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창업 (51) - 기업 생존을 좌우하는 명성 경영 전략
지식창업 (51) - 기업 생존을 좌우하는 명성 경영 전략
  • 박철 기자
  • 승인 2017.01.18 0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워런 버핏은 “회사에 금전적 손해를 끼친 것은 용서해도 회사의 명성을 손상시킨 것은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회사가 절대로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한 가지는 바로‘명성’이라는 것을 모든 직원에게 전통적으로 주지시켜왔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명성’은 어떻게 다루어져 왔는가? 명성은 무엇이고 어떻게 생성되며 지켜져야 하는가? 

이처럼 요즘 기업에서는 아주 사소한 사건이라도 위기가 닥칠 경우, 이에 대한 신속한 대처를 위해 사활을 건다. 소셜미디어가 활발하게 운용되고 있는 시기에 자칫 잘못 대처하면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기업의 부정적인 평판이 예전처럼 잠깐 입소문으로 퍼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 평판이 기업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이것이 실제적인 재무 손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말 그대로 평판이 곧 돈인 시대다. 

그렇다면 명성(평판)은 어떻게 생성되며, 지켜지는 걸까? 《명성 경영 전략》은 미국 PR계에서 정평이 나 있는 저자들이 쓴 ‘명성 관리’를 위한 교본과도 같은 책으로, 미국에서는 PR계의 교과서로 통한다. 명성 자본에 관한 정의, 윤리에 대한 논의와 다양한 기업 커뮤니케이션 구성원에 대한 접근법, 그리고 특정한 주요 책임을 다루는 방법부터 기업 혹은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경력을 쌓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직면하는 도전 등을 아우른다. 그리고 세월호 당시 정부 대처,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기관리 사례 등을 통해 우리나라 조직의 명성 관리 현주소를 진단해보는 역자들의 좌담이 함께 수록되었다. 

“사람들이 인간관계와 경력에 도움을 주는 사회자본을 늘려가듯이, 기업과 조직은 그들 간의 관계를 쌓고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명성자본을 늘려간다.” 필진은 ‘명성자본’이라는 개념을 내세우며, 좋은 명성(평판)은 실제 무형을 넘어 유형의 자산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명성은 실제 주가에도 영향을 끼치며, 많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비영리단체, 대학교나 정부에 이르기까지 수십억 원에 이르는 가치가 있다고 평한다. 

이 책의 필진은 명성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혁신성, 경영의 질, 직원들의 재능, 재무 실적, 사회적 책임, 제품의 품질, 소통(투명성), 거버넌스, 청렴도(책임감, 신뢰도, 신용, 신뢰성)를 꼽았다. 처음 여섯 가지는 《포천》에서 제시한 8개의 기준인 혁신성, 경영의 질, 직원의 재능, 재정적 견실성, 법인 자산의 활용, 장기 자산, 장기 투자가치, 사회적 책임 및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의 기준과 동일하고, 재무자료와 관련된 세 요소가 하나로 압축되었다. 그 밖에 소통, 거버넌스, 청렴도 또한 명성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이를 포함했다. 

필진은 명성이 곧 해당 조직 이미지의 총합이며, 이는 다음과 같은 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명성(Reputation)=성과(Performance)+행위(Behavior)+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그리고 이 공식에 최종적으로 진정성 요소를 추가했다. 즉, 기업이 청렴도와 관계된 ‘진정성’을 잃는 순간 브랜드 명성의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며 “회사의 명성은 진정성에 정비례 한다”는 것이다. 이에 다음과 같은 명성 관리 공식을 완성했다. 


명성=(성과 + 행위 + 커뮤니케이션) × 진정성 요소 

물론 기업 명성을 관리하는 전문 커뮤니케이터들의 윤리적 판단 또한 중요하다. 즉, 올바른 커뮤니케이터라면 홍보할 내용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2장〈커뮤니케이션 윤리〉는 현대의 전문 커뮤니케이터들이 직업상 윤리적 판단을 어떻게 내려야 하는지 설명한다. 그들은 직업적 판단의 근거를 그의 고객에게 진실하고 유익한 진술서를 홍보하느냐에 둬야 한다고 말한다. “진실하고 유익한 성명서만 홍보하기 위해 애쓰고, 거짓 성명서는 피하며, 그 차이에 대해서도 늘 관심을 갖는”) 윤리적 태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다. 아무리 제품이나 서비스가 우수하다고 해도, 소비자들은 이제 기업의 사회적 이슈와 관련해 기업 브랜드를 판단한다. 13장〈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은 이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이다. 예컨대 1990년대 후반부터 나이키는 해외 생산공장에서의 아동 노동자 착취 등의 문제로 언론의 입방아에 올랐다. 이에 나이키 경영진은 처음에는 그저 보도를 무시하며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이미지 타격을 깨닫고서는 경영규약을 채택하고, 공급자들을 향한 최저노동 수준을 정착시키는 등 공급 체인의 사회적, 환경적 조건에 대한 책임감을 표명했다. 이제 인권과 환경 문제는 기업의 주요 관심사가 되었다. 기업들은 명성을 빛나게 하거나, 기업의 관계를 개선시키고 좋은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적 자선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명성 관리가 곧 실질적인 재무 손실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위기상황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비효율적인 위기 대응은 회사의 운영, 명성, 경쟁적인 위치에 있어서 해가 될 수 있고, 심지어 회사의 존재 자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12장〈위기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소개된 옥스퍼드대학교 연구원 로리 F. 나이트Rory F.Knight과 데버러 J. 프리티Deborah J. Pretty의 특정 위기를 겪은 기업의 주가 성과 연구에 따르면, 위기관리의 결과가 주가총액의 무려 22퍼센트까지 영향을 준다고 했다. 나이트과 프리티는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회사들의 경우, 주가가 위기 이후 첫째 주에 평균 10퍼센트가 급락했고, 하락세를 이어가 1년이 지났을 때쯤에는 위기 이전보다 평균 7퍼센트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위기에 효과적으로 반응한 회사는 위기 후 몇 주 동안 주가가 평균 5퍼센트 정도 떨어졌는데, 이는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회사들에 비해 절반 정도의 수치였다. 그리고 대응 이후 빠르게 주가를 회복했고, 위기 발생 1년이 지난 후에는 위기 당시의 가격보다 평균 7퍼센트 더 높은 가격으로 시장을 마감했다고 한다. 

특히 필진은 위기 속에서 명성을 성공적으로 지키는 관건은 조직의 위기 반응 속도에 있다고 봤다. 위기 대응에도 초기 대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간인 ‘골든타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응에는 기업의 조직문화나 정체성이 매우 큰 동력으로 작용한다. 1992년, 미국에서는 어떤 사람이 돈을 노리고 타이레놀에 독극물을 넣어 여러 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제조사인 존슨앤드존슨은 직접 책임지고 나설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캡슐이라는 약의 형태 때문에 독극물 삽입이 가능했다는 이유로 기존 제품을 모두 리콜하고, 이후 자금을 투자해 공장 설비를 갖춘 뒤 알약 형태로 바꿔 제조했다.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존슨앤드존슨의 조직문화가 위기상황에서 발현된 것이다. 

위기상황에서 조직원들의 행동을 이끄는 데에도 ‘대의명분’이나 ‘신의’가 필요하다. 2003년, 동남아시아에 사스SARS가 강타했을 당시, 관광과 출장 등을 이유로 그곳을 찾는 인구가 80퍼센트 정도 줄었다. 그 당시 호치민 시의 덕스턴 호텔 지배인은 직원들은 모두 소집한 뒤 솔직히 이야기했다. 지배인은 두 가지 선택지를 설명해줬다. 호텔의 일자리를 40퍼센트 줄이거나 혹은 전직원의 임금을 40퍼센트 삭감하는 대신 아무도 직장을 잃지 않는 방법이었다. 그는 직원들로 하여금 질문하고 각 선택에 대해 상의할 수 있게 했다. 그 후 비밀투표를 통해 직원들의 92퍼센트가 봉급을 삭감하는 안을 선택했다. 신뢰하는 지배인의 리더십 아래, 모든 사람이 남아서 그들의 생존을 위해 같이 싸워나가기로 한 것이다. 그날 이후 호텔에는 변화가 생겼다. 직원들은 서로를 형제자매처럼 여기며 보호하고 도왔고, 동료애를 넘어 주인의식과 투자정신을 갖게 되었다. 

이후 사스로부터 완전히 안전해져 다시 관광 경기가 회복되었고, 호치민 시의 다른 호텔들이 늘어난 관광객들을 관리할 직원들이 부족해 전전긍긍할 때, 덕스턴 호텔은 전 직원이 그대로 남아 있었기에 늘어난 관광객들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다. 위기의 순간 덕스턴 호텔 직원 중 단 한 사람도 그곳을 떠나지 않은 것은 바로 조직문화에 ‘신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직의 리더는 위기상황에 대의명분을 내세워 조직원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노력하게 했다. 외부 위기에 대응하는 데 있어 구성원들에게 특정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려주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명성 관리를 위한 목표 등을 미리 잘 수립해, 위기가 닥치기 전에 기업의 명성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조직 명성의 변화를 측정하고, 효과적인 명성 관리를 위한 사전 대책을 강구함으로써, 높은 명성을 얻을 수 있고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명성자본이 축적되는 것이다. 이 책의 3장부터 10장은 구체적인 관점에서 명성 관리를 다루고 있다. 

3장은 언론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내용이다. 언론관계의 중요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조직에서는 누가 어떤 주제에 대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지 분명한 지침을 세우고 있으며, 또한 누가 누구와 말했는지, 무엇을 말했는지, 어떤 후속 조치가 필요한지, 언제 기사가 날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언론 일지를 기록하고 보관한다. 언론 측에서 입수한 정보의 사실 여부를 물어올 때도 잘 대응해야 한다. 언론에 아무 질문이나 던질 권리는 있지만 모든 것을 알아야 할 권리는 없음을 기억하라는 것이다. 결코 언론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성공은 커뮤니케이터로서의 기술, 확신, 제품의 품질, 직위 혹은 언론에 세일즈하려는 기사의 준비 상태에 정비례할 것이다. 

이 부분은 11장〈이슈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와도 연관이 있는데, 이 장에서는 이슈 관리의 출발은 당장 조직이 당면한 이슈와, 그것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조직의 능력을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즉, 문제를 명시하고 그것이 조직과 조직에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4장은 기업의 소셜미디어 활용에 관한 부분이다. 소셜미디어 덕분에 제품, 서비스, 광고 등과 관련된 고객 및 잠재 고객들의 즉각적이자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된 만큼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주류 언론과 소셜미디어가 섞이면서 ‘올드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경계선이 흐려졌다. 사람들이 언론매체만큼이나 유력한 블로거의 말에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광고 혹은 다른 종류의 마케팅 자료를 내던지는 새로운 채널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만약 조직이 하는 일이 페이스북, 트위터 혹은 블로그를 사용해 자신을 홍보하는 것이라면, 그 조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관계와 명성자본을 쌓는 데 그다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고객과 ‘대화’를 한다는 마음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5장〈조직 커뮤니케이션〉은 조직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때, 조직의 구성원인 직원들이 회사의 브랜드 가치나 명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조직에서 내세우는 가치가 조직원들의 공감을 얻어야, 그것이 그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로 이어져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리더들은 조직문화나 가치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본인이 직접 직원들 앞에서 이를 실천할 줄 알아야 한다. 

6장〈정부 관계란 무엇인가〉는 대정부 관계를 위한 로비활동 컨설턴트의 영역에 관한 내용이다. 경영에서 정부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 정부는 교육, 운송, 커뮤니케이션, 전기와 세금 문제 같은 회사의 중요한 영역을 감독하기 때문이다. 만약 외국의 수도에 지점을 두고 있는 다국적기업에서는 국제적 정부 관계에 또한 신경 써야 한다. 각 나라와 정부는 유일무이하기 때문에 맞춤형 접근법을 필요로 한다. 
7장〈지역사회 관계 관리〉에서는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가장 빈곤한 구역이었던 파예트 카운티의 지역 경기를 쇼핑몰과 주립 극장, 점포 등의 재건축을 통해 되살려낸 ‘조 하디Joe Hardy’의 활약상을 통해 효과적인 지역사회 관계에 대해 논한다. 그리고 8장〈투자자 관계 관리〉에서는 효과적인 투자자 관계 관리를 통해 투자자들과 주요 의사 계층이 회사의 명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강조한다. 

9장〈글로벌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은 글로벌 기업의 명성 관리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은 조직 중앙에서 통제될 수 있긴 하지만, 국제적 PR 전문가들을 통해 그들 회사에 중요한 시장의 규제 문제, 사업 관습과 매체에 대한 철저한 기초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글로벌 맥락에서 전문가들이 문화적 다양성과 언어의 다양성, 광범위한 지리적 범위, 시간대 차이, 지역과 지방의 규정과 제정법, IT 기반 시설, 고용 및 보상 관례와 여러 곳의 예산에 대한 추가적 측면들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시티그룹의 2002년 아시아 진출 100주년 캠페인의 경우, 100주년 로고를 열 가지 다른 언어로 만들어 이를 12개 나라에 배포했다. 

10장〈통합 커뮤니케이션의 기초〉는 브랜드 명성을 위한 마케팅과 기업의 운영계획을 아우르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대한 부분이다. 그 밖에 총론 성격의 15장과 세월호의 정부 대처나 우리나라 기업의 위기 대응 시스템 등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명성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 현주소를 짚어보는 역자 및 전공자 좌담이 부록으로 이어진다. 

온라인미디어, 소셜미디어가 빠르게 움직임에 따라 ‘명성 관리’가 정말 어려운 시대로 향하고 있다. 게다가 이제 더 이상 명성 관리는 기업이나 조직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이든, 조직이든, 개인이든 각자 고유의 채널을 통해 전략적으로 명성을 관리할 때가 도래한 것이다. 이런 자체 PR의 시대, 누가 전략적으로 그 채널을 먼저 확보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이제 성공이 좌우될 것이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