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신당의 정체는?
개혁보수신당의 정체는?
  • 이동호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7.01.11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분은 개혁보수 실상은 기회주의

2016년 12월 27일 마침내 새누리당 즉 대한민국 보수정당이 분열했다. 가칭 개혁보수신당이 출범한 것이다. 1990년 1월 22일, 당시 집권당이었던 민주정의당(약칭 민정당)과 야당이었던 통일민주당(약칭 민주당), 신민주공화당(약칭 공화당)과 합당해 민주자유당을 출범 시킨 지 약 26년 만에 분열된 것이다. 물론 공화당 출신인 김종필 씨가 김대중 씨와 연합했다 다시 분열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은 그 이전과는 규모와 내용 면에서 질적으로 다른 정통 보수당의 본격적인 분열이라고 할 만하다.

사상 첫 보수 정당의 분열

한국의 보수당은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하는 민정계와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계가 그 뿌리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1990년 합당 이후 내부적으로 갈등과 경쟁을 벌여왔다. 김영삼 씨가 대통령이 된 이후 민정계는 된 서리를 맞았다. 김영삼은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민정계를 정치 무대에서 퇴출시켰다. 김영삼을 대통령으로 만든 일등공신인 민정계 김윤환은 김영삼에게 버림받고 권토중래를 꿈꾸다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정치인으로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경쟁자들이 모두 살아서 대통령의 영화를 누리고 있지만 본인은 김영삼에게 버림받은 그 현실 앞에 그는 울분을 이기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평생을 야당으로 살았던 김영삼 씨는 이념적 정형이 없었다. 그리고 국정 경험이 전무했다. 그는 자신을 민주주의자로 자처했다. 그의 집권은 3당 합당을 통한 집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의 힘으로 권력을 쟁취한 것으로 여겼다. 무인 출신에서 문민 출신으로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생각했다. 스스로를 ‘문민시대’라고 명칭 했다. 그는 민정계가 쌓아왔던 권력의 기반을 하나하나 무너뜨렸다. 그 중에서는 무너뜨리지 말아야 할 것들도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과 전두환, 노태우를 이어가던 효율적인 국정운영 시스템을 무너뜨렸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 외환위기가 온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문민통치라는 명분으로 그동안 대한민국의 경제를 성장으로 이끌었던 시스템을 붕괴시켰다. 그 대가를 혹독히 치른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은 경제성장의 동력이 상실되었다. 그리고 중산층은 몰락했다. 대한민국 경제는 성장동력을 잃고 지금도 흔들리고 있다.

김영삼은 대한민국의 이념적 기반을 해체했다. 국정 운영의 중요한 자리에 민주화를 등에 업은 진보좌파들을 등용했다. 특히 집권 초기 좌파의 상징이던 김정남을 교육문화수석에 임명했다. 그는 70년대 민주화운동의 배후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영삼의 제14대 대통령 취임사는 그가 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수당의 무이념은 김영삼 때부터

“7천만 국내외 동포 여러분, 저는 역사와 민족이 저에게 맡겨준 책무를 다하여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전심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더 나을 수는 없습니다. 어떤 이념이나 어떤 사상도 민족보다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합니다.” 김영삼은 취임사에서 동맹국보다, 이념보다 민족이 우선이라고 천명했다. 대한민국이 공산전체주의에 반대해 건국한 반공국가임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다. 이전까지 보수당의 가치를 스스로 차버린 것이다.

김영삼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를 가지고 성립된 나라라는 분명한 자각이 없었다. 그는 이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 보다 민족이 더 중요하다고 말함으로써 대한민국 헌법이 택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배신한 것이다. 북한의 민족우선 선동이 먹히는 토양을 제공한 것이다. 그가 말하는 민족의 한 편은 공산전체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북한이다.

북한공산전체주의는 대한민국이 채택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전복하려고 전 국가 역량을 투입하는 나라다. 이런 북한에 반공의 이념 빗장을 스스로 허문 것이다. 김영삼의 무이념성은 이후 보수당의 한축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 보이는 새누리당 즉 보수당의 무이념성의 뿌리는 김영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자유민주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은 공산주의와 목숨을 건 투쟁을 통해 이룩한 위대한 성취다. 일제시대 초기 1917년 러시아에서 공산혁명이 일어났다. 이후 공산주의는 지식인을 중심으로 열병처럼 전 세계로 번져갔다. 일본 식민지 시절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본에서 유학하던 지식인들과 러시아에 거주하던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공산주의가 확산되고 있었다. 공산주의는 특히 식민지 나라 국민들에게 복음처럼 다가왔다. 그러나 이승만은 이미 공산주의의 부당성을 꿰뚫고 있었다.

이승만은 1923년 잡지 <태평양>에 기고한 ‘공산당 당부당(共産黨 當不當)’이라는 논설에서 공산당은 시장경제가 갖는 창의성을 결여했다며 공산당의 치명적인 결함을 직시한다. 그리고 종국에는 망할 것을 확신했다. 이승만의 반공주의는 이미 상해임시정부에 자리잡고 있던 공산주의자들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상해임시정부의 역사는 공산주의자들의 분열공작에 대항하는 투쟁의 역사다. 이는 김구의 고백에서도 곳곳에서 확인되는 바다.

공산주의자들의 방해공작은 해방 이후에 더 격렬했다. 공산주의자들에게 소련은 이념적 고향이었다. 공산주의자들이 소련의 지시를 받는 것은 당연했다. 소련의 지시를 받은 공산주의자들은 사사건건 대한민국 수립을 방해했다. 결국 신생 대한민국은 공산주의자들의 전면 남침으로 인류사에 보기 드물게 이념을 위한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

공산주의를 신념으로 하는 이들과 자유민주공화국을 신념으로 하는 이들의 처절한 전쟁이었다. 또한 이 전쟁은 대한민국 영토 안에서 벌어진 국제전이기도 했다. 공산주의 진영과 자유민주 진영의 격렬한 충돌이었다. 대한민국 영토에는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피흘린 선배들의 위대한 넋이 서려 있다. 자유대한민국은 그냥 건국된 것이 아니다. 김영삼은 이런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이 공산전체주의자들과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을 이겨낸 끝에 이룩한 성과임을 몰랐거나, 무시했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 이념에 기초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자유민주 이념에 기초한 민주공화국이다. 헌법재판소는 우리 헌법 제8조 제4항이 의미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해서 “개인의 자율적 이성을 신뢰하고 모든 정치적 견해들이 각각 상대적 진리성과 합리성을 지닌다고 전제하는 다원적 세계관에 입각한 것으로서, 모든 폭력적·자의적 지배를 배제하고, 다수를 존중하면서도 소수를 배려하는 민주적 의사결정과 자유, 평등을 기본원리로 하여 구성되고 운영되는 정치적 질서를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국민주권의 원리,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 제도, 복수정당 제도 등이다”라고 정의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명확하다. 공산전체주의에 명백히 반대한 것이다. 공산전체주의는 다원적 세계관을 인정하지 않는다. 오직 수령독재체제의 유일사상인 주체사상 만을 인정한다. 대한민국이 채택한 다원적 세계관과는 근본부터 다르다. 다원적 세계관은 인간은 근본적으로 서로 다르다는 것과 우리의 지식은 완전하지 않다는 것에 입각한 세계관이다.

서로 다른 인간은 서로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아는 지식이 불완전하므로 다른 사람의 세계관에도 내가 모르는 진실을 포함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존중하라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다원적 세계관은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의 정신을 가져야 하고 다른 사람의 다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시민적 덕성이 필요하다.

헌법재판소는 민주적 기본질서는 모든 폭력적·자의적 지배를 배제한다고 천명했다. 폭력적·자의적 지배란 법에 의하지 않고 폭력에 기반한 지배와 통치자의 임의에 의한 지배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공산전체주의는 자신들의 전체주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폭력을 동원해 백성을 지배하고 있다. 대중이 보는 앞에서 총살을 집행하는 것은 폭력적 지배의 대표적이 유형이다.

또한 공산전체주의는 법이 있으나 형식적이다. 수령의 뜻이 법 위에 있다. 이를 자의적 지배라고 정의한 것이다. 수령의 말 한마디에 누구든 하루아침에 역적이 되어버린다. 김정은이 자신의 숙부인 장성택을 하루아침에 반역자로 몰아 총살형에 처한 것이 자의적 지배의 대표적 모습이다. 폭력적·자의적 지배의 반대말은 법에 의한 통치다. 자유로운 시민의 공동체인 민주공화국에서는 오직 법에만 복종하고 다른 사람에게 복종을 강요할 수 없다.

공산전체주의는 ‘국민주권’의 원리 거부

 공산전체주의는 국민주권의 원리를 거부한다. 그들은 노동자, 농민 등 인민과 공산당이 지배하는 나라다. 이를 인민주권, 혹은 민중주권이라고 표현한다. 인민이 주인인 나라라고 공산전체주의자들은 자신의 나라를 표현한다. 이때 인민에는 자본가 등 세칭 수탈자는 제외한다. 북한의 대남혁명론인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론’은 혁명의 대상을 미제국주의자들과 이에 결탁한 남한의 반동파쇼 정권, 매판자본가, 반동관료배 등 미국을 사대(事大)하는 매국(賣國)세력으로 규정했다.

이들의 나라에는 자본가, 보수적인 정치인과 관료 등은 주권을 가지지 못하는 혁명의 적들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이런 인민주권을 단호히 거부한다. 공산전체주의에는 권력분립이나, 복수정당체 등이 없다. 대한민국 헌법이 공산전체주의를 반대하는 것은 이들은 공산당의 일당독재를 당연시 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보수가 지켜야 할 가치는 자유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자유민주공화국은 공산전체주의자들과 목숨을 건 격렬한 투쟁의 결과물이다. 이것을 외면한다면 보수주의자가 아니다.

2016년 12월 27일 가칭 개혁보수신당이 분당을 선언했다. 그들은 새누리당을 가짜보수라고 규정하고 자신들이야말로 진짜보수라고 자임했다. 새누리당내 친박패권세력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망각했고, 대통령의 불통정치에 의해 저질러진 사상 최악의 ‘헌법유린’을 비호했다고 비판까지 했다.

개혁신당의 분당선언문을 세밀히 봤다. 이들이 말하는 가짜보수와 진짜보수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들의 설명에 의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의 정치와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을 비호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자신들과 동료 의원들은 헌법 수호를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정치, 최순실의 국정농단, 대통령 탄핵을 위한 자신들의 노력에 동조하지 않은 것 등이다.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비겁한 변명이다.

‘자유주의 수호’없는 개혁보수신당 선언문

이들의 설명 어디에도 공산전체주의와 투쟁이라는 보수주의자들의 핵심가치는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이라는 자유민주공화국의 핵심가치는 공산전체주의와 양립할 수 없음을 앞서 봤다. 그렇다면 보수주의자들이라면 가장 먼저 공산전체주의자와의 투쟁 결의가 곳곳에 있어야 했다. 개혁보수신당의 선언문에는 보수주의자들의 핵심가치가 빠져 있다. 그리고 곧바로 개혁보수신당 선언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정치와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을 최악의 헌법유린이라고 규정했다.

최악의 헌법유린이라니 헌법유린은 대한민국 헌법이 채택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질서를 부정하고, 이의 폐지를 선전·선동하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헌법유린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한 사실이 있는가. 아니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노심초사하지 않았나. 최악의 헌법유린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고, 이를 부정하는 세력과 내통해 자유대한민국을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것을 말한다. 뭘 좀 알고 주장하기 바란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을 말하고 있다. 혹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처럼 북한에 물어보지 않아서 불통이라고 말하는 것인가. 누구와 소통을 말하는 것인가. 그동안 대한민국을 폄하하고 부정하는 세력은 줄곧 박근혜 대통령의 반공산전체주의 태도를 불통으로 공격했다. 통합진보당 해산이 불통인가. 좌편향된 국정교과서를 바로잡자는 것이 불통인가.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 사드를 배치하자는 것이 불통인가.
아니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개혁입법을 서두른 것이 불통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핵심 국정개혁 방안으로 밝힌 4대구조 개혁인 노동·교육·공공·금융 등 4대 구조개혁을 밀어붙인 것이 불통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핵위협 앞에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에 들어가는 모든 자금줄을 차단하는 일에 가장 앞장섰다. 최근 북한에서 망명한 태영호 공사는 이런 박근혜 대통령과 국제사회의 노력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 북한을 압박하고 우리 근로자들이 북한의 위협에 아무런 조치 없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이런 박근혜 대통령의 노력을 불통이라고 말하는 것인가. 개혁신당은 혹시 좌익에 굴복하는 것을 소통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좌파와 타협·굴복이 소통?

개혁보수신당을 이끌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자신이 원내대표로 있을 때 야당과 ‘소통’한 적이 있다.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고 제왕적 국회의 힘을 더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일방적으로 동조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하는 세력을 정부의 예산으로 육성하는 법안인 소위 ‘사회경제적기본법’의 제정에도 앞장선 적이 있다. 유승민 의원이 말하는 소통이란 좌파와 타협 내지는 굴복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개혁보수신당이 말하는 소통이 좌파와 타협과 굴복이라면 불통이야말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다.

개혁보수신당은 보수의 가치를 말하지 말라. 당신들은 보수의 가치를 알지도 못하고, 이를 말할 자격도 없다. 당신들은 좌파와 타협과 굴종을 말하고 있지 않은가. 당신들은 민주당의 2중대라고 자임한 꼴이다. 대부분 어떤 명사 앞에 수식어를 붙이는 세력은 그 순수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보수면 보수지 왜 참보수를 말하는가? 거짓 보수를 위장하는 말은 아닌가.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