의 이른바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라는 허구는 산산이 깨어지고 말았다. 

북핵 문제에 관해 한국 측에 이중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 정부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그 후에도 북한은 그 해 9월 5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계속 핵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북핵 문제는 최순실게이트로 국내가 혼란에 빠진 사이 시한폭탄처럼 현재진행형으로 우리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대북정책에 관련해 새해 1월 20일 출범하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도 현재 국민들의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과거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은 결국 북핵포기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에 비해 트럼프는 북핵이 중국의 비협력으로 해결되지 않았다고 시진핑에게 직격탄을 날린 만큼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외교가 주목거리이다. 트럼프가 시진핑 정부를 상대로 북핵 문제와 이로 인해 파생된 사드 배치 결정을 둘러싸고 현재 진행 중인 한중 마찰의 해결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지 관심거리이다. 

▲ 생사기로의 시국에도 책임감 있는 국회 정치인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2월 21일썰렁한 국회의 모습. 이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 본회의에 출석해 대정부 질문에 응했다./연합

한국의 운명 갈라놓을 19대 대선 

이상과 같은 한국이 당면한 모든 문제들은 새해에 실시될 19대 대선에서 뽑힐 차기 대통령과 그가 조직할 새 정부가 씨름해야 할 과제들이다. 차기 대통령은 우선 무엇보다 안보관이 투철하고 한미관계, 한중관계, 한일관계를 포함하는 동북아와 세계의 세력 판도에 대한 올바른 식견과 합당한 안목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 후보 뿐 아니라 그 후보를 내는 정당 역시 안보정책이 건전해야 한다. 이 점에서 우리는 새해 들어 누구를 차기 국가지도자로 뽑을 것인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새해는 1987년의 6월항쟁이 일어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 해에 제정된 대통령 직선제 헌법, 즉 민주화 이후에 실시된 대선의 결과는 정확하게 10년마다 보수 진보 두 정권이 교체된 사실을 보여준다.

즉 민주화 이후 최초로 보수 정권 10년(노태우·김영삼 정권, 1988~1998년)에 이어 진보 정권 10년(김대중·노무현 정권, 1998~2008년)으로 이어졌다. 그 후 다시 보수 정권 10년(이명박·박근혜 정권 2008~2018)으로 이어졌으나 박 대통령이 탄핵을 받으면 9년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물론 10년 주기설은 결과론적인 설명일 뿐이다. 19대 대선은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이 같은 전례를 무시하는 결과를 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그렇기는 하나 유권자들에게는 정권피로증이 있다는 사실과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은 외교 안보 보다는 국내 정치적 경제적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아무리 정부가 외교와 안보정책을 잘 하더라도 부의 양극화 현상 등 국내에서 경제적 사회적 불만 요인이 쌓이면 국민들의 불만과 그 원인이 되는 정권피로증이 생긴다.

이 때문에 어떤 정권도 10년 이상 같은 성격의 정권을 재창출하기가 어렵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한다면 이번 대선이 새누리당에 엄청나게 어려운 선거가 되리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최순실게이트 영향은 집권당인 새누리당을 그야말로 빈사상태에 빠뜨렸다. 작년 연말 현재 여론조사에 나타난 새누리당의 지지도는 10%대로 제2위로 밀려났다. 작년 12월 16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 있어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 후 18년만에 최고치인 40%를 기록해 새누리당의 15%, 국민의당의 12%를 2배 이상 앞섰다.

이 같은 높은 지지율은 민주통합당 시절인 2012년 대선 직전 최고 기록(37%)을 넘어섰다.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 지지도가 40%를 넘은 것은 김대중 대통령 취임 첫 해인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연말 현재 가장 유력한 야당의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확신하고 있다”고 거리낌 없이 주장한다. 분위기가 이렇게 돌아가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와 이로 인한 당내분으로 집행부가 사퇴한 새누리당이 12월 16일 선출한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는 “몸을 던져 진보좌파가 집권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마침내 문 전 대표의 대항마도 나타났다. 지난 12월 20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사르겠다”고 단호한 어조로 출마의사를 밝힌 것이다.

곧 그의 인기도가 1위로 올라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2월 22일 발표한 바에 의하면 반기문 사무총장은 지난 12월 2주차 주간 집계 대비 2.6%p 급등한 23.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5%p 하락한 22.2%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3.0%p 급락한 11.9%,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0.3%p 오른 8.6%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27일에는 새누리당 비박계가 분당해 반 총장과의 연대를 모색하는 현재의 정치판도 흐름을 볼 때 이번 대선이 보수-진보 양 진영간의 피투성이 싸움이 될 것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한국은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30년 동안 5년마다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룩해 민주주의제도가 확고하게 뿌리내렸다. 그러나 그 민주주의의 수준은 아직도 선진국가들에 비하면 한참 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박근혜 퇴진을 주장하는 여러 차례의 촛불시위가 평화적이었다고 이를 찬양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촛불시위가 평화적이었다 해서 참가자들의 민주국가 공민으로서의 정치의식이 완전히 높아졌다고는 속단할 수 없다. 

한국의 유권자들이 주권자로서 거의 유일하게 주권을 행사하는 각종 선거 때 과연 주권자의 신성한 권리와 의무를 제대로 행사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이다. 그 많은 저질 국회의원들이 선거에서 낙선되지 않고 당선되어 그 동안 정치개혁이 구호로 끝난 것은 결국 유권자들의 수준과 관련이 있다.

아직도 다수의 유권자들은 혈연, 지연, 학연 등 개인적 이해에 얽매어 이성적인 투표를 하지 않는다. 이 같은 후진성은 이번 19대 대선에서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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