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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기록, 정부·민간 따로따로?

백요셉 미래한국 기자l승인2017.01.31l수정2017.01.3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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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요셉 미래한국 기자  yosep2050@naver.com

“이제부터 정부(통일부)가 할 테니 민간단체들은 손떼라.”

북한인권기록센터 설립을 계기로 북한인권 기록 업무를 통일부가 주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그동안 관련 업무를 진행해왔던 민간전문가나 단체들이 배제되는 일이 벌어져 탈북자 단체 쪽에서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11일 통일부가 주최한 북한인권기록센터(이하 기록센터)의 ‘북한인권조사자문단 위촉식’ 및 첫 자문회의에 북한인권 관련 민간단체 전문가들이 대거 배제된 것은 그 같은 논란의 구체적 실태를 드러냈다.

▲ 북한인권기록센터 현판식에 단 한사람의 탈북단체 대표자도 초청하지 않은 통일부,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1월 12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2017 북한이탈주민과 함께하는 사랑의 떡국나눔'행사에서 배식봉사를 하는 모습. / 연합

통일부는 그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기록센터의 북한인권실태 조사 착수와 관련해 법조계·북한인권활동가·조사·설계·심리치료 등 5개 분야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북한인권조사 자문단 위촉식’ 및 첫 자문회의를 서울 종로구의 ‘버텍스 코리아’에서 갖는다고 발표했다. 기록센터의 향후 운영 방향과 조사 설계 수정 보완, 정례보고서 발간, 국제사회 협력 등 업무에 대한 자문 역할을 맡게 될 ‘북한인권 조사 자문단’에는 다양한 영역의 민간 전문가 15명이 위촉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체 자문위원 15명 중 보도자료에서 실명을 밝힌 5명(조정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재훈 변호사,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진용 국립정신건강센터 전문의) 이외 10명에 대해서 ‘자문위원 당사자들이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실명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북한인권 관련 국내 30여개 탈북단체 중에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만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탈북단체장들과 탈북민들은 북한인권 실태 조사를 위한 자문단 위촉식이 있었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서두현 북한인권기록센터장(58)은 지난해 9월 29일 기록센터 현판식 행사 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NKDB 등 북한인권 관련 민간단체들과의 협력 여부 질문에 대해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같은 북한인권전문 민간단체들은 (기록센터가 아닌) 북한인권재단을 통해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처럼) 하나원에 있는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민간단체의) 조사는 안  되고, 하나원을 퇴소한 탈북민에 대한 조사는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설립여부조차 불투명한 ‘북한인권재단’과의 협력을 이유로, 기록센터가 NKDB와 같은 기존의 북한인권정보기록 전문민간단체들과 협력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북한인권법 내용 중 ‘북한인권실태 조사기록 및 보존’이라는 가장 핵심적인 업무가 통일부  주도로 진행될 경우 그동안 민간단체에서 축적한 상당한 자료들이 사장될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인권 민간단체인 (사)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북한인권실태 관련 다양한 정보를 오랫동안 조사 기록해 온 윤여상 NKDB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은 현재의 상황을 개탄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NKDB 핵심사업이 하나원 탈북민 직접조사였는데 정부가 그것을 못하게 한다. 어느 정도 하나원 조사를 하게 해 달라고 통일부 측에 요구했는데 묵묵부답”이라며 “북한인권법이 통과돼 좋아질 줄 알았더니 쪽박 차게 생겼다. 어디에다가 하소연 할 데도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윤 소장은 이 같은 문제들로 인해 현재 NKDB(북한인권정보센터)는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갈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는 심정을 전했다.

현재 윤 소장은 법무부에 설치된 정부 차원의 ‘북한인권기록보존소’와는 별개로 (사)NKDB의 부설기관으로서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을 맡고 있다. 이로써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같은 이름이지만 정부와 민간이 각각 따로 운영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국내에서 북한인권법이 발의되기 전인 2003년 5월에 설립된 사단법인 NKDB 북한인권정보센터(이재춘 이사장)는 2016년 9월 기준으로 총 6만5282건의 북한인권 피해 사건과 3만8328건의 관련 인물을 기록해 왔다.
 
초청 받은 탈북단체 대표 한 명도 없어

 통일부는 지난해 9월 28일 11시에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서 북한인권기록센터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북한인권조사 기록업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역사적인 북한인권기록센터 현판식에 탈북단체 대표자가 단 한명도 초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탈북민 사회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국내 30여개 탈북단체장들의 연합모임인 ‘북한인권법 실천을 위한 단체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탈북민 단체장들 중 북한인권기록센터 현판식(개소식)에는 단 한명도 초대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한창권 탈북인단체총연합 대표와 박정오 큰샘 대표, 최철웅 자유북한연합  대표 등 여러 탈북 단체장들의 항의 방문이 있었다.

이와 관련, 김성민 북한인권실천을 위한 단체연합(NKHA) 상임대표는 현판식이 열리기 하루 전인 9월 27일 성명서를 내고 “탈북민 정착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남북하나재단) 이사진에는 탈북자 출신 이사가 한명도 없었는데, 11년 만에 어렵사리 통과된 북한인권법과 그 실천을 위해 설립 예정이었던 ‘북한인권재단’도 앞으로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전철을 밟을 것 아니냐는 탈북민들의 우려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면서 “북한인권 유린의 산 증인들이며 그 해결의 선봉에 서야 할 탈북자들과 탈북단체들이 철저히 배제된 통일부만의 ‘북한인권기록센터’ 현판식에 초청받지 않은 불청객 아닌 불청객으로 참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9월 28일 공식 출범한 북한인권기록센터(센터장 서두현)는 9월 4일 발효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통일부 소속기관으로 설립되었다. 기록센터는 올해 1월 9일부터 국내 입국 탈북민들의 초기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 내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해 북한 내 인권 범죄사실을 기록·축적하고 3개월에 한 번씩 법무부에 설치된 ‘북한인권기록보존소’로 이관하는 업무를 진행한다.

통일부는 올해 1월 10일 기록센터 자문단 위촉식 관련 보도자료 첫 머리에서 “북한인권기록센터는 민간의 전문성을 활용해 북한인권 조사 업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민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북한인권 조사 자문단’을 구성·운영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입장과 달리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최초 책임자인 서두현 센터장은 2011년 통일부 사회문화교류과와 교육협력과, 경제분석과 등에서 과장직을 수행했으며 주중 대사관 통일안보관으로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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