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대적 군체제 개편 중 지역 관리에서 중앙 통제로 전환
중국, 대대적 군체제 개편 중 지역 관리에서 중앙 통제로 전환
  • 고성혁 군사전문저널리스트
  • 승인 2017.02.16 11: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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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군사력 팽창은 한반도에 직접 위협. 구한말보다 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국제 정세

최순실 사태와 탄핵정국에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사가 집중되어 있는 사이에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는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전, 벌써 두 번이나 미국을 방문했다. 일찌감치 트럼프 행정부에 밀착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특히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인 12월 26, 27일 이틀 동안 아베 총리는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해서 미군 전몰장병을 추모했다.

영국 BBC 방송은 “애리조나 전함에 탑승했던 미국 군인들의 영혼과 미국 국민들 그리고 전 세계에 화해와 평화의 맹세를 굳건히 다짐한다”는 아베 총리의 말을 상세히 보도했다. 반면에 중국은 군사적 팽창을 더 노골화하고 있다.

▲ 6.25전쟁 당시 유엔군은 중공군의 개입으로 뼈아픈 1.4후퇴를 겪었다. 장개석의 국민당군을 중국 대륙에서 몰아낸 모택동의 팔로군은 오늘날 중국군의 모체가 된다. 2015년 중국은 국방비로 1442억달러를 지출했다.

중국은 남사군도를 포함하는 동남아 해역을 모두 중국 영해라고 하면서 아세안국가들을 위협한다. 일본과는 센카쿠열도(尖閣列島)를 가지고 영유권 분쟁을 하고 있다. 중국은 이제 한반도를 넘어 동해까지 군사적 영향을 확대하는 중이다. 지난 1월 9일, 중국 군용기 8대는 사전 통보 없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 진입했다.

우리 공군기 10대와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 20대가 긴급 출격했다. 이번에 대한해협을 따라 동해로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중국 해군 항공병 소속의 훙(轟·H)-6 폭격기 6대와 윈(運·Y)-8 조기경보기 1대, 윈-9 정찰기 1대 등이었다.

시진핑이 등장한 이후 중국군은 수세적 전략에서 공세적 전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사드 배치와 상관없이 중국 군용기의 정찰 비행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중국 군용기의 한국 방공식별구역 침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실 중국은 2014년부터 3년 간 239회나 보도되고 있다.

중국군, 접근 거부의 수세적 전략에서 공세적으로 개편

2014년이면 사드 배치와는 무관한 시기다. 2016년 1월 31일에도 중국 군용기 2대가 이번과 같은 항로로 대한 해협을 지나 동해까지 비행하고 되돌아간 사례가 있다. 우리가 사드를 배치하건 하지 않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더 잦아들 것은 분명하다.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의 군사력 변동도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 중국은 7개의 군사구역을 5개의 구역으로 재편하면서 통합사령부 창설을 공식화 했다.

6·25전쟁 때 유엔군은 중공군의 개입으로 뼈아픈 1·4후퇴를 겪었다. 장개석의 국민당군을 중국 대륙에서 몰아낸 모택동의 팔로군은 오늘날 중국군의 모체가 된다. 6·25전쟁 이후 오랫동안 우리는 중국군 대신 중공군(中共軍)이라고 불렀다.

6·25전쟁 당시 중공군은 인해전술로 유명했다. 현재도 230만의 정규군을 보유하고 있다. 병력수로는 세계 1위다. 공식 명칭은 중국인민해방군(中國人民解放軍 People’s Liberation Army, PLA)이다. 그런데 중국인민해방군은 중국 공산당의 중앙군사위원회의 지휘 하에 있다.

한마디로 중국 공산당의 군대다. 따라서 중국군보다는 과거 우리가 부르던 중공군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에는 통합군 체제로 인민해방군 4총부장(총참모장, 총정치부장, 총장비부장, 총후근부장)과 육군사령관, 해군사령관 및 공군사령관과 로켓군사령관이 참여한다.

시진핑 주석은 2015년 11월 24일 대폭적인 중국군 개혁지침을 발표했다. 7개의 대군구(大軍區)를 5개의 전구(戰區)로 재편하면서 통합사령부 창설을 공식화 했다. 이와 더불어 ‘육군지휘기구 조직’, ‘전구연합작전지휘기구 조직’, ‘중앙군사위 연합작전지휘기구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는 통합사령부의 운영방침도 함께 공개했다.

이는 큰 의미를 지닌다. 지방분권적이던 군 지휘를 중앙집권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각 군구와 육해공군이 별도로 운영해오던 정보수집 기능도 중앙군사위 총사령부 산하 정보기관에 통합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시진핑의 전구급 개편은 중국군을 현대화, 정보화시켜서 서방국가처럼 통합된 전역(戰役·campaign)급 전투력을 갖춘 군’을 만드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대군구(大軍區)제도 하에서는 지역 군구(軍區)사령관이 거의 전권을 행사했다. 공식적으로는 공산당 중앙군사위 산하 총참모부(우리의 합동참모본부)가 전군에 대한 사령탑 기능을 수행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평시 각 군구 내에 편재된 육·해·공군은 군구사령관의 지휘체계에 속한다. 한마디로 육군의 군구사령관이 지역 내 해.공군까지 지휘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중국의 대군구제의 문제점이 일본과의 센카쿠열도 분쟁 때 드러났다. 2014년 센카쿠 분쟁 당시 일본은 오키나와 나하 기지에 F15-J전투기를 급파했다. 현재 일본 나하 기지에는 40여 대의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추가 배치되었다. 결국 2016년 7월에는 중국 공군기와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 간에 상호 조준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사태가 악화함에 따라 일본의 통합막료부는 해상과 항공 전력을 센카쿠열도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군구제도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센카쿠열도에 대한 작전권은 중국은 난징군구가 관장한다. 지역별로 작전지휘권이 엄격히 분리된 중국의 군구제도는 군구간의 연합작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휘 통신체제가 통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일본은 통합막료부(우리의 합참)의 지휘로 전력을 집중시킬 수 있다. 그만큼 전투 자원의 집중과 유기적 연결성에서 중국의 지역 군구는 한계가 있었다.

아직 미군을 상대하기는 역부족, 그러나 한반도에 영향은 충분

최근 중국군은 급성장을 이루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에 힘입어 매년 7~8%의 군사비를 증액했다. 2015년 중국은 국방비로 1442억 달러를 지출했다. 참고로 같은 해 미국의 국방비는 5770억 달러, 일본은 410억 달러, 한국은 330억 달러였다. 중국은 증가된 국방비를 해·공군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 소련이 폐기한 중고 항모를 개조해 랴오닝함으로 명명하고 실전 배치했다. 추가로 2척을 건조 중에 있다. 영국의 군사전문지 제인연감에 따르면 2005~2015년의 10년간 중국의 잠수함은 25척이 늘었고 구축함은 10척, 호위함은 20척이 증가했다. 연안 방어 위주에서 대양 위주의 작전을 펼치기 위한 중국의 해군 집중 투자의 결과다. 중국 공군 역시 2020년까지 중국판 스텔스기 젠-20 100여 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중국이 급속한 군사적 팽창을 진행한다고 해도 당분간 미국에 맞설 단계는 되지 못한다. 태평양을 관할하는 미 7함대의 통합전력에도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지상전이 아닌 해상과 항공전에는 보급과 통합네트워크능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그러나 중국군의 경우 항모전단을 위한 보급전단 구성이 미미하며 해상과 항공전을 커버할 수 있는 통합네트워크는 아직 완비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전 경험이다. 중국군은 실전 경험에서 미국에 상대가 되지 못한다. 한국전 이후 미군은 월남전, 1차 걸프전, 이라크 아프간 전을 치렀다. 특히 이라크와 아프간 전을 통해 미군의 실전 능력은 드론전을 펼칠 만큼 발전했다.

한반도에 군사개입이 가능한 북부전구(北部戰區)

반면 중국군은 이렇다 할 만한 실전 경험이 없다. 중국군은 핵능력을 제외한다면 해전과 항공전에서 일본 자위대에 우위를 점한다고 보기도 힘들다. 일본 해상 자위대의 대잠전 능력만큼은 미 해군 다음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로 눈을 돌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일본이나 미국이 중국과 충돌한다면 그 전장은 육상이 아니라 해상과 항공전이 된다. 해상과 항공전이라면 미국과 일본이 우위에 있다. 그러나 한반도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상전이 핵심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한반도 유사시 투입될 중국군은 북부전구(北部戰區)다. 북부전구는 과거 심양군구를 주축으로 제남군구를 포함해 확대 재편되었다. 특히 제남군구에는 칭타오의 북해함대를 포함한다. 명실상부하게 중국군 육해공 3군을 완비한 가장 강력한 군구다.

중국의 랴오닝항모의 모항(母港)은 제남군구내 칭타오 북해함대다. 과거 심양군구는 육상으로 그리고 제남군구는 해상과 항공전력으로 한반도에 개입하는 2중 지휘체계였다. 그러나 이제는 북부전구로 통합되었기 때문에 단일화 된 지휘체계로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과거 심양군구에 속했던 3개의 집단군은 언제든지 북한지역으로 투입될 준비가 되어 있다. 북부전구에는 4개의 항공사단과 1개의 폭격비행단 그리고 3개의 전투비행단을 휘하에 두고 있다.

북부전구내 39집단군과 40집단군은 랴오닝성에 주둔하면서 유사시 한반도를 작전지역으로 둔다. 이들 2개의 집단군에는 2개의 기계화보병사단과 2개의 장갑여단이 편재되어 있다. 39집단군에는 압록강 도하를 위한 도하여단(渡河旅團)을 별도로 편재하고, 매년 압록강 인근에서 도하훈련을 하고 있다. 북부전구에 배속된 과거 제남군구의 북해함대는 황해를 주 작전지역으로 한다.

한국의 2함대는 장차 중국의 북해함대와 직접적으로 맞닥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해함대에는 1척의 항모와 잠수함 28척(핵잠 3척), 구축함 18척, 미사일초계정 및 소형호위함 24척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북부전구의 전력은 얼마든지 북한에 진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북한 급변사태시 이들 북부전구 전력이 평양을 포함해 대동강~원산선 이북을 점령할 경우 우리로서는 속수무책이다.

중국에 대한 억제전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주한. 주일 미군
 
주한미군은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억제전력으로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오산의 미 7공군과 군산기지에 전개 중인 8전투비행단(8th Fighter Wing)은 그 핵심 전력이다. 미군 전체에서 중국에 가장 근접한 부대가 이들 오산과 군산의 미 공군기지다. 주한미군의 후방기지 역할을 하는 주일미군기지의 전력도 중국 입장에서는 무시 못 할 전력이다.

지난 18일 일본 이와쿠니 미 해병대 기지에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 2기가 배치되었다. 올해 안에 1개 대대(大隊)급 F35 스텔스 전투기부대로 개편될 예정이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스텔스 F35B가 미국 본토 이외에 배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핵·미사일 실험 등 도발을 반복하고 있는 북한과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 등으로 해양 진출을 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북해함대에 배속된 랴오닝 항모전단은 지난 해 함재기 탑재를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순항훈련에 나섰다. 추가로 건조되는 2척의 항모를 바탕으로 서태평양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항모전단은 치명적 약점이 있다. 재래식 항모로서 대양작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항모전단을 방어할 함대방공(艦隊防空)과 보급능력에 한계가 있다. 과거 태평양전쟁에서도 미 해군보다 우세한 항모전력을 갖고 있던 일본연합함대도 결국 함대방공과 보급에 실패함으로써 미 해군에 무릎을 꿇었다. 중국 해군이 서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길목마다 미군기지가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중국 해군의 서태평양 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제 중국군의 위협에도 눈을 돌려야

한국의 국방안보 포커스는 북핵 위협에 맞춰져 있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핵을 제외한 재래전 부분만 놓고 본다면 북한군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군까지 감안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사실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중국의 외교 포커스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이다.

중국에게 한국은 상수에 속하지 않는다. 일종의 덤일 뿐이다. 1+1에 해당한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이나 일본을 제압하면 한국은 어차피 중국 손아귀에 넘어온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국이다.

한미동맹 하에서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음에도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은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언론과 민주당 의원들은 중국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6.25전쟁 때도 중공군은 가장 약한 한국군을 집중 공격했다.

현재도 그 전략은 유지되고 있다. 동아시아의 핵심 동맹인 한.미.일 연결고리에서 한국을 집중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차기 정권이 좌파세력에게 넘어간다면 중국의 한국에 대한 압박은 가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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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장이답 2017-02-16 16:10:55
탄핵의 와중에 국민들이 관심이 다 그곳에 쏠렸는데
정말 우려스럽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